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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냥이 Sep 11. 2022

생각이 많은 인프피가 생각을 비워야 할 때

거의 항상인 것 같긴 하지만...

  필자는 엠비티아이에 과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 사람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거의 항상 나는 엠비티아이 얘기를 하고 있더라.. 물론 친하건 안 친하건 상관없이 어색한 상황에서 저절로 튀어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다.) 아마 그래서 최근에 브런치에 글을 잘 안 쓰기도 하지만, 가끔 이렇게 쓰면 엠비티아이 얘기를 항상 쓰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생판 모르는 남을 만나는 상황(현재 지역의 친목모임의 모임장으로 이런 상황이 잦은 편이다)에서 이런 류의 (유사과학적인) 이야기가 꼭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이다. 뭔가 이런 이야기를 함으로써 대강의 긴장이나 어색한 정적이 조금이나마 줄어드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과도하게 일어나는 생각 자체는 불필요할 때가 많다. 나 스스로도 그런 생각들이 너무 앞서 나가거나 지레 짚은 '쓸데없는' 생각이란 것을 알긴 하지만.. 저절로 일어나는 상상과 망상들을 제어하긴 쉽지는 않다.

그래도 요즈음은 아무래도 20대 때(?)보다 현실 세계로 다시 돌아오는 텀이랄까 그런 게 짧아져서,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혼자만 상상 속으로 붕 뜨는 경우에도 다시 그 현실의 상황 속으로 돌아오고는 한다.


  뭐, 인간관계에서야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이 도움이 되기보다 떨쳐버려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음, 예를 들어 누군가를 짝사랑한다 했을 때 너무 과다하게 혼자 망상하다 보면, 그게 '짝사랑'에서 끝나버릴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짝사랑하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그런 거랄까...)

  한편, 이와는 반대로(?) 나는 과거에 엔프피(인프피와의 차이점은 '외향적'이라는 것)였어서 그런지... 호감이 가는 상대가 생기면, 그냥 돌직구를 날렸었다. 

최근에 지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호감을 품은 상대방'도 자신에 대한 호감이 있을 경우에만 고백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와는 달라서' 조금 신선했다. 나는, 내가 좋으면 '상대의 호감 유무'와는 상관없이 바로 '고'였기 때문이다.(상대의 호감도에 대해 억측은 하겠지만, 그것을 확신하기 위해 시간을 끌지는 않는 편이다.)

물론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일단 그다지 외모가 뛰어난 편도 아니고, 너무 과하게 나의 호감을 드러낸 탓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뭐, 살면서 '고백'이란 것을 그렇게 많이 해본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1/3(33퍼)의 성공확률이었다. 그 성공했던 하나도 지인 오빠한테 (여자들은 그렇게 싫어한다는) '카톡 고백'을 해서 한 2년 정도 연애를 했었다.(그리고 여태껏 해본 연애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좋은 사람'과의 추억을 남겼다.)


  또 제목의 주제와 벗어나서 한참 딴소리를 해댔다. 다시, '인프피가 생각을 비워내야 할 때'로 돌아가서-

음.. 뭔가 면접이나 시험을 앞두고도 그런 것 같다.

10여 년 전의 일이지만, 수능을 볼 때에도 아직 치르지도 않은 시험이 지레 망할 거라 겁을 먹고, '날을 지새고' 수능장에 들어갔었다. 그나마 이런 '시험 공포증'은 이후 치른 몇 번의 큰 시험들로 희석되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치른 편입시험과 어떤 고시 시험 등은 여전히 나를 상당한 공포로 몰아넣었었다.

지금에야, 그런 시험을 거쳐온 다소 느긋해진 삼십 대가 되어서, 시험 공포는 어느 정도 괴리감이 생겼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건강상/경제상황상 등의) 이유로 이직을 해야 했던 순간에는, 다음 일할 곳에 '면접'을 보러 가는 것도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음, 매번 결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던 결과를 낳았던 테크닉(?)이라면, 면접장소에 갈 때 긴장은 조금 내려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 '긴장감'이란 게 면접순서 대기 중까지는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면접관 앞에 들어가서는 조금 희발되길 바라면서..

그래도 여전히 나의 목소리와 행동은 떨리긴 하지만, 원래 어떤 경우에서도 '가식 없는 진솔한 모습'을 추구하는 편이라..

누군가가 옆에서 일반적인 형식 절차에 따른 '너무 많이 들어본 듯한' 그런 자기소개를 하면, 조금.. 답답하다.(물론 귀를 기울이려는 노력은 하는 편이다.)

나는 그냥, '면접의 결과가 어찌 되든지 상관없이' 나의 소신을 말하려고 해왔던 것 같다.

그런 순간에서만큼은, '남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이 어떠할지', '남이 나를 비웃거나 비판하지 않을지'가 걱정이 되지 않는다.

그냥 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전부가 되어버린다. 굳이 인프피라는 굴레에 얽매일 필요도 없어진다.

'자신감'이라는 건, 어떠한 노력으로 불러일으키는 거라기보다, 나에게는, '그냥 지금 이 순간 잠시 부끄러워도 된다'라고 하면 저절로 드러나는 것 같달까..


  앞으로의 삶에서도, '남에게 보이기에 부끄럽거나 쑥스러워서 못하는 행동'은, 나의 삶에서는 최대한 없었으면 좋겠다.(다른 말로 하자면, 체면 차리려고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솔직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쟤가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사실은 고민하면서도, 그 생각을 지우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말한다. 막상 실행하면, 오히려 내가 제일 편하다. 

결과적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했으니까.' 

'남의 시선에 구애받아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지 않았으니까.'

여튼 그렇다.


  그래서 최근에는 친해지고 싶은 몇 사람들한테 막 들이댔달까.. 솔직히 말하면 그들의 눈에는 내가 원래 그런 성격으로 보였을지 몰라도(아니 실제로 내가 그런 성격일 수도 있고.. 솔직히 나도 아직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를 만큼 나는 꽤 변덕스럽다),

'그런 들이댐(으로 요약)'의 과정이 전혀 후회스럽지 않을 만큼 그만큼 내가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들을 나의 의지대로(ㅎㅎ..) 가까이할 수 있어 참 행복하달까.

오히려 그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나의 마음을 숨기며, 서로 눈치싸움을 하는 것보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게 속이 편하다. 물론 거부받거나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 대한 염려는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최대한 개의치 않으려 한다.. 뭐, 지구상에 인간은 많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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