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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im Sep 11. 2020

당신은 누구인가요?

100번의 생각, Day 1

1. 

"나는 누구인가?"

평생에 걸쳐 끊임없이 던지는 존재에 대한 질문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짧은 글로 나를 온전히 표현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100일 동안 100개의 질문에 답을 하며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아니지만 힌트는 남길 수 있지 않을까. 


2.

아마도 이 글을 쓰는 현재 내가 하는 일과 생각, 가장 최근의 일화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결정할 것이고, 그게 현재 내가 말하고 있는 나 자신이 될 것이다. 


3. 

나는 현재 떡집을 운영하고 있다. 있어 보이고 싶진 않아 주변에서 물어보면 내놓는 가장 쉬운 답이지만, 하고 있는 일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한 떡이지만은 않다. 떡을 연구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메뉴를 만들고, 리서치를 하고, 영업을 뛰고, 사람들을 만나며 마케팅을 고민하고 데이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으며 디자인을 하고, 매대를 꾸미고 상세페이지를 만들고 제품 사진을 찍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들며 세무 업무를 하고 해외 파트너와 소통하고, 지점 관리를 하고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창고 정리, 트러블 슈팅 등 헉헉 아주 영세하고 가난한 스타트업이다 보니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보고 있다.


사실 떡을 하기에 앞서 신규 사업을 하기 위해 간편식을 연구하다 샌드위치를 떠올렸고 밀 대신 쌀을 접목하고자 하다가 떡까지 오게 되었는데, 쭉 들여다보니 시장성과 잠재력, 누구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이다 보니 그 틈새의 가능성이 보였다. 밥 대신 먹는 주식과 밥 먹고 먹는 간식, 뭔가 다 잡을 수 있는 토끼처럼 보여 욕심에 그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조금 더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보자면,

동네 떡집 하면 떠오르는 모습들, 가령 스티로폼 케이스에 랩핑 되어 진열된 모습들, 새벽부터 고된 노동에 졸고 계신 사장님, 티브이 소리, 동네 마실 나오신 어르신 몇 분 앉아 계신 모습, 3팩에 만원, 명절 대목,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시장에 있는 그 떡집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부분들을 잘 개선하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베이커리처럼 떡도 바뀔 수 있다고 확신이 들었다. 이름으로 기억되는 떡집을 시작으로 진열대를 바꾸고 예쁜 옷을 입히고 만들고 내놓는 시간을 바꾸고 판매 방식, 채널 다변화 등 참 여러 가지를 바꿨다. 


#퓨전한식디저트 #떡심파괴 #떡메인절미 #단디챙겨무라 등 여러 가지 키워드들로 떡집의 정체성을 이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떡이 가지고 있는 유통, 재고, 보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 중이며 #떡과디지털 이라는 키워드로 떡을 재료부터 방식, 개념 등을 디코딩하여 새롭게 조합해보고 새로운 기술과 과학의 개념을 가지고 다시 인코딩하는 것을 반복하며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막상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한국에는 수많은 전통 떡 업체들이 엄청난 기술과 노하우, 규모 거기에 역사까지... 경쟁에서 이기기엔 틈새를 찾는 방법 외에는 쉽지 않다고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국내에서 경쟁하려면 어려움이 많기에 무조건 해외로 나가는 것이 사는 길이라 생각했고 중국에 진출하여 상해에서 오프라인 매장 두 군데 영업 중에 있다. 한국 두 곳, 중국 두 곳, 온라인까지. 멀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4.

실패한 창업자이자 N잡러

아주 오래전부터 동영상의 시대가 올 것을 예언하고는 너무도 일찍이 커스토마이징 &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직접 이커머스 채널을 운영하고 유투브 크리에이터가 되었지만 아이디어에 걸맞지 않게 너무도 부족했기에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그리고 플랫폼을 만들기보다 현존하는 플랫폼에서 하나의 특화된 일을 해보자며 시작한 아마존 셀러, 세계의 각 시장에 존재하는 가격 차이와 시장 가치의 차이를 발견하여 한중일에서 소싱하고 미국에서 판매하였고 알고리즘의 분석과 크랙 찾기, 트래픽 발생을 위한 온라인 마케팅 기술, 소싱한 제품들의 판매를 위한 브랜딩, 패키지 디자인, 해외 물류 등 다양한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외국인의 미국 내 비즈니스 행위에 대한 규제가 커지고 일정 매출 이상의 고소득 셀러들에 대한 세금 문제가 불거졌고 때마침 동업 관계도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사업을 접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실패.


이때 전투적으로 쌓아 놓은 역량으로 

현재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고,  공장처럼 브랜드를 만들고 크리에이티브를 찍어내는 전투적 훈련이 되어 있다 보니 브랜드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직접 제품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공부도 덩달아 계속하게 되었고 비공식적으로 주변 소개소개로 알음알음 활동하다 보니 웨딩 스냅, 제품 사진, 여행 기록 등 요청하는 곳에 가서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고 있다.


5.

경험하는 것, 배우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다양한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직접 설계하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다 보니 서비스 기획을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다. 덩달아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잘 배워놓으면 데이터 분석, 리서치 같은 평소에 공을 들이는 것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하니 안 배울 이유가 없어 최근 CS50 C언어 강의부터 파이썬 등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 것에서 직접 하는 음악까지 확장하여 소소히 음악을 만드는 공부까지.


뭐 하나 특출 나게 잘하는 것은 없지만 얕고 넓게, 아주 다양하게 할 줄 아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6.

Day1의 답은 일에 초점을 맞춘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남은 99개의 질문에는 철학, 생각 등에 대한 내용도 많이 있으리라 이만 줄이고 다음 질문을 기다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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