보고 싶은 날에 읽어 보는 시집, 내맘내시
#지켄트북스 #작가그룹 #열인백선
보고 싶은 날에 읽어 보는 시집, 내맘내시
내 맘으로 선정하는 내 시
내 맘대로 추천하는 내 시
내 맘을 담아 전달하는 내 시
내 맘을 표출하는 내 시
영화와 노래는 우리가 다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문화입니다
지켄트와 작가들이 추천하는 시들로 또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라며 기획해서 작가들과 함께 만듭니다
지크피디 드림 ( ByJIKPD )
서울인문포럼 2015년1월14일 신라호텔서 개최
배양숙대표 개회사 추천시 : 다시 – 박노해
문전희시인 강연회 추천시 : 꽃밭의 독배 – 서정주
내맘내시 김작가가 추천하는 열선시
1.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2.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3. 작은 약속 / 노원호
봄은
땅과 약속을 했다.
나무와도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싹을 틔웠다.
작은 열매를 위해
바람과 햇빛과도 손을 잡았다.
비오는 날은
빗방울과도 약속을 했다.
엄마가 내게 준 작은 약속처럼
뿌리까지 빗물이 스며들었다.
4. 아무리 숨었어도 / 한혜영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햇살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 걸
땅 속 깊이 꼭꼭 숨은
암만 작은 씨라 해도
찾아 내
꼭 저를 닮은 꽃
방실방실 피워낼 걸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바람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 걸
나뭇가지 깊은 곳에
꼭꼭 숨은 잎새라 해도
찾아 내
꼭 저를 닮은 잎새
파릇파릇 피워낼 걸
5.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6. 그런 날이 있었지 / 신효정
그런 날이 있었지
눈물나게 그대 바라만 보고
차마 꺾지 못할
시린 꽃이던
두고 갈 수 없어서
지키고 서서
그대 그림자나 되고 싶었던
그런 날이 있었지
내 그리움 선 채로 산이 되어
그대 꿈이나마 한자락 보듬어
한 생이든 반 생이든 지내고 싶던
가슴저리게 외로운 날들
그대가 눈부신 꽃이던 날들
그런 날이 있었지
7.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8. 희망 / 김호영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새벽과도 같은 어둠에
한 발 떼기조차 어려운 어둠이
가슴 언저리부터 차오른다
고개 숙이지 말라
근엄한 그 목소리에
늘어진 손끝에 힘이 실리고
그 어디선가 존재할 너를 찾노라면
지평선 끝머리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밝은
희망, 나는 너를 보았노라
9.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0.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