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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im Sep 21. 2020

내 이름의 뜻

Day 15

渡 건널 도, 물이 차오른 정도를 헤아린 다음 하는 것은 건넘이다.

訓 가르칠 훈, 말인데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는 내와 같은 것은 가르침이다.


인터넷에 있는 한자의 뜻풀이를 해보면 위와 같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30년을 넘게 불리는 이름이다.

가까운 친구들이 부르는 별명도 있고

가족들이 부르는 애칭도 있다.


첫 번째, 가르침을 뛰어넘는 청출어람의 경지

두 번째, 가르치기 위해선 충분한 학습을 해야 하는데 평생 배워야 할 운명


사실 둘 다 억지스럽긴 매한가지이다. 내 성격상 누구를 가르치는 것이 어렵고 나 혼자 배우기 바쁘다. 내가 이해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르기에 남을 가르치는 능력보다는 내가 배우는 능력이 조금 더 낫다고 볼 수도 있다. 어쩌면 이름을 지을 때 내가 부족한 부분을 평생 생각하면서 살아가라는 그런 가르침이 담긴 이름이 아닐까도 싶다.


개인적으로는 '훈'자 보다 '도'자를 더 좋아한다. 영문으로도 간결하고 어감도 좋다. 가르치는 것보다 건너는 것이 더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다양한 영문 이름을 지어보기도 했지만 뭔가 다 아쉬워 결국 이니셜 하나 살려서 D KIM을 사용하고 있다. 대문자보다 소문자가 이뻐 dkim으로 쓰고 있고 dkim이 뭔가를 한다는 상태이자 동사 is를 이용해 dkim is ____ 이런 식으로 네이밍을 많이 한다. 한글로 디킴이즈, 예를 들어 존재를 알릴 때는 디킴이즈히어, 연음으로 읽으면 디키미셔 이런 식이다. 어려서부터 우주를 좋아해서 광활한 우주, 나만의 우주를 꿈꿔왔는데 이를 적용하여 universe도 애용하고 있다. 역시 이니셜 d를 활용하여 디유니버스 같은 나만의 별칭도 가끔 사용하고 있다.


내 이름으로 돌아와 가르침을 뛰어넘는 청출어람의 경지는 택도 없어 더 노력 중이고, 충분한 학습을 위해 평생 배울 운명은 잘 따르고 있는 것 같다. 마냥 배우는 게 좋다. 쓰임이 없더라도 뭔가를 할 줄 안다는 그 느낌이 좋다. 언젠가 결정적일 때 능력을 발휘하겠지.


언제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내 이름이 나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냥 내 이름은 나 자체라고 느껴진단다. 그런 평가를 들으니 잘 살아온 것 같아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하다. 이름 다운 삶이라... 내 이름을 지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이름의 정확한 뜻은 평생 깨우쳐 갈 과제로 남겨 겸손하게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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