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과도하게 부르면 생각이 많아지나 봐...

이럴 땐 운동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너무 춥다

by 박냥이

안 먹어도 될 음식을 먹은 것인가. 사실 먹고 싶은 음식이긴 했다. 치킨.

가급적이면 저녁 식사 양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같이 사는 가족 중 남동생은 종종 '저녁에' 치킨 같은 것을 먹기를 원한다. 집안의 유일한 직장인인 동생이 사준다는데 거절해서 무엇하랴. 당연히 OK이다.

동생은 골고루 넉넉하게 잘 시켜준다. 불닭 보통맛에, 후라이드&간장 반반. 거기에 누룽지에 샐러드까지 왔다. 양이 많다. 어머니도 요새 나와 함께 살을 빼고 있어서 저녁을 자제하려고 하는 편이라 타지에 나가신 아버지를 빼고 셋이 먹기에는 조금 많은 양이다.


아직은, '먹으려면 먹을 수 있는' 나이다. 달달하고 불향이 스며있는 불닭을 꿀꺽꿀꺽. 아마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어 만든 소스로 채 썬 양배추와 섞어 만든 샐러드도 우걱우걱. 거기다 후라이드와 간장치킨도 다 저마다의 맛을 뽐낸다. 그래도 잘한 것은, '천천히 먹으려고 애썼다'는 것이다. 양은, 퍽 잘 조절하진 못했다.

한마디로, '기분 좋게~ 배불리' 먹었다.


사실 저녁에는 이렇게 먹을 필요가 없는 게, 저녁 식후에 특별하게 외부활동이나 운동은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저녁엔 춥고, 가족들이 거의 아침형이 되어놓으니 밤 9,10시만 되어도 꾸벅꾸벅 졸기 일쑤라서 오히려 저녁을 안 먹어도 크게 무리가 되진 않는다. 결론적으로 과하게 음식을 먹어서, '쓸데없이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가 되었달까. 몸은 거의 안 움직이니 이 에너지는, 머리로, 뇌로 간다. 밤이 되어 푹~ 쉬어보려던 뇌는, 갑자기 안 하던 생각까지 짜내며 열심히 컨베이어 벨트를 돌려본다. 컨베이어 벨트는 무지하게 빨리 돌아가는데 그 위에 올라갈 마땅한 물건이 없는 상태다. 몇 초 몇 분의 멍을 때려가면서(아마 버퍼링 비슷한 것인가)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시키려 해 본다.

역시, 저녁은 간단히 먹어야 하는데... 쓸데없이 생각의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그냥 잠이라도 들면 퍽 좋겠으나, 그놈의 역류성 식도염 염려증 때문에 식후 최소 몇 시간 동안은 억지로 잠들지 않으려고 한다.

겨우 생각해낸 방책은 이렇게 노트북으로 한참 브런치에, 앞뒤가 맞지 않는 사고들을 써내려 가는 것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의무적인 모양새로 키보드 자판을 두들기는 모양새다.

배가 부르면 나른해진다. 점점 나른해져 온다. 금방 무엇을 생각했다가도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고, 파고드는 스킬이 쉽사리 발동되지 않는다.

그냥, 은연중에 보기를 피하고 있는, 시사프로그램이나 볼까? 또... 살인사건이 나오면 더 잠을 못 이룰 것 같은데... 그냥 브런치에 머물기로 한다. 적어도 여기 있으면 악몽은 안 꿀 것 같다.


한바탕 뛰고 오면 소화도 되고 잡생각도 다 날아갈 듯한데, 이미 몸은 쉬고 싶다. 저녁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심지어 집 밖도, 번화가가 아니라서 어두컴컴한 편이다. 옷을 갈아입는 것도 귀찮다.

씻으면 더 나가기 싫은데, 몇 시간 전 샤워도 완료한 상태.

정 안되면, 엄마방에 놀러 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타인에 대한 기대치를 줄여나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