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이에게 : 김성욱 1집 -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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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마!
1995년 어느 늦은 가을, 한통의 전화가 친한 친구로부터 걸려왔다.
그리고 지금도 난 그때의 그 황망함을 잊을 수 없다.
도대체 성재형이 왜?
1995년 11월 19일 '말하자면'이라는 노래로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마친 한국 K-Pop의 레전드 그룹 듀스의 전 멤버였던 김성재는 그다음 날인 11월 20일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나는 듀스의 멤버 고 김성재의 친동생인 김성욱과 오랜 친구였기에, 11월 20일 그날의 믿기지 않는 사건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 다른 사람들 보다 더 했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그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었던,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가장 미스터리 한 의문사 중 하나로, 남게 된다.
K-Pop 역사의 Hip-Hop을 이야기하면서, 전설적 레전드 그룹 듀스를 빼놓을 수 없다.
힙합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미국 흑인 힙합을 소개하고 결국 자신만의 한국형 음악 세계로 만들어간 프로듀서 이현도, 그리고 너무나도 앞서 갔던 천재적 스타일러 김성재의 다재다능했던 끼와 재능, 그리고 이들의 결과물들은 춤으로, 랩으로, 음악으로 K-Pop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왔는데, 이는 새삼스럽게 글로 적기가 민망할 정도로 우리에게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듀스는 그냥 레전드입니다.
오늘 소개할 마흔네 번째 숨은 명곡은 이현도 작사/작곡/편곡으로 1997년 고 김성재의 동생인 김성욱의 데뷔앨범에 실린 '상처받은 이에게'라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김성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인데, 이현도 1집인 D.O에 실려있는 '친구에게'가 하나뿐이었던 음악적 동반자이자 친구였던 김성재를 사랑하는 이현도 자신의 노래라고 한다면, 이번 노래는 그의 동생 김성욱을 위한 형으로서의 이현도의 위로가 고스란히 녹아져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듀스의 해체 이후 이현도는 보다 프로듀서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하게 되는데, 모두 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지누션, 엄정화, 룰라, 유승준, 김범수, 김종국 등 국내 Top 뮤지션들의 노래를 프로듀싱하게 되고, 대부분의 그의 손길을 거쳐간 노래들은 메가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김성욱 1집, 그리고 이 노래의 경우는 아쉽게도 큰 흥행에는 못 미친 결과를 가져왔기에, 어쩌면 가장 덜 알려진 그의 노래일 수 있을 것이다.
김성욱, 그의 데뷔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아마 김성욱 본인의 뜨거운 의지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긴 조금 어려울 듯하다. 아마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 주변 이해관계자, 팬들의 아쉬움들이 그를 어렵게 가수로 데뷔하게 했었던 것 같고, 어쩌면 그도 그저 그렇게 휩쓸렸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김성욱이 뛰어난 뮤지션 혹은 프로듀서, 타고난 댄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의 데뷔를 말리지 못했다. 절친이였던 나조차도 말이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난 그가 틈틈이 활동했었던 모델과 같은 일들을 꾸준히 했었으면 어땠을지 참 아쉽기도 하다. 그는 형이 물려준, 어떠할 때는 그를 넘어설 뛰어난 스타일 감각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자기만큼이나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을 절친 동생에게 전하는 이야기로, 말없이 어깨를 툭툭 두드리듯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내 아파했던 그 모습을
그대의 눈에서 난 다시 봐요
그리고 훌륭한 보컬리스트라 할 수는 없지만, 매력적인 탁성을 가지고 있는 김성욱의 담담한 노래가 온전히 그 슬픔을 담아내 듯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노래의 백미는 노래가 끝나가는 그 무렵, 시작되는 이현도의 코러스와 같은 후렴 노래인데, 마치 친구 동생 앞이기에 참아왔던 감정이 터트려져 나와 울먹이듯 부르는 소절을 듣고 있노라면 친구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생생하게 전해져 참 먹먹해지기도 한다.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김성욱은 2017년 자신의 아내를 말기암으로 또다시 떠나보내게 된다.
친구로서 그의 굴곡 많은 인생이 참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세상은 참 흉흉하고 인정머리 없어서, 우린 그 무겁고 힘든 짐에 쓰러져 더 이상은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을 때가 많다. 나와 같은, 아니 내가 겪었던 슬픔과 괴로움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필요할 때, 이 노래가 작은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행복들은 또다시 그댈 찾아와
미소 지을 거예요
작사 : 이현도
작곡 : 이현도
편곡 : 이현도, 정진호
노래 : 김성욱
슬픈 그 눈이 무엇을 말하는지 난 알죠
내 아파했던 그 모습을 그대의 눈에서 난 다시 봐요
그대 가진 상처 전부 어루만질 순 없지만
여태껏 눈물 흘려도 쉽게 지울 수 없다는 것은 나 이해하죠
오 그대여 그대도 역시 그렇겠죠
혼자서 다시 또 새로운 하루를 맞는 것이 때론 너무나 힘이 들죠
그대 가슴속에 멍울져 있는 깊은 슬픔들
지니고 살아가는 그런 방법을 그대는 배우게 될 거예요
오 그대여 그 속에서도 행복들은
또다시 그댈 찾아와 미소 지을 거예요
더 이상은 상처받아서는 안 돼요
잊지 못할 슬픔이 가끔은 그대를 울린다 해도
그대 곁에 남겨진 추억을
그대 곁에 숨 쉬는 사랑을 기억해요
바라봐요 이제 그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날들 속에 환희의 순간을 오 기쁨들을
오 그리고 언제나 곁에 함께할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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