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의 연예인들
반짝거리는 사람들은 왜 명을 다하지 않고 하늘로 갈까?
신이 탐내서 빨리 데려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친구들은 장난으로 나에게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는 신기해. 돌아가신 사람들만 좋아해."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들은 너무 반짝거렸어서 생이 짧았고,
나는 그들이 돌아가신 후 팬이 됐었다. 대표적으로 마이클 잭슨과 장국영이 있다.
2009년 6월 25일 마이클 잭슨이 돌아가셨을 때 나는 고3이었다. MBC에서 마이클 잭슨 콘서트를 방영했었는데, 수능 공부 중이어서 국사책을 들고 거실에 거닐고 있다가 그의 콘서트를 처음 보고 읽고 있던 국사책을 놓고 얼이 빠져 그의 콘서트를 봤다. 그렇게 마이클 잭슨 팬이 됐고, 수능 100일 앞두고 추모 플래시몹에도참여 했었다. 그의 삶과 음악에 매료되었던 동시에 그의 루머들을 그대로 믿었던 것이 죄스러웠다. 그토록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수많은 루머였고 고통을 예술로승화한 그가 존경스러워 나의 인생 롤모델이되었다.
그리고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 인물은 장국영이었다. 2023년엔 장국영의 20주기였던 것이다. 우연히 TV에서 그의 삶과 비극적인 죽음에 대하여 mc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와중 그의 용안은 너무 빛이 났다.
그렇게 또 다시 팬심이 불타오르며 그해엔 장국영 재개봉 영화와 홍콩 콘셉트의 바 그리고 결국 홍콩 장국영 투어를 했었다. 처음 가수로 데뷔하기까지의 무명생활이 길었다는 것에 너무 놀랐었다. "짠!"하고 슈퍼스타가 된 아릿다운 배우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콘서트를 찾아보게 되었고, 영화도 보면서 그의 탄탄해지는 노래와 연기를 보면서 '전문성'에 대해서 많이 본받고 싶었다. 그런 그도 생전 많은 루머로 힘들었고, 수많은 기자들이 그를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집이 있음에도 기자들이 못 찾아오게 호텔에 묵으면서 지냈을까...
아마 우리 동생들은 친언니나 오빠의 CD플레이어, mp3로 노래를 듣고 어떤 가수에 팬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난 우연히 언니의 CD플레이어를 듣고 그 영향으로 나는 에픽하이, 휘성, 종현을 좋아했다. 언니랑 나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돌아가신 분들을 좋아하며 갖음 슬픔보단 현재 활동하는 좋아하는 가수가 갑자기 죽는 것은 더 큰 슬픔일 것 같아. 근데 느낌이야 나긴할까? 상상이 잘 안가.“
사실 나도 상상이 잘 안 간다.
"천재들은 빨리 죽는대. 근데 그런 생각하니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마지막이 무서워."라고 나 또한 말했다. 근데 그 기분 알기 싫었다. 현실감이 없는 비통함과 허무함. 왜 우린 이리 아득 바득 살아갈까하는 마음...
2017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18일 아직도 기억난다. 나는 그때 오프라인 매장 VMD로 일할 때 매장 직원들이랑 이야기하다가 알았다. 그분도 계산하러 온 고객들에게 들은 소식이랜다. 그녀도 믿기지 않았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매장은 캐럴로 가득했는데 한 손님이 핸드폰을 보고 놀라며 매장 직원에게
"샤이지 종현이가 죽었대요...."
행복이 가득한 노래 속 불행한 소식. 2016년 그의 솔로 앨범을 줄곧 듣고 그의 라디오를 밤마다 듣는 애청자였는데... 뭐랄까? 허망한 느낌? 집에 가서 그의 노래를 다시 들으며 눈물을 주르륵 흘렸고, 언니 또한 침대에서 하루 종일 울어 눈이 팅팅 부으니 옆에서 한심하게 본 엄마는
"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렇게 울어라"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2025년 3월 10일 언니에게서 다급하게 카톡이 왔다.
"헐 휘성 님 돌아가셨대..."
너무 놀라 바로 네이버 검색창에 '휘성'을 검색했다.
