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에 적은 노래는 내가 가끔 즐겨 듣는 느낌의 노래 중 하나이다. 90년 초에 태어났으니 그리 신세대는 아니더라도, 가끔 기분전환을 위해 듣는 노래들엔, 비스트(현 하이라이트)의 노래들, 블랙핑크와 씨스타, 빅뱅과 2NE1의 노래들이 있겠다.
바른생활맨이라 적었지만 나는 여자이므로 굳이 따지면 '맨'은 남자가 아니라 성별 관계없는 사람이라 해본다.
아마 맨(man)이란 단어 의미 중에, 그냥 사람이란 의미도 있을 것이다.
내가 쓴 바른생활맨은, 나를 의미하는데, 그 특징에 대해 간략히 적어보면, '공부 열심히 하는 범생이', '일 년 365일 안경 착용', '꾸밀 줄 모름, 놀 줄 모름, 술 마실 줄 모름' 등이 있겠다.
어머니께선 내가 특정 대학에 들어가고, 특정 직업으로 일하면서부터 종종, '수준에 맞는 사람이랑 놀아야지'라고 말씀하신다. 솔직히 아직까지 수준이란 게 뭔진 모르겠다. 아마 비슷한 연봉의 직업의 사람이나 비슷한 학력의 사람들이 가진 생각들을 수준이라고 해도, 그것도 잘 모르겠는 게, 나보다 연봉 높은 직장을 가진, 가지게 될 사람들 중에서도 전혀 인간답지 못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부류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종종 보는 몇몇의 번듯한 직업의 사람들과의 약속에는 문밖을 나설 때까지도 별말이 없으시니 그들은 어머니가 말한 수준에는 도달하는지도.
학창 시절에도, 이런 '틀'은 나의 생활을 은연중에 통제하고 가로막아 왔었다. 가령 전교 몇 등이란 타이틀은, 학교에서 흡연을 하거나 교과서나 참고서 이외의 서적들을 보는 행위와는 자연스레 담을 쌓게 했었고 주위에 친구들도 나처럼 성적에 목을 매는 이들뿐이었다.
특히 '더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멍청하고 미련한 생각으로 진학한 타지의 기숙고등학교에는, 한층 더 '성적에 미친' 이들만이 존재했는데, 이 부분에서는 학생이건 선생님이건 구별할 필요가 없었다. 고3 시절엔 자연스럽게 남녀 분반이 시행되었고, 기숙사로 향하는 길 곳곳에 커플들을 감시하는 몇몇의 선생님들이 배치되어 있다는 뜬소문도 들었다.
뭐, 한편으로는 그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은, 나에게 자만할 수 있는 조금의 시간도 주었었다. 가령 그 고교의 이름이 나오는 버스정거장에 하차하는 짧은 순간 동안 느끼는 뿌듯함 같은.
그런 성적지상주의의 고교시절에도, 간간이 2NE1의 노래를 들으며 학교 운동장에서, '정신세계만이라도' 멀리멀리 떠나보낸 적이 있었다. 한편으론 그런 노래들이 마냥 딴 세상 이야기 같아도 꽤나 위로가 되었던 듯.
이후, 특정 직업의 굴레와 이미지에 갇혀버리기 이전에도, 대학시절에 그동안 참았던 만큼 실컷 놀지는 못했는데, 원래 성격이 조심스럽고, 남에게 내 자연스러운 본모습을 보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면이 큰 탓도 있겠다. 몇몇 친구들이 해봤다는 미팅도 가봤다는 클럽도, '단지 원하는 대학에 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 짧은 방황'탓인지 다 경험해보지 못했다.
물론, 담배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얼떨결에 군대에서 아버지가 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보시곤 안 맞으셨었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
내가 쓴 제목의 바른생활맨은, 이런 사소한 것(클럽이나 흡연)도 못해봤다는 부정적인 의미(또는 스스로에 대한 비아냥거림)도 다수 내포하고 있다. 흔히 학창 시절에 불량하게만 교육되고 묘사되는 그런 것들을 자발적으로 피하는 삶. 그렇다고 누가 칭찬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굳이 그 룰을 지키고 나서의 보상을 생각해보면,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폐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나 성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이점이 있는 건가.
