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을까?
어떤 파트너에게 신뢰감을 느꼈는가?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게 더 중요한데 꼭 찍어야 하는 걸까?
매년 생일마다, 혹은 연말 즈음에 기념으로 찍던 ‘프로필 사진’.
하지만 작년에는 달랐다.
처음으로 ‘1인 기업 대표’라는 정체성과 함께,
컨셉과 목적을 갖고 사진을 찍을 준비를 했다.
모든 일의 준비와 실행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둘 중 뭐가 중요할까?”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당연히 안 보이는 부분을 챙기는 게, 더 중요하지.”
라고 자연스럽게 대답을 했던 것만 같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왠지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면,
내실보다 화려한 겉모습을 더 신경 쓰는 사람처럼 보일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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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D-1개월,.
새로운 직업인 ‘사람들 앞에 서는 연사’로서
또 내가 나의 일을 대표한다는 ‘모습’으로써
나를 대표하는 하나의 이미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홈페이지를 만들면, 기업 소개 -> CEO 인사말이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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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진’은 찍어야겠고,
‘어떤 콘셉트’으로 찍어야 될지를 생각하니 골치가 아파왔다.
나의 개성이 잘 담겨 있고 전문적인 느낌도 풍기며,
호감도도 높일 수 있는 ‘예쁘게 나온 사진’을 갖고 싶었다.
순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예쁜 게 왜 필요해? 이 사진의 목적이 예쁘게 찍는 게 아니잖아.
그래도 얼굴이 간판 되는 것이니, 잘 찍어야 되는 거 아냐?
근데 누구에게, 어떻게 잘 보이고 싶은 건데?
그렇다.
난 나의 새로운 ‘일’을 대표할 ‘이미지’를 준비하는 주제에
‘어떻게 보여야 할지’ 나의 어떤 모습을 고객과 파트너에게 ‘어필’하고 싶은지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그저 예쁘게 나오면 장땡이라고 생각했었다.
프로필 사진은 단지 사진 한 장이 아닌
내 일에 대한 나의 태도가 담긴 책임감의 선언이자,
내가 믿는 방식으로 나를 제대로 소개하는 첫 모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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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여느 강사/대표의 느낌으로 어울리는 재킷 또는 정장을 입고
전형적인 아나운서/강사 프로필 같은 느낌으로 찍자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나답지 않은 것 같았다.
나다운 게 뭘까…
나다움을 살리며, 나의 일을 대표한다는 느낌은 어떻게 낼 수 있을까?
명쾌한 답이 떠오르지 않은 채,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가니 조마조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
대학시절부터의 오랜 친구를 만나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당시 몇 개 캡처해 둔 아나운서 프로필 사진을 보여주며
의상이나 머리, 스튜디오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 시작했다.
근데 친구가 사진을 몇 장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에이 언니, 이건 언니답지 않아요.
언니 블라우스 같은 거 잘 어울리니까,
잘 입고 다니는 귀여운 블라우스에
청바지나 슬랙스 입고 웃으면서 찍어요. 언니답게”
“근데 다른 사람들 다 정장이나 재킷은 입고 찍잖아.
예의 있게 보이려면 이렇게(정장 입고) 찍어야 되지 않을까?”
“근데 언니 정장 있어요?”
“없는데…!”
“거 봐요. 그럼 그냥 있는 옷 중에
언니한테 가장 잘 어울리고 단정한 거 입으면 돼요.
괜히 남의 옷 입었다가 안 어울리면, 더 후회해요.”
그렇게 지금의 인스타 사진이 탄생했다.
내가 타인을 중심으로 ‘잘 보이는 것’에만 집착했을 때,
친구는 ‘잘 드러나는 나’로 다가가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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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고 해 오던 방식’을 택하는 것은 매우 쉽다.
반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불안하고 확신을 갖기 어렵다.
늘 누군가의 시선과 기준 속에서
‘이래야 한다’는 이미지들을 선택해 왔다.
강사라면, 대표라면, 창업자라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프레임.
하지만 결국, 나를 드러내는 방식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며,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먼저이다.
일은 내가 믿는 만큼 자란다.
그 믿음은 내가 나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표현할 수 있는가로부터 시작된다.
책임감 있게, 당당하게, 나답게 일하고 싶다.
결국 나를 찾고, 내가 찾을 사람들이라면
서로의 나다움에 끌리는 관계일 테니까.
-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