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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교육- 스웨덴 학교 체험

아이와 핀란드 한 달 살기

by By N Nov 06. 2024

이른 아침 7시, 아이와 함께 핀란드의 초등학교 체험을 하기로 한 날이다.

오늘 방문할 학교는 'Swedish Preschool'이었는데, 유치원부터 9학년까지 다니는 학교로, 스웨덴계 아이들이 주로 다닌다. 한국 초등학교 6학년과 유사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곳이다. 학교는 헬싱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에 위치해 있어 기차를 타고 20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야 했다. 


아침 일정이 바쁜 오늘은 시내 호텔(Scandic Marski)에서 뷔페로 아침 식사를 했다.

조식으로 푸짐하게 아침 식사를 해보았다. 통통한 소시지, 베이컨이 가득한 든든한 핀란드 아침 콘셉트.

내가 해주는 브로콜리, 계란 프라이와는 비교가 안 되는 푸짐함에 아이는 대만족이다.


먹고 또 먹고, 배부를 만도 하다만, 3 접시 째 크루아상을 먹고 있다. 

자동 연발하는 감탄사.

우왕 맛있다~

난 아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불러왔다. 

처음 찾아가 봐야 하는 학교이고,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 걱정되고, 

학교 방문을 허락해 주신 선생님을 처음 만나게 되는 길이라 나의 배는 긴장감으로 "빡빡"하게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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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함께 일했던 일본 동료 Michi는 내가 핀란드 초등학교가 궁금하고, 아이에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말을 듣더니, 친절하게도 본인의 딸과 아들이 9년간 다녔던 스웨덴 계열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를 소개해주었다.

그의 아이들은 졸업한 지 5년이 지나서 이미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친하게 지냈던 선생님을 연결해 주고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덕분에 2일간 수업을 같이 들을 수 있는 근사한 기회가 생겼다. 


옛 동료의 친절한 마음과 스웨덴 학교 선생님의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설렘과 긴장 속에서 스웨덴 학교 가는 길


학교의 정식 명칭은 Preschool Malmgårds förskola  (위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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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중앙역 (Rautatientori)에서 P라인 기차를 타고 35분 정도 올라가야 했다. 

기차 타고 가는 길 (교통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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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곳이고 아침 8시부터 수업이 시작이라, 이른 아침부터 심장이 쿵쿵쿵 뛴다.

기차는 놓치면 큰일이고, 내려서 길은 구글 맵으로 찾아가야 하고. 

다행히 클라우스 선생님이 역으로 마중을 나와준다고 해서 길 찾는 걱정은 덜었다. 휴~


학교는 네가 가는데 
긴장은 내 몫이구나...

이모티콘-일러스트-그림책작가이모티콘-일러스트-그림책작가

아침 햇볕이 들어오는 기차 안, 어쩌면 아이도 긴장이 될지도 모르는데, 왠지 즐기는 느낌이다.

닌텐도와 함께 게임에 집중하는 중이시다. 

엄마(나)와 달리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아이를 보니 웃음이 났다.

가기 싫다고 하거나 낯선 상황에 걱정을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 행. 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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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생님 성함은 Klaus(클라우스) 

오늘과 내일 이틀간 딸아이를 위한 수업을 기획하셨다고 하니 설렌다.

3일 전에 미리 왓츠앱으로 미리 알려주신 일정은 아래와 같았다.  

점심 먹고 오후 1시 15분이면 일정 끝!? 


학교 일정 (1일 차)

8:15-9:45 Lessons 1-2 - 운동

9:45 Break 

10:00 Lesson 3

10:45 Lunch (free of cost)

11:30 Lesson 4

12:30-13:15 Lesson 5 (end of day)      


보통 평일 오후 2시 전에는 모든 학과 일정이 끝난다고 한다. 

오후에 수영을 다 같이 하러 갈 때는 더 일찍 수업이 끝나기도 한다고...

한국 초등학교에 비하면 참으로 설렁설렁한 수업 일정이었다. 11살 아이의 한국 일정은 꽤나 빠듯한 게 현실이다. 

매일 방과 후 수업, 영재 수업, 영어, 수학학원 수업까지 연결되니,

저녁 7시 반은 되어야 일정을 끝내고 집에 들어온다.


그에 비해 핀란드 아이들은 풍족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 아이들은 참 여유 지고 신나겠다.

나는 아이가 그런 핀란드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바람이 크다.



스웨덴 학교 분위기와 아이들의 모습


1학년부터 9학년까지 다니는 학교라, 작고 아담한 유치원생 느낌의 꼬마아이들도 꽤 많이 보인다.

