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복통

어제 먹은 떡볶이와 불닭

by 박냥이

시작이다.

오랜만에 매운 것을 먹었더니, 오랜만에 '그' 복통이 스멀스멀 나타난다.

갑상선호르몬제를 먹기 전에 위장약한포를 먼저 먹었다. 오전 7시에 먹는 갑상선약은 덕분에 30분 늦춰서 먹는다. 아침밥을 평상시처럼 먹었더니, 잠시 가라앉았던 복통이 다시 인다. 좋아하는 딸기를 덥석 집어먹으니 더 그런 것 같아 두어 개먹다 말았다. 결국 설사와 통증에 효과가 있는 물약 하나를 더 짜 먹는다. 요새 이 약 꽤 자주 먹는 것 같은걸?...


매운 것을 잘 먹고, 위장이 튼튼했으면 싶지만... 신라면 정도까지는 그래도 견디는데, 조금만 더 매워도 다음날 무조건 탈이 난다. 미안해... 위장아... 주인이 방심했다...


아침 식후 커피도 패스했다. 지금의 상태에서는 먹어서 좋을 게 없을 거 같다.

오죽하면 엊그제 끝난 생리 때의 통증보다 더 심한 것 같기도 하다.

체하는 것도 위염의 일종이라는데, 매운 것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벽에 어느 정도 손상을 입힐 것이고, 위염이 지속되면 위궤양.... 그리고 위암까지. 잠시 떠올렸다가 고개를 흔든다.


대학동기언니는, 매운 것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감기 기운이 살짝 있을 때도 매운 떡볶이를 먹는다고 했다. 그러면 눈물 콧물 땀 한 바탕 뿜어내고, 감기 기운도 한시름 가는 것 같으려나.

애매하게 매운 것을 잘 먹는 상태, 나같이 딱 싱거운 신라면 정도가 적당한 사람들은, 그냥 '맵찔이'(매운거에 약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낫다.

괜히 매운 거 좀 먹는다고 했다가, '그 (선호하는) 맵기의 정도'가 다른 이들과 식사자리를 같이 해야 할 때, 엄한 것을 먹고 한입두입먹다 포기하게 되거나, 다음날 어마 무시한 탈이 날게 뻔하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조금 아쉬워하더라도) 섣부르게 '도전'하기보다는, 어딜 가든 '순한맛~보통맛'을 주문한다.

지금의 남친도 엽기떡볶이 같은 것을 먹을 때, 자신은 중간~제일 강한 맵기로 먹고 싶어도 자칭 맵찔이인, 나를 위해 순한맛을 주문해주곤 한다. 가끔씩 남친이 엄청 매운 것을 먹고 싶을 때면 혼자서 사 먹거나 시켜먹는 것 같다. 조금 미안해도 어쩔 수 없다. 지금도, 고작 보통맛 불닭과 적당한 맵기의 떡볶이에 자꾸만 움츠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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