여튼 비단 흡연이나 클럽 이런 것 외에도, 바람을 피운다거나하는 행위 같은, 바른생활맨에게 있어 일탈의 느낌을 주는 다른 일들은 많을 것이다.
그런 것 중에는 '소심한' 바른생활맨은 못하는, 정당한 권리나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있을 것이고...
'양다리 세 다리 네다리 문어다리'라는 어구를 최근에 본 드라마에서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각종 성병으로 뒤덮인 몸으로 여기저기 옮기고다닌 특정인에 대한 이슈도 티브이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다. 몇 년 전에, 섹파를 둔적이 있으며 클럽에서 만난 남친 외에 다른 이를 소개받고 싶다는 또래의 친구와 연락을 먼저 끊어버린 적이 있다. 솔직히 그 친구의 관점이 그러려니 넘어가면 되는데, 그 시절에 나는 그리 '쿨'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지금은, 특정 틀에서 특정 수준의 생각과 행동을 하는 이들보다 자유로운 영혼들과 더 소통을 하고 싶은(그러나 실제로 만나면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조금의 생각이 있다.(그렇다고 앞에서 적은 성병전파자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갑자기 떠오른 이 사람의 얘기는 나에게는 단지 딴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그 사람도 나와 비슷한 학력을 거친듯하니 앞에서 적은, '개개인의 수준'이라는 것은 어쩌면 직업, 연봉, 학력 외의 다른 부분에서 따져야 하는 게 아닐까)
가끔씩은 교과서적인 수준에서 벗어난 일탈의 범주가 아닌, 사소하게라도 일상의 틀을 깨고 싶다. 뭔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추구하기 위한 그런 것. 직장이 아니다고 생각하면 몇몇의 가까운 이들처럼 화끈하게 나올 수 있는 행위 같은 것들. 헤세의 책에선가 읽었던, '알'을 깨고 나오는 그런 것.(비록 그 책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수준 이하라고, 내 취향은 아니라고 지레 차단해버리기 이전에, 먼저 경험해보고 싶다.
가령 오토바이를 탄다던지, 번지점프나 패러글라이딩을 한다던지. 클럽에서 밤새 춤을 춘다던지.
참, 바람피우는 것은 한번 해보았지만 적성과는 맞지 않더라. 결국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편하더라.
과연 내가, 오토바이나 번지, 패러글라이딩과 클럽 가는 일을, 앞으로 실제로 할진 모르겠다. 여전히 망설이게 되고, 한편으로는 두려운 일들이기에.
아직까진 역시, 신나고 핫한 노래들을 들으며 그저 공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더 (안전하고) 즐겁다고 할까.
참, 그러고 보니 고교시절에 나름의 일탈행위가 있었다. 일탈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운데, 룸메이트가 없는 기숙사나 교내 탈의실에서 혼자 노래 들으면서 막춤을 췄던 것이다. 그 시절에는 무선 이어폰이 없어서 유선 이어폰을 끼고, 2PM과 지드래곤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마 그 시간마저 없었다면 나도 몇몇의 친구들처럼, 그 잘난 고등학교에서 자퇴를 했었을 수도.
그로부터 몇 년 뒤 춤 학원에 등록해서 (제대로) 배우면서 내가 박치에 몸치임을 알게 되었지만.
어쩌면 20대 시절을 다보내고 30대를 맞은 지금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 하고, 새로운 일들을 시도해보려는 것도 하나의 일탈일지도. 경계심 많고, 나를 감추는 것은 여전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태도가 나이가 들수록, 몇 년 전 어렸을 때보다 더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에 굳이 나사가 빠지려면, 안 해본 것 못해본 것 해보려면 몇 살이라도 어릴 때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