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되어 보이던 사람들과의 소통

생일날의 특혜랄까

by 박냥이

오늘은 핸드폰을 가만 둘 겨를이 없었다. 잊을만하면 오는 생일 축하 카톡들 덕분. 이전에 쓴 글에서, 일련의 고난들로 인간관계가 많이 좁아졌고, 걸러졌다고 했지만, 아직 내 곁에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단 것을 새삼 느끼게 된 하루였다.

다만, 아직까지 그 시절 지금보다는 날씬하고 예쁘던 날 좋아했던 그 사람한테서도 연락이 온 것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여하튼 정말 많은, 잊고 있던 지인들로부터 각종 축하를 받으며, 깊숙이 잠재되어 있던 외로운 마음에 조금의 위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주고받음, 받고 줌'을 원칙으로, 주어도 돌아오는 게 없는 인간관계에 대해 거의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늘 수많은 선물을 받는 중에, 비록 선물을 챙겨주지 못한 이들 중에도 내가 앞으로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호감을 가진 이들이 꽤나 많음도 알게 되었다.

그저 그 사람이 내게 무언가를 주는 것이 좋은 게 아닌, 그 사람 자체가 좋은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들이 내 생일을 기억하고 챙기지 못해도 그렇게 원망스러운 일은 아닌 듯하다. 사람이니 뭐 실수할 수 도 있지, 그것도 실수라면.

솔직히 2021년의 생일보다, 2022년의 생일이 더 행복했던 것은, '행복함'이란 감정도 잊혀지는 것이기 때문에 2021년으로부턴 1년이 흘렀으니 그 감정이 약해진 상태에서 비교가 되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힘든 2021년을 보냈기에, 지금 한숨 돌리는 중인 2022년의 생일이 더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함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때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2021년에는 직장 생활 중이었기에, 당일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조금은 불편하고 거리를 두어야만 했던 직장동료들과 보낸 반면, 오늘은 정말 내가 인생에서 제일 사랑하는 두 여인들과 시간을 보내어서 더 행복한 것일 수도 있겠다.

솔직히 말하면, 오늘, 그동안 카톡 친구 창을 정리해서 숨김 처리했던 몇몇의 사람들을 다시 숨김 해제하여 친구 목록으로 되돌려놨다. '이런 우유부단한 나란...'

그리고, 오늘 축하를 받은 것에 대해 마냥 공짜라고는 생각하기 싫어서, 그들의 생일을, 계정 변경으로 거의 다 지워진 캘린더에 하나하나씩, '매년 반복'으로 저장했다.

어떻게 보면 웃긴 일이기도 하지만, 걔 중의 일부는 내가 자신들에게 준 선물과 똑같은 선물을 돌려주기도 했더라. '뭐, 아무렴 어떠랴.'

무엇을 주고받나 보다, 서로가 서로의 생일날에 서로를 생각만이라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리.

특히, 한참 연락이 끊겼던 친구 중 한 명도, 오늘 연락이 와서, '연락을 자주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이런 속 좁은 나란...' 그새 친구를 숨김 처리했었더라.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살자. 친구들의 연락을 너무 기다리지도 말자. 그저 서로 생각하다 보면 우연히 만날 일도 있고, 생일에 연락도 할 수 있고...

그저 오늘 축하해준 모두에게 고맙다. 그들이 나를 기억해준 것이. 카톡 생일 알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마디라도 건네준 것이.

물론, 오늘 내가 선물을 받은 이들은, 거의 나도 작년에 생일을 챙겨주었던 이들이다. '암,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그리고 대부분, 최소 월(month, 일까지는 아니더라도)이라도 그들의 생일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수리영역에는 약했지만, 생일 날짜 외우는 데는 조금 소질이 있다.

나를 짝사랑했던, 조금의 용기 또는 미련으로 연락을 해준 이에게도 고맙다. 그리고 그가 행복하길 바란다. 더 이상 나의 말이나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그 자신만의 행복한 인생을 살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내가 오늘 선물 받은 이들 중 몇몇은 당장 2주 뒤, 한 달 뒤 이렇게 생일이네~

음.....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중 몇몇은 간혹 축하도 선물 주는 것도 까먹기도 하는데, 뭐~ 인생이 바빠서 그렇겠지~ 너무 서운해하지 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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