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너에게(초판), 부활 5집 불의 발견 - 1997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Never Die,
K-Rock의 살아있는 레전드
"Rock will never die!"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을 테지만, K-Pop 모든 장르를 통틀어 이렇다 할 큰 공백 없이 아직까지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그룹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난 K-Rock의 레전드 부활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38년 동안 부활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부활=김태원'이라는 나름의 합리적 공식이 있었기에 잦은 멤버 교체나 휴식기에도 그의 강인한 의지하나로 버텨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말장난 같은 말이 되겠지만, 부활의 팬으로서,
그들은 다시 살아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죽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1985년, 부활은 그룹의 전신이었던 '디 엔드'에 시나위에서 탈퇴한 김종서가 합류하게 되면서 새로운 밴드 이름으로 개명하여 결성되게 되는데, 이후 출중한 연주실력과 공연 매너로 공식 데뷔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일명 공연의 성지 중 하나였던 '파고다 예술관'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고, 일명 3대 Rock/Heavy Metal Group이라 일컫었던 시나위, 백두산과 함께 젊은 마니아층의 두터운 사랑을 받게 된다.
그룹 운영과 음악적 견해 차이로 데뷔앨범인 1집을 준비하던 차에 김종서, 그리고 현재 국내 최고의 베이시스트로 불리고 있는 이태윤이 탈퇴하게 되고, 당시 동네 후배였던 이승철과 버클리 1세대라 불리는 베이시스트 김병찬이 새롭게 멤버로 들어오게 된다.
https://brunch.co.kr/@bynue/128
그리고 그들은 역사적인 1집인 'Rock Will Never Die'를 이듬해인 1986년 발표하게 되는데, 부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이 메가 히트하게 되어 부활은 높은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다.
이러한 1집의 인기와 함께 승승장구하던 부활은 이승철, 김태원을 제외한 멤버 전원을 교체하고 서영진(키보드), 정준교(베이스), 김성태(드럼)를 영입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명반이자 회상 I, II, III, 슬픈 사슴 등 명곡들이 수록된 2집, 'Remember'를 1987년에 발매하게 된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감옥에 가게 된 김태원, 대중적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이승철의 솔로 독립으로 부활은 자연적 해체의 기로에 서게 되고, 이후 김태원은 이승철과 대적하겠다며 Game이란 그룹을 만들기도 하지만 큰 실패를 겪게 된다. 게다가 김태원은 1991년 두 번째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된다.
1992년 김태원은 친구의 소개로 만난 김재기를 보컬로 영입하고 김성태, 남정호와 함께 운명의 3집을 작업하게 되지만 음반의 완성을 마치지 못하고 김재기가 교통사고로 요절하게 되는 갑작스런 불운을 겪게 된다.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3집의 결과물들은 첫 데모 녹음이었지만 워낙 높은 수준의 보컬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기에 '사랑할수록'과 '소나기'는 그대로 3집 앨범에 실려 대중들에게 공개되는데, 앨범 발매 후 6개월간의 침묵의 시간이 흐른 뒤, 130만 장이 넘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려 부활은 완벽히 재기에 성공하게 된다.
3집은 부활의 첫 번째 부활을 만든
故김재기의 애절한 목소리가 담긴 명반!
김재기와 비슷한 목소리를 가졌던 동생 김재희를 영입하여 3집의 활동을 하던 부활은 김재희와 함께 4집을 발매하게 되지만, 김태원 본연의 색깔이 진한 매니아적인 음악으로 상업적으로 실패하게 되고 김재희는 부활을 떠나게 된다.
4집의 실패 이후, 미군부대에서 활동하던 박완규를 영입한 부활은 파워풀하고 높은 음역대를 가진 그의 보컬과 함께 진한 Hard Rock 장르가 강하게 스며들어가 있는 앨범인 '불의 발견'을 1997년 발매하고 상업적으로도 Lonely Night 등이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생활고로 인해 보컬 박완규가 팀에서 탈퇴한 뒤, 보컬 김기연을 영입하여 발매한 6집, 김기연 탈퇴 이후 이성욱이 보컬로 참여한 7집까지 부활은 지속되는 멤버 간의 불화와 기획사의 부도 등으로 또다시 기나긴 침체기를 겪게 된다.
서서히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갈 것만 같았던 부활은 기적적으로 2002년 초기 멤버이자 레전드 아티스트인 이승철을 새롭게 보컬로 맞이하여 8집 '새, 벽'을 발매하게 되는데 부활에 대한 깊은 향수와 그리움이 대중에게 통했던지, 이들의 결합은 엄청난 반향을 가져왔으며, 부활의 최대 명곡 중 하나로도 회자되는 타이틀곡 Never Ending Story가 지상파 음악 방송 1위는 물론 전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된다. 하지만 부활의 운영과 정체성에 관한 이승철과 김태원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그들은 또다시 이별을 하게 된다.