<가수 휘성, 자택서 숨진 채 발견> 2025.03.10
너무 안 믿겨서 그의 인스타에 들어가서 게시물 댓글을 봤다. 아직 팬들이 단 댓글이 없었다.
혹여나 찌라시 일 수도 있고... 믿기지도 않아서 "지금 나온 기사 거짓말이죠?"라고 달았고
몇 분뒤 달리는 댓글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라니깐? 아닐 거야. 유튜브 기사도 찾아보지만 아직 상황 파악 중..
그리고 몇 시간 뒤 휘성이라는 이름 앞에 故가 붙어있고, SNS엔 그의 일생 시작과 마감 표시를
한 줄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사진은 흑백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언니를 따라 그의 콘서트에 가서 응원을 많이 했었다. 2022년 연말 콘서트에는 휘성의 안타까운 일 이후 처음 간 콘서트였다. 전성기때와는 다르게
눈빛이 많이 지쳐 보였었다.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를 불러주는 이벤트에 당첨되어 가까이에서 본 그의 눈은 눈이 피로해 보였고 슬퍼 보였다. 그래 그간 많이 힘드셨겠지... 하고 안타깝고 토닥여 주고 싶었다.
그 후 그의 인스타에 가서 응원 댓글도 많이 달았었다. 2024년 연말 콘서트도 언니랑 갈까 하다가 너무 추워서 안 갔었다. 너무 후회된다. 더 크게 응원해 줄걸. 더 크게 소리쳐 줄걸. 사람들이 욕할 때 더 크게 선플을 달아볼걸.
연예인들이 마약으로 심정지가 오거나 자살을 하는 기사들을 접하게 되면 너무 안타깝다. 무엇이 그들을 힘들게 했을까 짐작은 가지만 일반인으로서 공감은 크게 못할 수 있다. 근데 공통점으로는 그들이 힘들게 하는 것들은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일 것 같다. 많은 팬들이 적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 그리고 선동하는 기사들.
사람이 상처받을 수 있음을 연예인이라고 예외로 두지 말았음 한다. 우리는 난무하는 악플 속에서 선플을 달았으면 한다. 그리고 좀 더 누군가에게 따뜻했으면 한다. 어떤 기사 하나가 터지면 우르르 몰아가 몰매를 때리지 말았음 한다. 최근엔 유튜브에 선플을 단적이 있는데 그 내 선플엔 또 다른 악플이 달리더라.
이보세요. 여러분 무심코 던진 돌이 개구리를 죽게 해요. 알잖아요. 우리 많이 겪어봤잖아요? 수많은 별이 빨리 져가는 모습들을 거의 매년 봤잖아요. 많은 여자 연예인들도 있었고, 타인의 따가운 시선으로 빛나던 눈빛이 죽어갈 수 있는 우리는 모두 사람이에요.
연예인 이야기뿐만 아니다. 회사 생활도 똑같다. 누군가 여론몰이를 하게 되면 그 여론을 알기 전의 사람이 바라보던 눈빛과 그 후엔 달라진 눈빛은 따갑게 본인은 압니다. 그 본인은 눈치를 보면서 빛나던 눈동자는 사라지고 희뿌연 안개 같은 검은 눈을 뚜굴뚜굴 굴리게 되지요. 그럼 또 "걘 원래 그래. 이상해"라 하겠지요?
그런 말 말아요. 그렇게 만든 것은 가볍게 던진 돌에서부터 시작했던 거예요. 우리 모두 좀 넓은 아량을 같고 타인을 바라봤음 해요. 우리 다 이번생이 처음이잖아요.
p.s 어제 휘성 님의 신나는 곡 '불면증(insomnia)'를 들었는데, 신나지 않더군요. 그 신나는 리듬 속에서
눈물이 터져 나오는데 2017년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졌던 매장에서의 비극적인 종현 씨의 죽음이 겹쳐졌어요.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네요... 추모하는 길은 그의 노래를 듣는 것뿐이라니. 사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어딘가에 숨어서 그냥 쉬고 계시지 않을까'하고 믿기지 않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