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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JoYo Aug 31. 2022

005 우리의 삶이란 자주 기억나지 않는 대명사 같아서


벌써 오래전 일이죠
당신은 땅끝 어딘가에 있다고 했습니다


육지가 끝나는 곳에 자욱한 안개,
그 속으로 섬이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한 번도 이르지 못했지요,
앞으로는 더더욱


우리의 삶이란
자주 기억나지 않는 대명사 같아서,

저는 여전히 더듬거립니다


가물거리는 해안선에 

파도가 몰려다니는 동안

무성한 여름의 이파리들이 한가롭게

몸을 흔들었을 뿐


벌써 오래 전의 일이었지요
물과 뭍이 몸을 섞던,


한숨처럼 안개가 

가슴팍에 스미던 날

해남,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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