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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im Sep 11. 2020

이제까지의 삶에 점수를 주다.

Day3

1.

점수를 매긴다는 것은 뭔가 끝맺음하는 느낌이다. 


2.

평가는 주관적이지만 숫자는 객관적이기에 나는 나에게 얼마나 객관적일 수 있을까?


3.

내가 이룬 것들에 대해, 내가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날에 대해, 후회되는 일에 대해, 부족했던 점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짧지만 많은 흔적들이 있었고 나는 나에게 5점을 주었다.


4. 

그동안 열심히 살았고 재미있게 살았고 많은 것을 경험했고 성취하기도 했다. 근데 왜 5점일까? 어쩌면 중립적인 입장을 위해서이기도, 공개되어야 하는 답안이기에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 것에 대한 부담일 수도 있다. 점수를 너무 좋게 주면 자칫 객관성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5.

내가 살아온 날들이 정말 값지고 소중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나 혼자만의 세상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태어난 가족과 내가 일군 가족들과 함께이기 때문에 더욱더 소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채우고 싶은 욕심에 점수를 중간 값으로 매겼다. 남은 날들에 남은 5점을 더 채우고 싶은 욕심이랄까. 


6.

그동안의 내 삶이 의미 있었던 3가지 이유 중 첫 번째는 반성하는 삶을 살았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의 교훈을 얻고자 했다.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해 되새기고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어제의 감정이 내일을 잠식하지 않도록 노력해왔다. 내게 주어진 것들을 돌아보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소중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과정이 늘 함께했다. 두 번째는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내가 부족한 것을 일찌감치 알았고,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도, 만화에서 볼 법한 천재성이 없는 것도 너무도 일찍 깨달았다. 그래서 운동이든 공부든 어떤 일이든지 남보다 3배 더 열심히 하자는 과정에 대한 목표를 세웠고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10대엔 공부를 20대엔 놀면서 경험하는 걸 남들보다 3배(주관적이지만) 해왔다. 마지막 세 번째는 가족을 만들었다.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해왔지만 새로운 가족을 탄생시키며 내 삶은 완성되어 가고 더 큰 의미가 생기게 되었다. 전과는 다른 삶이 더 커진 느낌이랄까. 어려움도, 희생도, 때론 슬픔도 있지만 훨씬 더 큰 기쁨과 환희, 재미가 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 거의 처음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계기라고나 할까. 아무튼 뭔가 표현하기 어렵지만 큰 무언가 이다.


7.

객관적인 지표 5는 다소 부족하지만 주관적인 지표로는 미래지향적이고 만족스러운 점수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점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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