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 그 어딘가

by 작심몽실

3년 전 '산 입에 거미줄 칠까'를 당차게 외치며
7년의 지겨운 주말부부를 끝내고 부부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자던 꿈과 열정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쉴 틈 없이 도전장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나은 미래가 온다면,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자는 각오였기에 비록 꿈꾸고 기대했던 것에 비해
지금 당장의 결과가 초라할지라도
매번 새로운 희망회로를 돌리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네가 이래도 꿈을 꿔?"라고 비웃기라고 하듯
우리가 외쳤던 구호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서로 외기러기 신세를 택하도록 만들었다.
주말부부를 끝내려 했던 우리의 꿈이 괘씸했는지 이번에는 '한 달 부부'가 되었다.


삶은 왜 이리 모순 덩어리일까?




9월 초에 타지로 일을 갔던 남편은 10월 초 추석연휴가 되어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다.
다툼 한 번 없는 부부는 아니지만 떨어진 시간만큼 애틋함의 게이지가 차올랐는지
일주일의 추석연휴가 속된 말로 순삭 했다.

연휴가 끝나고 오늘 아침 또다시 멀고 긴 남편 출근길 배웅을 하는데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 밥은 먹고살아야 한다는 이성,
이 냉정과 열정 사이 어딘가를 떠다니는 마음이 허했다.
아마도 일주일 동안 같이 붙어있던 남편의 부재 탓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쥐뿔도 없지만 함께 하면 다 괜찮을 줄 알았다.
퇴사를 하더라도 뭐든 해서 먹고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 '뭐든'이 주변에 널려 있어 그저 내가 선택하면 되는 줄 알았다.

카페창업을 하면서 처음부터 대박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둘이 먹고사는 데는 지장 없을 만큼 벌자는 소박한 꿈을 꾸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원대한 꿈이었다는 것을 매일 깨닫고 있는 나날이다.

그래도, 현실아, 네가 아무리 비웃어봐라.
우리는 굴하지 않고 살아.
힘들다면서도 죽을 때까지 냉정과 열정 사이의 널뛰기를 즐기고 있겠지.

울다, 웃다, 가끔 너한테 욕도 하고 말이야.
우습고 어이없고 화도 나지만

그게 삶이려니 하며 또 살겠지.


그러니 오늘도 힘찬 기합 넣고 시작하자.

아자!!! 멜랑꼴리한 기분 꺼져!!!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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