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석 담은 할인 소고기

생각보다 잘 안 먹어지네

by 박냥이

소고기는 우리 집에선 귀한 음식이다. 가장 자주 사는 부위라면 갈비 또는 양지일 거다. 부위별 특성에 대해 그리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양지는 주로 국거리(미역국, 소고깃국)로 이용한다.

어느 부위든지 다 몇만원치 사도 양이 적어 보인다.

직장인 동생이 고뿔에 시름시름 앓고 있어서 비 오는 날 차를 몰고 마트에 갔다. 엄마가 부탁한 오이, 계란, 오렌지 등에 이어서 먹을만한 게 있는지 더 살펴본다. 그저께 도축한 소고기가 할인 중이다. 29,000원이지만 가격 대비 양이 다른 곳서 사는 것보다 왠지 넉넉해 보인다. 유통기한은 내일까지. 그 안엔 먹을 것 같다..


..라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안 먹고 있어서 결국 오늘 저녁에 구워 먹으려고 벼르고 있다. 식구들이 육고기를 선호하지 않는 탓도 있다. 비싸서 자주 못 먹은 게 그냥 습관이 된 것일 수도 있다. 각종 야채와 과일을 더 자주 즐겨먹는다. 리고 아버지와 나에게는 밀가루 음식이 소고기보다는 더 당기는 음식이다.


저녁에 소고기를 처치해야 된다는 계획을 세워놨는데, 깜박 잊고, 점심에 사 온 샌드위치에 이어 컵라면까지 먹어치우고야 다시 생각이 났다. '아, 소고기 먹어야 하는데...'

참... 어제 그제 저녁에 계속 닭고기는 열심히 먹었건만...

냉장고의 소고기는 닿지 않는 손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아... 지금 배도 부르고 괜히 양이 많은 걸 샀나 생각하기도 한다. 소고기를 조금이라도 많이 먹고 나면 가족들은 속이 니글니글하다고 한다. 물론 항상 각종 야채와 재래기랑 같이 먹음에도...

엄마 말마따나, '안먹어볼실하니 잘못묵는'거 같다. 어려서부터 LA갈비를 뜯고 소불고기를 종종 먹으면서 자랐으면 소고기~소고기~노래를 부르려나.

우리 집보다 형편이 괜찮은 사촌동생이, 명절 때 모이면 다른 것은 안 먹어도 고기반찬이 나오면 바로 순삭 해버리는 걸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에휴~ 소고기 굽는 것도 귀찮당~ 후추를 좀 쳐야겠다.

하필 할인하는 소고기를 사서 빨리 먹어야하니...




작가의 이전글오래전 읽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