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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한 달 살기: 아이와 여행

아이와 추억 만들기

by By N

2023년 크리스마스를 핀란드 헬싱키에서 보내기로 했다.

아이와 단둘이!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시작해 1월 22일까지 한 달간 핀란드에서 지내면서

현지 생활을 미리 체험해 보려는 계획이다.

겨울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아이의 모든 학원을 1달간 쉬기로 했다.

핀란드에서의 한 달을 온전히 둘만의 시간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왜 겨울을 선택했냐고?
그건 내가 겪었던 겨울이 가장 인상적인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가 핀란드에서 평화롭게 잘 지낼 수 있을지 궁금했고,

이 기회를 통해 아이의 학교 계획도 새롭게 구상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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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행 비행기는 #finnair #핀에어 로 인천공항에서 밤 9시 반에 출발, 새벽 5시 헬싱키에 도착이다.

자면서 가면 무난할 수 있다.


긴 밤과 짧은 해, 그리고 눈이 많은 핀란드 겨울의 매력을 아이와 함께 경험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두근두근"한 핀란드에서 한 달을 고스란히 기록해 보겠다.

헬싱키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5시 반이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아침 시간에 버스와 기차가 운행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추운 겨울 아침 헬싱키 도착 후 일정에 차질이 있다 보니,

내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비싼 택시비가 신경 쓰여서 한 번도 택시를 타고 헬싱키 시내에 간 적이 없었는데,

추운 겨울 아침, 아이와 2시간을 기차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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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정류장에서 대기 중인 차에 훌쩍 올라탔다. 왠지 안심이 되었다.

중동 출신으로 보이는 친절한 택시 기사님은

크리스마스 연휴와 헬싱키 내 파업으로 대중교통이 대부분 멈췄다고 설명해 주셨다.


새벽 6시, 크리스마스 날 아침의 헬싱키는 차가운 눈바람과 정적이 감돌았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지내는 동안 첫 일주일은 스칸딕 마스키 호텔 #MarskibyScandic 에서 묵기로 했다.

그 후 15일 정도는 예전 회사 친구의 아버지 작은 침대가 구비된 개인 사무실에서 지낼 예정이다.


참고로 호텔 예약 전에 장기 투숙에 대해 문의했고, 20% 정도 할인을 받고 7일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혹시 오랫동안 묵을 계획이라면, 미리 호텔에 (이메일: marski@scandichotels.com )

연락해서 문의해 보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장기 투숙 계획이 있다면 시도해 봐도 좋겠다.


https://www.scandichotels.com/hotels/finland/helsinki/marski-by-scandic/gallery


호텔에 짐을 풀고 나니 오전 11시 정도 되었다. 해가 짧은 핀란드에서는 오후 3시가 넘어가면 금세 어두워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첫날 일정으로 더 어두워지기 전에 근처에 있는 #수오말리나섬 (Suomenlinna)에 가보기로 했다.

헬싱키 항구에서 쾌속 배 셔틀로 약 15분 정도면 가볼 수 있는 이 섬은 멋진 역사적 장소로 유명하다.

혼자 3년을 지낼 때도 갈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와 함께 있으니 왠지 가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우리는 배를 타고 설레는 첫날의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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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suomenlinna.fi/en/



막상 수오말리나 섬에 도착하니

(오늘) 크리스마스 당일이 휴일이라,

카페들이 문을 많이 닫았고 기념품이나 선물을 파는 상점도 영업하지 않았다.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의 휴일을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였다.


눈발이 흩날리고 바닥은 눈과 얼음이 같이 엉겨 미끌거리며 얼어붙어 있었지만,

오랜 성벽과 다리들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헬싱키로 돌아가는 다음 배를 기다리는 동안, 40분간 섬 주변을 걸으면서

아이가 요즘 푹 빠져 있는 로블럭스 게임 유튜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던 거지...

처음 듣는 이야기가 무척 낯설었다. 아이가 이걸 좋아하는구나. 발견하게 된 시간!


아이는 정말 목청껏 열을 다해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데,

추운 바람과 함께 귀가 따가울 만큼 소리가 쨍쨍거렸다.


너와 여행하려면,
잘 들을 준비를 해야겠구나!

추운 바람 한껏 맞으며 수오말리나 섬을 걷다가 돌아오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 있었다.

Marski 호텔에서는 특별 저녁 이벤트로 크리스마스 뷔페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망설임 없이 저녁 뷔페 선택!


한 사람당 9만 원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에 무한 리필이라니,

룰루랄라~ 배불리 먹을 생각에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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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대로, 호텔 마르스키 스칸딕 1층 식당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되어 있었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가수의 캐럴을 들으며 특별한 저녁 시간을 보냈다.

메뉴는 크리스마스다운 특별한 요리들로 가득했다.

핀란드에서 연휴에 준비하는 전통 음식들.


#핀란드전통음식 을 맛보는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와인 한잔 마시다 보니, 마음이 기분 좋게 뜨끈해진다.


링고 베리와 무스(엘크) 고기를 갈아서 만든 페이스트 (Moose pate with lingonberry preeserve)
Herring selection (절인 생선 모음)
Rainbow trout, black salsify puree (구운 무지개송어, 검은 살시피를 부드럽게 갈아낸 크림소스)


아이는 처음 보는 메뉴들에는 잘 손을 대지 않았지만,

무스 같은 디저트와 다양한 종류의 햄은 즐기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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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가 되는 춥디 추운 겨울날,

무사히 헬싱키에 도착해서 아주 특별한 핀란드 살기 첫날이자 크리스마스를 보낸 것을 축하했다.


아이와 함께 지낼 앞으로의 한 달이 기대된다.


숙제를 해라, 학원에 가라, 학교에 가라.
늘 엄마의 ~해야 한다 대화가 아닌
좋다. 맛있다. 즐겁다로 가득한 소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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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는 핀란드에서 어떻게 연휴를 보냈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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