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니,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by 비타민들레

‘사업’은 무엇일까?

개인의 일을 통해 돈을 버는 것
어떤 목적을 지닌 프로젝트
매출을 일으키는 것
월급이 아닌, 스스로의 기술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 등...


창업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 고민하는 것이 있다.

내가 일하는 방식을
‘사업’이라 부를 수 있는지
혹은 다른 단어 (프리랜서, 자영업, 1인기업, 개인)가
더 잘 어울리는지.


만약 현재 내가 하는 게 ‘사업’이 맞다면
내가 이 일을 함으로써
새롭게 알게 되고 얻은 것은 무엇인지
탐색해 보고 싶어졌다.

사업을 하니,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는 시간’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업무 형태가 달라져
고용계약서에 출퇴근 시간이 명시된
근로자가 아님에도
매일 아침 자동처럼 집 밖을 나섰다.

출근이 선택인데도,
마치 필수인 사람처럼.


그제야 알았다.
몰입할 수 있는 장소에
예민한 사람이라는 걸.

또 사소하지만 김밥·볶음밥·쌀국수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혼자 있을 때, 반복적으로 선택하는 음식이
내 음식 취향을 또렷하게 알려주었다.


이 음식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이야’ 싶은
내 반응을 스스로 발견한 게 흥미로웠다.



불편함을 느끼는 곳에 재능이 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다.

불편함과 화는 대부분
‘나라면 저렇게 안 할 텐데’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돌이켜보니 그랬다.
나 역시 그런 순간에 화를 내고,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필자는 그 지점에 ‘재능’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이렇게 바라보기로 했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에게 사소한 서운함을 느껴
스스로 피곤함을 느꼈을 때’

‘나는 남을 서운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늘 진솔한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재능’이 있음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이런 감정의 예민함은
강의를 기획할 때나
현장 강의에서 나의 큰 재능으로 발휘된다.

강의를 기획하면서는
참여자들이 느끼게 될 감정을 생각하고
현장에서는 교육 참여자들의 동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한다.

이게 나의 재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서
억지로라도 나의 재능을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다.


나에게 익숙한 것이
모두에게 익숙한 것은 아니라는 걸.

나의 익숙함이
누군가에게는 배워보고 싶은 ‘기술’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돈을 주고라도 배우고 싶은 ‘감각’이 된다.

회사를 다녔을 땐
‘주어진 판’ 안에서 최대한 잘하기만 고민했다.

하지만 ‘사업’의 판은 어쩐지 끝이 없어서,
자신을 잘 활용하는 게 정말 중요해서
‘나라는 사람의 사용설명서’를
억지로라도 펼쳐보게 만든다.

그 설명서를 펼치기까지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장은 당황스럽고,
어떤 장은 부끄럽고,
어떤 문장은 너무 못나서 외면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나를 마주할수록
결국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며
내가 나를 안 알아주면 누가 날 알아주나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불편함이 있다는 건,
기여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 “왜 저렇게 하지?” 하고 답답해하는 순간,
그 ‘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내가 될 수 있다.

그게 일이 되고, 역할이 되고, 사업이 된다.


거창한 기술이나 목표나,
투자금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나를 직면하고
틀 밖으로 나의 경계를 스스로 부수고 넓혀가며
성찰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배짱이면 충분하다.


정확히 말하면
그 배짱도 하면서 생긴다.


지금까지, 1년 차 사업가가 내려본
‘사업’과 ‘사업하는 사람’에 대한
소박한 감상이자 정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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