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이 마음 편한 것들

코로나라도

by 박냥이

이제는 웬만한 필요한 것들은 인터넷에서 사는 게 제일 싸고, 영화도 코로나 시국이라 집에서 각종 OTT 서비스를 이용해서 볼 때가 더 많다.

그래도 아직도 내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직접 나가서 해결하는 일이 몇 가지 있다.

가장 먼저, 구직급여 인정 활동을 하는 것.

코로나 확진 환자수가 늘면서 벌써 아침부터 두 차례나 '웹상으로' 신청할 것을 권고하는 문자를 받긴 했지만,

그 방법도 다시 찾아보기 귀찮고, 그렇게 신청하는 것보다 '직접 가서' 신청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마음이 놓인다'.

다음은, 의류 중 '하의'를 사는 것.

상체보다 하체가 좀 더 발달한 체형이라, 인터넷에서 대강의 핏만 보고 사면, 상의는 항상 큰 것을 사서 여유공간이 많지만, 하의는 대개 실패하는 편이다.

그래서 바지는, 귀찮더라도 꼭 입어보고 산다.

또, 음식, 특히 과일이나 육류, 어류 등을 사는 것.

마찬가지로 귀찮긴 해도 주로 5일장이나 마트에 어머니와 같이 나가서 매번 직접 보고 구입한다.

대략적으로 이 정도가 있겠다.


참, 동생이 군대에 있을 때까진 종종 손편지를 주고받았는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카톡으로 다 연락을 주고받더라. 뭔가 '손편지'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신속성과 연락의 빈도로만 보면 카톡이 더 낫다.

비슷하게 청첩장은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면, 실물 청첩장이 더 반갑더라. 나도 기회가 되면, 가까운 사람들은 다 직접 얼굴 뵙고 식사라도 차라도 대접하면서 청첩장을 드리고 싶다.(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지라도)

과연 무슨 생각인지(축의금이 필요하겠지?), 한참 연락 없던 사람이 (아마도 예의상) 툭 보내 놓은 카톡 모바일 청첩장만큼 당황스러운 것도 또 없다. 그럴 때에 비슷하게 응답해주는 웃긴 방법을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돈 '사진'을 보내며 멀어서 직접 주지는 못하고~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명절날 어른들에게 '와이파이 세배'를 하는 자녀들에게도 또한 마찬가지로 와이파이로 쏘면 된다더라.


글을 여기서 끝내려니 뭔가 급작스럽게 마치는 기분이라, 갑자기 떠오른 여담을 적어보려 한다.

와이파이 데이트에 대한 생각인데, 데이트 어플을 통해서 만난 연하의 그 친구는 직업이 항해사였다.

항해사를 연인이나 가족으로 두신 분들은 알겠지만 대략 6개월~1년의 기간 동안 그들은 배를 타야 하고, 기다리는 동안 (통신이 잘되는 곳이면)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통신마저 잘 안되면 그들이 탄 배의 위치를 확인하는 어플만 들여다볼 수밖에 다른 도리는 없다.

'내가? 과연 한눈 안 팔고 기다릴 수 있을까'하고 고민이 들 때마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의 사연들을 찾아보곤 했다.

마치 실제 연인 사이 같이 적었는데 첫 만남을 앞두고 그가 승선을 해서, 그 승선을 마칠 때 만나기로 했던 터라 실제 사귀었던 사이는 아니다.

보나 마나 그 첫 승선 동안 아마 나에게 다른 연인이 생겼을 거다.(좀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이로 장담컨대 나에게 와이파이 연애는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가끔씩 장난스레 연인의 통통한 볼도 꼬집고 머리카락도 비벼줄 수 있어야 연애하는 맛이 날 거 같다.

한편 이 얘기는, '오프라인이 불편한 것'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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