이후 정단을 보컬로 영입하여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의 OST로 큰 인기를 얻은 '아름다운 사실'이 수록된 9집, 부활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의 보컬을 담당했던 정동하가 참여한 10집~13집, 그 이후 김동명의 영입과 박완규의 복귀까지 부활은 한국 Rock의 레전드로 대중과 늘 함께 해왔다. 다만, 그들의 정규앨범이 2012년 13집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점이기는 하나, 2011년부터 가장 최근인 2023년까지 부활은 거의 매년 그들의 싱글 앨범을 만들어 대중 앞에 선보이는 왕성한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오늘 소개할 일흔두 번째 숨은 명곡은 1997년 발매한 부활 5집, '불의 발견' 초판에 실린 김태원 작사/작곡, 부활 편곡의 '작은 너에게'라는 노래이다.
부활 노래 중에
진짜 숨겨진 명곡이 있다고?
무슨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부활 5집은 초판으로 약 100여 장만 먼저 판매된 이후에 4번 트랙에 수록된 '작은 너에게'라는 노래가 수정 녹음된 후 정식 재발매되었는데, 이로 인해 초기 녹음하여 발매되었던 '작은 너에게'는 일부 마니아들을 제외하고는 대중적으로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초판버전과 공식버전은 완전히 다른 노래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노래의 가사, 편곡, 멜로디, 곡의 구성 등 모두가 상이한데, 특히나 공식버전은 2옥타브 B4가 최고 음인 반면 초판의 경우는 3옥타브 D#5로 구성되어 있어 극악의 난이도와 높은 고음을 소화하는 박완규 리즈시절의 보컬을 만끽할 수 있다.
두 노래 모두 김태원 특유의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가사와 멜로디가 훌륭하고, 또한 박완규의 미친듯한 보컬이 듣는 이로 하여금 잦은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명곡이 분명하니, 어느 곡이 더 좋은지는 말 그대로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인데, 다만, 앨범 발매 후 수정된 노래라면, 원곡자인 김태원이 의도하고 원했던 최종본은 공식앨범에 수록된 버전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니 이를 참고하여 감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두 버전 모두 좋은 건,
나만 그런 거야?
앞서 언급했듯이, 두 노래 모두 훌륭한 노래임은 분명하지만, 그 차이를 잠시 찾아본다면, 초판버전은 공식버전보다 첫 시작 음은 낮지만 최고음은 훨씬 높은, 보다 넓은 음역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고, 중간중간의 곡의 구성의 변화와 변주가 잦다. 공식버전의 경우는 보다 Hard 한 Sound 편곡이 매력적이고, 전반적인 음역은 초판버전보다 높긴 하지만 최고음은 낮으며, 멜로디와 편곡이 훨씬 더 간결하고 잘 정리되어 있고 대중적이어서 비교적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전형적인 Rock Ballard의 구성으로 어쿠스틱 기타와 Elec Piano로 시작되는 전주를 지나 박완규의 보컬이 시작될 즈음이면, 이내 부활의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에 취해 노래 속 미지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그 옛날 추억의 이야기가 가득한 아름다운 여인을 마주하게 된다.
너,
알고 있었잖아.
애써 외면해 왔던 사람이 있었다.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척했었다.
혹시 그녀가 상처받을까 봐, 그리고 사랑보다 더 좋았던 우리의 우정에 금이 가는 걸 두려워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나를 위해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기적으로 그녀의 감정을 이용했는지도 모른다.
말로 못한 얘기,
눈으로 지금 전할게
우린 완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언제나 깨닮음은 늦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동화 속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들처럼 항상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반짝이던 그 눈물이,
기도하듯 모은 손위에
빛으로 되어 머물러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포기하지 말자.
김태원의 주옥같은 가사가 내게 말하듯,
'나에게 전해 주던 작은 그녀의 사랑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 나에게 아름다웠다면...'
작사 : 김태원
작곡 : 김태원
편곡 : 부활
노래 : 부활
난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못한 얘기
나의 눈으로 지금 전할게
저 멀리 말이 없이 내 곁에 머물러
날 보던 너를 느끼곤 했어
나는 언제나 널 마음속에 있는 나를 봤어
나만을 오직 사랑해 온 널
감춰진 너의 두 눈에 반짝이던 그 눈물이
기도 하듯 모은 손위에 빛으로 되어 머물던
나는 언젠가 널 마음속에 있는 나를 봤어
나만을 오직 사랑해 온 널
감춰진 너의 두 눈에 반짝이던 그 눈물이
기도 하듯 모은 손위에 빛으로 되어 머물러
나에게 전해 주던 작은 너의 사랑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 나에겐 아름다웠어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참고 : '작은 너에게' 공식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BKU-jVbGsCU
난 항상 너에게 전하고 싶던 말로 못한 얘기를
나의 눈으로 지금 전해 볼게
저기 멀지 않은 곳에 긴 시간을 말없이 머물던
너의 시선을 난 느끼곤 했어
감춰진 두 눈에 반짝이던 눈물이
기도 하듯 모은 손위에 빛이 되던
나에게 전해 주던 작은 너의 사랑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 아름다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