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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Jun 18.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마흔셋

 머뭇머뭇 : 양파 3집, 개구리 연못 속의.. 날다 - 1999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데뷔 후 최단시간
방송 3사 1위를 한 최연소 가수.
 
1997년 17세 나이로 혜성처럼 K-Pop에 데뷔하여 방송 3사에서 모두 1위를 한 '앙파'의 데뷔앨범 '애송이의 사랑'


1996년 말, 17세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앳된 가수가 데뷔한다.


그리고 이 가수는 몇 개월 지나지 않아 KBS를 시작으로 방송 3사의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최단시간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최종 왕중왕이 되어 1위를 강제로 내어주어야 할 때까지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바로 가수 양파의 이야기다.


양파의 인기는 아마 그룹 형태의 비주얼과 퍼포먼스 중심이었던 1세대 아이돌이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시기, 독창적인 보컬 음색을 가진 정통 R&B 발라드로 승부한 전략이 K-Pop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장르적 차별화 전략도 전략이지만, 82만 장이 넘는 높은 판매를 기록했던 양파의 앨범은 어쩌면 음악적으로는 무모하기 그지없었던, 리스크가 굉장히 높았던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앳된 17살의 앙파의 음악 활동 모습.


당시 K-Pop의 R&B 시장은 이제 막 태동되는 시기였는데, 이렇다 할 여자 가수가 없었던 상황에 앨범에 참여한 모든 프로듀서/뮤지션을 미국인으로 구성하고, 당시 K-Pop의 스타일이 아닌 정통 미국형 R&B를 추구하는 위험성 높은 전략을 시도한 것이다.


이 앨범이 정통 R&B 앨범이냐고 하면 사람마다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여성 R&B 보컬과 음악을 국내에 정착하게 한 수작임은 말할 것도 없고, 결론적으로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모두 성공을 거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양파는 수능시험 도중 시험을 포기하게 되는 아픈(?) 사건을 겪고, 너무나도 급하게만 보였던 2집 앨범을 발매하게 되는데, 실패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기대했던 1집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대부분의 1집의 메가히트를 경험한 가수들이 2집에서 그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게 되면, 그대로 좌절하게 되거나, 음악적 변신을 시도하다 쓸쓸히 사라지는 냉혹하고도 가혹한 대중음악 현실의 결과를 많이 마주하게 되는데, 1999년 앙파는 이전과는 전혀 그 느낌이 다른 3집, '개구리 우물 속의.. 날다'를 대중 앞에 선보이게 된다.


그리고 양파의 앨범 중 가장 높은 수작으로 일컫게 되는 이 앨범, 그리고 타이틀 곡 'A'DDIO'는 또 다른 메가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가장 잘 나갈 때,
한 번의 쉼.


그리고 그녀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미국 '버클리'로의 유학을 결정한다. 


양파의 최근 활동 모습


3집 앨범이 이전 앨범과 다른 점은 이제껏 앙파를 지탱했던 R&B 장르적 탈피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김현철, 조규만, 조규찬, 이승환(Story), 신재홍 등의 당대 걸출한 다양한 프로듀서들과의 콜라보는 물론, 이때부터 앙파가 능동적으로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하여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이런 그녀의 음악적 몸부림은 앨범명 '개구리 연못 속의.. 날다'만 봐도 너무나도 극명하게 잘 표현되어 있고 그 당시 그녀가 얼마나 처절했는지 이해가 충분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의 잠깐 쉼'의 유학은 이 때 교류를 시작했던 '김동률' '이적' 등과 같은 음악인들의 영향이 컸다고도 한다.


오늘 소개할 숨은 명곡 마흔세번째는 양파 3집에 수록된, 이지은 작사/김현철 작곡/편곡의 '머뭇머뭇'이라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정통 보사노바로, 보사노바 특유의 리듬과 함께 어쿠스틱(클래식) 기타로 시작된다.


이게 양파 목소리야?


모든 힘을 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양파의 목소리, 어쩌면 몽환적이라고 까지 느껴질 듯한 양파의 보컬이 잔잔한 재즈의 선율과 함께 귀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자유롭게 노래 전반에 흥얼거리듯 멜로디를 담아내는 트럼펫의 솔로도 멋드러지만 하다.


또, 무심한 듯 기교없이 함께 부르는 김현철 특유의 보컬도 양파의 음색, 그리고 노래와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데 마치 이미 서로의 맘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서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머뭇대는 오래된 친구사이인 것만 같기도 하다. 


사실 난 고백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건 아마도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상처, 그리고 혹시 해칠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스러움 때문이었을 텐데, 그냥 자연스럽게 어느새 서로의 맘을 이해하고 연인이 되기만을 기대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내 맘대로 조절되는 게 아니라서, 그녀/그 앞에선 그냥 가슴이 쿵쾅대고 또 머뭇거리게 되고, 어쩌다 나를 빤히라도 쳐다보기라도 할 때면 혹시 날 좋아하는 건 아닐까 착각하기도 하게 된다.


바로 이노래와 같이...


이젠 연애세포가 모두 비명횡사한 지 오래돼서, 이런 감정이 언제 무덤을 헤쳐 나와 나를 부활하게 할지는 모르지만, 이 노래를 듣다 보면 아련히 순수했었던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나 가끔은 피식 웃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머뭇머뭇, 어떻게 친한 척을 해야 할지...
= 사랑 맞습니다!




머뭇머뭇

양파, 3집 개구리 연못 속의.. 날다 - 1999


작사 : 이지은

작곡 : 김현철

편곡 : 김현철

노래 : 양파(feat. 김현철)


머뭇머뭇 거려요 뭘 망설이는 지

왜 이럴까요 어떻게  친한 척을 해야할 지

음-- 놀라지 않기예요 


머뭇머뭇 거려요 할 말이 있는데

나도 모르죠 웃음만 자꾸자꾸 나네요

음----놀리기 없기예요


요즘 유난히 뻔히 보네요 그런 그대를 오해하게요

아무 뜻 없겠죠 그렇겠지요 그럼 그렇죠


머뭇머뭇 거려서 나 우스운 건가요

맨날 혼자서 연습만 해 보는 거 이런 게 

음-- 사랑이란 거 맞죠?


사랑이란 거 맞죠?

사랑이란 거 맞죠!!!!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yT2Kbt5yD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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