1-2학년으로 보이는 이 귀여운 아이들은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차례대로 들어왔다.

겨울이라 바깥이 미끄럽고 춥기 때문에, 안전모, 장갑, 털모자 등 튼튼해 보이는 겉옷을 잘 갖춰 입고 있었다.

외투 걸이, 신발장 앞에서 스스로 옷을 걸고 가방을 정리하는 모습이 씩씩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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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식당은 아담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모든 식사는 무료였다.

오늘 점심 메뉴는 보통의 북유럽, 핀란드 식사에 보이는 요리들이었다.

으깬 감자, 채 썬 당근, 토마토 위주의 야채샐러드, 미트볼, 호밀빵, 버터, 흰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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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감자를 거의 안 먹는 편인데, 희한하게 여행 오면 으깬 감자가 유독 맛있다. 버터를 많이 넣었을까?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 같다..


여기 사진에는 없지만, 점심시간에 어떤 광경일까 궁금해서 들렸었다.

옷 여기저기 묻혀가며 코 훌쩍이며 우왕좌왕 식사하는 어린아이들이 보였다. 깔끔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 눈에는 버터 바른 커다란 호밀빵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이 그저 귀여워 보였다.



아이의 스웨덴 수업 체험


Preschool Malmgårds förskola 학교는

부모가 스웨덴 출신이고 핀란드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Preschool이라서

주로 스웨덴 말로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오늘과 내일 한국에서 온 딸아이를 위해 영어로 수업하신다고 했다.


배려해 주시는 상황이 너무 감사하고, 꿈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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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아이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실제로 한국 사람을 본 적은 없어서
우리가 방문하는 것이 '선물'이라고 하셨다.

  감.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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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실을 둘러보고 아이는 강당에서의 운동시간에 참여했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아이가 혹시 중간에 나올까? 걱정이 되었는데,

가만히 지켜보니 놀이하는 분위기의 체육 시간이라 아이가 곧 적응하는 분위기였다.

주사위 공을 돌려가며 서로 어색함을 잊고 활동에 잘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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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이에서 빵끗 웃는다.
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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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나는 선생님들이 계시는 휴게실에서 아이를 기다린다. 창밖을 보니 아이들이 모두 나와있다.

궁금반, 걱정반, 

딸아이는 뭘 하고 있을까 슬쩍 지켜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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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밖에 나가는데 아이는 이미 몇 명의 여자아이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었다.

와. 신기하다. 다행이다.

스웨덴 아이들이 조금 더 적극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한국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먼저 말 걸고 친절하게 다가와주니 참 고맙고 안심이 되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아이는 닌텐도 게임 이야기로 "통했다"라고 했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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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수업 체험, 핀란드와 한국의 만남


점심 후 오후 수업이 시작되었고, 

나는 선생님의 권유로 직접 수업 상황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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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서 아이는 나에게 엄지 척을 한다. 즐거운 모양이다. 

컴퓨터로 엑셀을 사용해서 통계, 그래프를 연습한다고 하셨는데,

영어로 수업이 되는 상황에서도

불안해하지 않고, 선생님 설명을 잘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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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에 핀란드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발표를 시키신 모양이다.

한국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나라 국기를 그려달라고 하신 것 같았다.

아이는 떨지도 않고 쓱쓱 나와서 태극기를 그린다.

그리다 지우다 그래도 잘 완성을 해가는 아이, 기특하다!

어려운 국기 오괘를 저걸 다 기억하고 있구나? 내심 놀랐다. 사실 나는 잘 기억을 못 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색하고 긴장될 것 같은데, 씩씩하게 서서 모두의 시선을 즐기는 모습이 볼수록 신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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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참여하는 너에게
물개 박수를!!

일러스트-마음작가-이모티콘-그림책작가일러스트-마음작가-이모티콘-그림책작가

수업이 끝나고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아이들끼리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는다. 5-6명이 둘러싸고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있었다. 


왁자지껄! 우리 내일 또 만나! 

내 얼굴을 보자마자 왓츠앱을 깔아달라고 아이는 이야기한다. 내가  데이트 신청을 받은 듯 떨리고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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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오늘 처음 보는 스웨덴, 핀란드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낯선 문화를 만났다.

밝은 표정 뒤로 어떤 기분을 느꼈을까?


아이가 체험하고 싶은 열린 마음만 준비해 준다면, 

내가 뜻이 닿는 대로 다양하고 새로운 세상을 더 만나게 해주고 싶다. 더 보여주고 싶다.


2일 차 수업은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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