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배우는 것보다, 기획력이 중요한 시대

AI 시대의 경쟁력은 스펙보다 경험치에, 평생학습은 취미가 아니라 생존

by 비타민들레

안녕하세요, 주디입니다.


이번 주 대학원 학업 보고 기록은

평생교육론 수업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AI 시대라고 하니 모두가 무엇을 더 가르쳐야 할지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무엇을 왜 배워야 하는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학교에서 '컴퓨터 과목'을 배웠던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어렴풋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컴퓨터’라는 과목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에 들어가 한메일 계정을 만들고, 한컴 타자 연습을 하고,

방학 숙제로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학교에서 ‘컴퓨터’라는 교과목이 사라졌습니다.


굳이 학교에서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될 만큼,

컴퓨터가 일상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요즘은 다시 사범대에 ‘컴퓨터 교육’ 관련 학과가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AI의 발달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이제는 AI를 가르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교수님이 진짜 생각해볼만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과거에 컴퓨터를 학교에서 배웠던 우리는

지금 또 AI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태어나서 AI를 자연스럽게 접하며 살아갈 아이들에게도

정말 학교에서 ‘AI’를 따로 가르쳐야 할까요?


가르친다면, 대체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기능일까요, 도구일까요, 활용법일까요?

아니면 그보다 더 다른 무언가일까요?


목적과 방향 설정 없이 기술과 도구만 가르쳐도 나아갈 길을 모른다.


새로운 기술과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는 늘 “이제 이걸 배워야 하나?”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4차 산업혁명, AI 시대 같은 말들이 등장할수록

무언가를 빨리 가르치고 익혀야 할 것 같은 조급함도 커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술과 도구를 배우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걸 어디에 쓸 것인지,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과 목표를 세우는 힘입니다.

그러려면 단순히 정보만 많이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고,

그것을 내 삶 안에서 분별력 있게 다룰 수 있는

깊은 사고도 필요합니다.

수업에서는 이를 이야기하며

역량(competency)과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capability)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역량, 그릇, 기술, 도구를 가능하게 하는 시작. 학습!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무엇일까요?

'학습'입니다. 학습!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는 일.


그것도 단순히 책상 앞에 앉아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공부만이 아니라,

낯설고 다양한 경험 속에 나를 데려다 두는 일 말입니다.

사람은 익숙한 곳에만 머물 때보다

낯선 상황을 만나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그 안에서 자기 나름의 선택을 해볼 때 더 많이 성장합니다.


요즘 교육에서는

‘역량’이 계속 중요한 화두입니다.

역량 중심 교육, 교육의 역량, 미래 역량 같은 말들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그런데 대체 역량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단지 특정 지식이나

기술을 많이 아는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 삶의 맥락 속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차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갖는 힘에 더 가깝다고 느낍니다.


문제는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무조건 많이 배우기만 하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내게 필요한지 알고,

무엇을 선택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과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내게 필요한 것을 취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합니다.

또 그 과정에서 내 안의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고

스스로 협상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학습인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이란

‘가만히 앉아서 새로운 것을 외우는 공부’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

딜레마 앞에서 끝까지 고민해 보는 것,

그리고 주체적으로 선택해 보는 것입니다.

시대적 변화를 수용하는 전문가/숙련가가 살아남는 시대


얼마 전 유퀴즈에 출연한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님이

앞으로는 ‘전문가’가 살아남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장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AI 시대에는

이미 자신이 일하던 분야, 잘 아는 분야,

오래 관심을 가져온 분야가 있는 사람,

즉 어떤 영역에서 숙련된 사람들이

그 위에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을 때 더 큰 힘을 발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특정 기술 하나만 할 줄 알아도

그것만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 초년생이 단계별로 배우며 익혀야 했던 시간의 일부를

AI가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분야에서든

초보자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성장하길 기다리는 것보다,

AI가 일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고

전문가가 그 결과를 검토하고 고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여겨지는 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 말은 곧

‘기술을 다룰 줄 아는 사람’보다

'그 기술을 활용해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기획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코딩을 많이 아는 사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코딩을 활용해 어떤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만들 것인지

방향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더욱 '진짜 전문가’가 중요해집니다.


학위나 이름이 아니라,

내가 축적해 온 경험과 맥락,

내가 오래 고민해 본 분야와 문제의식,

내가 실제로 해낼 수 있는 일이 분명한 사람 말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경험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삶의 맥락 안에서

딜레마를 겪어보고,

그럼에도 선택하고,

실패도 해보고,

낯선 환경 속에 스스로를 데려다 놓아 보는 경험.

그런 경험들이 쌓여

한 사람의 기준이 되고, 깊이가 되고, 전문성이 됩니다.


학습이 생존과 연결되는 시대

지금은 ‘학습’이

생존과도 연결되는 시대입니다.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하면

원하는 것을 주문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디지털 문해를 갖추지 못하면 일상 자체가 불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잘 살기 위해'서도,

그야말로 '살아가기 위해'서도

내게 지금 필요한 경험과 지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서 한 가지를

더 놓치고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움은 혼자만 잘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잘 살기 위해, 서로를 돕기 위해,

공동체 안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생학습’은

그저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익히는 태도라기보다,

내 삶에 필요한 것을 분별하고,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스스로 배우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에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똑똑함이 묻어나는 교수님의 강의


너무 많이 알고 계신 교수님이라

수업 내용의 20분의 1도 다 담아내지 못한 것 같지만,

이번 수업을 들으며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이 새로 나왔느냐보다

나는 왜 배우는가,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그리고 배운 것을 어떻게 삶에 연결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라는 것을요.


‘평생 학습’해야 하는 시대라서가 아니라,

배우며 살아가는 태도 자체가

앞으로의 삶을 버티게 하고, 넓히고, 깊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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