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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im Sep 11. 2020

그냥 쉬면 될 일을,
왜 애써 고생하시나요?

왜 나는 '100개의 질문, 100번의 생각'에 참여했는가? Day2

1. 

코로나19가 내 삶을 위협하고 있다.

생활은 고립되었고, 사람을 대면하는 서비스업이기도 한 일의 특성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중국을 오가던 출장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오프라인 만남은 당분간 유효하지 않을 것이며 거의 모든 생활의 수단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2.

뭔가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큰 일격을 당하고 그 여파가 수개월째 이어지며 내 삶을 위협하고 있으니 우울함은 물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나의 강점이 다 사라져 버린 것과 같은 그런 무기력함이다.


3.

SNS를 들여다보는 일이 잦아졌다. 책도 많이 읽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타인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뭔가 바람직하지 않음을 느끼면서도 물 흐르듯 관찰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다.


4.

올해 초 낯선 콘퍼런스에 초대되어 큰 마음먹고 참여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되었다. 당시 낯컨에 대해 듣고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기에 주어진 정보들을 수집하던 중 주최자였던 록담 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5.

내 관찰의 범위에 낯컨을 계기로 페북 친구가 되었던 록담 님의 피드가 다수 차지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관찰하게 되었는데, 이게 웬일 일인지 나와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우울함과 무기력으로 둘러싸인 나의 활동과는 달리 활동적이고, 에너제틱하며 이 시국 속에서도 연대를 만들어 내는 모습에 너무도 인상 깊었다.


6.

록담 님을 통해 이 시기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고, 용기를 내어 뭔가 해보고자 하는 추진을 작게나마 얻게 되었다. 프로경험러, N 잡러... 나를 정의할 수 있던 그런 모습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뭐라도 하자! 어떻게든 방법을 만들어내자! 오히려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다!" 등등 마음의 소리를 내게 되었다. 


7.

그중 하나가 글 쓰는 것이었는데, 습관을 만들기가 무척 어려울뿐더러 현재의 상태로는 조금 어렵다고 느껴졌다. 뭔가 강한 동기와 함께할 수 있는 전우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속에서 편견처럼 강하게 자리하고 있던 함께 한다는 의미를 이 기회에 확장시키고 싶었다. 글도 쓰고 함께 하는 친구도 만드는 그런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8.

쉬는 것이 불편한 오늘이다.

그냥 쉴 수 없고 뭐라도 해야 한다.

글을 쓰고 싶고 지난 경험들을 남기고 공유하고 싶다. 누군가는 읽을 것이고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9.

황현산 선생님의 글을 빌려 마무리하고자 한다. 

'당신만의 그 작은 경험이 바로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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