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삼매경

직장인이 될 하나의 이유

by 박냥이

지금은 잠시 일을 쉬고 있어서, 새로운 전자기기를 구입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특정 IT유투버들처럼 엄청난 전자기기 수집광은 아니더라도, 전자기기 사용에 깨어 있는 시간 중 80% 이상 아니 90%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스마트폰에, 스마트티브이에, 태블릿,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까지...

그나마 '눈'은 쉬는, 등산을 할 때에도 몇 분에 한 번씩은 핸드폰을 들여다보게 되거나,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기도 한다.

0.01%의 '멍 때리는 시간'도, 전자기기를 하는 중에 잠깐일 뿐이다.


과연, 피쳐폰(?)이라고 하나... 스마트폰 이전에는 어떻게 살았나 싶다.

그 시절에도 뚱뚱한 모니터의 컴퓨터로(이후 엄청난 다이어트에 성공한 데스크톱) 크레이지아케이드나 메이플스토리 같은 게임을 했었고, 더 어렸을 때는 각종 CD게임을 즐겼다. 그마저도 없을 때는 티브이 앞에서 구슬 동자, 드래곤볼, 포켓몬, 디지몬을 정신없이 봤었다.

지금도 어머니는 내 시력이 안 좋아진 게

'그놈의 게임'때문이라고 하신다. 하하.

사실 옳은 말씀이고 지당하신 말씀인 게, 어머니 몰래 밤새 게임을 한다고 불을 끄고 게임을 열심히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비록 시력은 떨어졌지만 그만큼의 '추억'은 쌓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속 세상의 추억도 추억이다.


여기까지 쓰고, 문득 MZ세대의 의미가 뭔지 찾아보았다. 나도 MZ세대인가? 1990년대 출생이니 그런가 보다.

뭐, 특별하게 감흥은 없다. 디지털에 익숙하고, 아날로그를 경험한 경계 세대라...


두 번째 직장을 다닐 적에는 3개월 할부로 아이패드를 샀다. 3개월로 나눴지만... 그 기간 동안 꽤나 빠듯했던 기억이 있다. 기존에 쓸만한 태블릿이 없기도 했지만, '그림 그리기'에는 갤럭시보다는 아이패드에 특화된 어플이 있었기에 아이패드를 샀고, 그래도 안드로이드 쪽의 일정 부분이 더 편한 나는 핸드폰은 갤럭시를 사용 중이다.

핸드폰은, 직장 다니기 이전에는 주로 아버지가 사주신 세대가 좀 지난 중고폰을 썼었다. 그리고 직장인이 되어서 바보같이 이상한 반납 조건으로 신형폰을 하나 쓰고 2년 뒤에 곧바로 (멍청했던 나의 탓을 하며) 반납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자급제로 핸드폰을 샀지만, 역시 부담의 여파는 할부로 지속된다.

이런 각종 비용들에도 핸드폰은 둘도 없는 내 친구이기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은 금방 잊어버린다. 그림을 그린다고 샀던 아이패드는, 그림모임의 흥망성쇠를 거치면서 거의 시계 수준으로 전락해버렸고, 그나마 동생이 저녁마다 침대에 누워 각종 영상을 시청하는 용도로 쓰이면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아이패드, 그러니 애플의 AI, '쉬리'가, 갤럭시의 '빅스비'보다 뭔가 귀는 더 밝은 것 같은 게, '하이 빅스비'는 언제부터인가 줄곧 묵살당해버리고 있지만, 약 1년 전에 산 아이패드는 오프라인 상태에도 '쉬리야~'하면 자다가도 눈을 번쩍 뜨기 때문이다. 그래도 빅스비를 어떻게 물리적으로 부르면(필자는 전원 버튼 길게 누르면 빅스비로 설정해놨다), '오늘 날씨'라고 한 말에 빅스비가 날씨를 읊어주는 기능은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미니가 아닌 덩치가 좀 있는 녀석으로 사서 잘 들고 다니질 않는다.


기회가 되면, 아이폰도 써보고 싶긴 하지만, 아무리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숙해지기는 귀찮다. 아마 GOS(?) 같은 문제가 터져 나오더라도 '나는 그나마 폰을 바꿔도 지금은 몇 년 있다가 바꿀 거니...'하고 넘어가면서 그런 게 개선되길 내심 바라면서 계속 갤럭시폰을 쓸 것 같다.

참,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노트북도 삼성 거다. 이어폰도 삼성의 갤럭시 버즈다. +워치도.


이리 전자기기를 좋아하니... '주식을 좀 배워보라'는 직장동료이자 선배인 지인의 말에 괜히 (돈도 없는데) 증권계좌를 만들고, 잊어버렸다가 몇 달 전에 아주 약간의 여윳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더랬다.

뭐, 사실 주식으로 돈 벌 생각도 능력도 없고, 그저 내가 삼성전자가 좋아서 사서 (재화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우스갯소리지만, 최근에 삼성전자에서 '정기주주총회' 우편이 하나 왔는데, 아마 의무적으로 다 보내야 해서 온 거겠지만... 게다가 경기도라니... 마침 동기 언니한테 연락이 와서(그 언니가 예전에 삼성 쪽에서 근무를 하셨기에) 우편물에 대해 말했더니, 깔깔 웃으면서 우린 그런데 가면 안되고, 가도 제일 뒤에 앉아야 할 것이라 했다. 하하하.


여튼 전자기기는 이제 둘도 없는 나의 친구가 되었다. 우리 집 가족들의 핸드폰은 모두 C타입 충전기를 이용하나, 아이패드는 8핀으로 밥을 줘야 하고, 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들고 다닐 수밖에 없게 된(이전에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 적에는 그래도 교통카드 기능을 유용하게 썼었지만, 운전을 하고 나니 쓸 일이 잘 없어진) 갤럭시 워치도 둥그런 원판 모양의 전용 충전기로 충전해줘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잘 안 쓰고 있고 여전히 방전이 걱정스럽게 방치되어 있는 각종 블루투스 스피커들은 또 5핀이다... 왜 이렇게 충천기들이 통일성이 없는 것인게냐..


가끔 눈이 피곤할 때는 의도적으로 전자기기들을 멀리하고, 지하철에서 앞과 옆의 사람들이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는 것을 잠시 멍 때리면서 구경할 때도 있다. 심지어 의사쌤이 내가 일자목이라고 하니! 스트레칭도 좀 하고~ 너무 폰만 보고 있지 않으려 한다. 참, 일전에 블로그에 썼었는데, 블로그나 브런치나 댓글을 닫아놓는 것도, 조금이나마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한 것도 있다. 적어도 지하철에선 아니더라도 버스에서만큼은, 풍경을 좀 감상하면서~ 눈을 쉬어야겠다.


*제목 사진: 갓 찍은, 반응속도 좋은 오프라인 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