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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Dec 31.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일흔하나

언제나 삶은, 김종서(feat. 낯선 사람들) 3집 - 1994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임재범이 좋아?
김종서가 좋아?


유치 찬란한 '아빠, 엄마가 좋아?'와 같은 질문도 아닌데, 어린 시절 이 정답 없는 질문을 친구들 서로에게 물었던 때가 있었다.


우린 진지했었고, 진심이었다. 어떤 때에는 날카롭고도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마치 거리의 갱스터의 일원이 된 마냥 임파와 김파로 나뉘기도 했다. 


시나위의 보컬리스트였고, 국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인 레전드 임재범(좌), 김종서(우)


한국 Rock, Heavy Metal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그룹 시나위, 그리고 이 위대한 전설의 그룹의 메인 보컬이었던 임재범, 그리고 김종서를 두고 설전을 벌였던 이젠 아득한 추억 속 희미함만이 남아 있는 그때의 이야기다.


임재범과 관련된 이야기는 숨은 명곡 스무 번째인 외인부대 '쥴리'에서 간단히 소개했기에, 잠시 미루기로 하고 오늘은 한국 Rock의 대중화를 이끈 레전드 아티스트, 김종서의 숨은 명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https://brunch.co.kr/@bynue/77


불운의 사나이였던 Rocker 김종서!


김종서는 그룹 시나위와 부활의 데뷔 이전 초대 메인보컬로 활동했었는데 안타깝게도 모두 임재범, 이승철에게 데뷔의 영광을 넘겨주게 된다. 1집 앨범의 성공의 기쁨도 잠시 갑작스러운 임재범의 군대 입대에 혼란에 빠졌었던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은 다시 김종서와 함께 1987년 2집을 발매하게 되는데 이는 김종서의 정식 데뷔 앨범이 된다.


1987년 김종서의 재합류로 발매된 시나위 2집 앨범 표지


시나위 2집은 1집 이후 신대철(기타), 강기영(베이스), 김민기(드럼)로 이어지는 탄탄한 연주 사운드와 완성도로 '새가 되어가리', '빈 하늘', 연주곡 '연착' 등이 크게 히트했고 한국 헤비메탈계의 최고 명반 중 하나로 평가받기도 한다.


음악적 견해의 차이로 시나위를 탈퇴한 김종서는 이듬해인 1988년 백두산의 리더 유현상이 슈퍼밴드로 기획한 그룹 '카리스마'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때의 김종서의 보컬은 완성형으로 3옥타브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유려한 실력의 정점을 찍게 되기도 한다.


김종서가 1988년 참여한 그룹 카리스마 1집 앨범 표지


밴드의 처우에 따른 불만 등 기획사와의 불화를 겪은 그룹 카리스마는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집을 끝으로 멤버가 탈퇴함에 따라 해체되었고, 3집의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신대철은 김종서에게 시나위 4집의 참여를 부탁하게 되는데, 이때 새롭게 영입된 베이시스트가 바로 서태지이다.


1990년 발매된 시나위 4집 앨범 표지


시나위 4집은 대중성을 겸비한 시나위의 최대 히트 앨범이라고도 불리는데, 연습실에서 김종서가 중얼거리는 것을 보고 신대철이 단 몇 분 만에 함께 해보자고 만들어진 시나위의 최고 히트곡이자, 김종서 2집에도 실려 전 국민의 히트송이 되어버린 '겨울비'가 수록되어 있다.


최고의 작품은
꼭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는 것은 아닌 듯!


보다 대중성을 원했던 김종서와 헤비메탈 본연의 강력한 사운드를 원했던 신대철과의 음악적 견해 차이는 이번에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김종서와 서태지의 탈퇴를 불러왔다. 그리고 김종서는 1992년 솔로로 전향하여 그의 첫 번째 앨범을 발매하게 된다.


김종서 1집의 앨범에 수록된 '대답 없는 너', '지금은 알 수 없어' 등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어 각종 차트에서 1위를 하는 이변(?)을 만들어 냈으며 아직 매니아적인 측면이 높았던 Rock이라는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K-Pop 역사상으로도 의미 있는 밀리언셀러 앨범으로 회자되고 있다.


한국 Rock 음악 대중화의 선구자가 된 김종서는 1993년 김종서 앨범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2집을 발매하게 되는데, 위에서도 잠시 언급한 '겨울비'가 일명 폭발적인 반응과 히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후 김종서는 1994년 3집 앨범을 발매하게 되는데, 지금이야 이해도 수긍도 되지 않는 헛웃음만 나오는 가슴 아픈 역사이지만, 당시 김종서의 긴 머리 등 외모의 불량함을 지적했던 방송사와의 갈등 때문에 오프라인 콘서트 등에 집중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못한 비운의 앨범이 되고 말았다.  


김종서는 서태지가 함께 참여한 Free Style, 성형수술 열풍을 비판한 플라스틱 신드롬이 수록된 4집(1995), 추락천사와 아름다운 구속의 수록된 5집(1996), 에필로그, 서바이벌 게임이 수록된 6집(1998), 광고 등에 삽입되어 인기를 끈 러빙유가 수록된 7집(1999), Starry Night, 절대사랑이 수록된 8집(2001)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속되는 앨범판매 부진에 김종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기존에 만들었던 모든 곡을 버리고 새롭게 9집을 위해 노래를 다시 만들게 되는데 이 앨범이 2005년에 발매된 그의 마지막 정규앨범 No.9이다. 하지만 이미 많이 달라져 버린 K-Pop 시장의 유행과 흐름에 이전 앨범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두게 된다.


그는 2008년 싱글 앨범 발표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2023년 그의 두 번째 싱글앨범인 In my life를 발매하여 여전히 그의 음악적 재능과 열정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하였다.


모든 곡을 자신이 작곡한
K-Pop의 영원한 Rocker!


김종서에 대한 평가를 듣다 보면 당연히 저마다의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겠지만, 일부 공동 작곡이 있긴 했어도 모든 곡을 자신이 작곡하여 불렀다는 점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이를 두고 고집불통이라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1992년 데뷔에서부터 2023년까지 김종서가 발표한 정규 앨범 9장, 싱글 앨범 2장의 표지


오늘 소개할 일흔한번째 숨은 명곡은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와의 어이없는 이견으로 묻혀져 버린,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앨범인 김종서 3집에 수록된 한경혜 작사, 김종서 작곡/편곡의 '언제나 삶은'이라는 노래이다.


작사가 한경혜는 김종서의 또 다른 메가 히트곡 '아름다운 구속'을 포함해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 년', 김건모 '사랑이 떠나가네', 드라마 '종합병원' 주제가 '혼자만의 사랑' 등 음반의 총판매량이 무려 2000만 장이 넘는 유명 작사가이자 소설가이며, 김건모, 브라운 아이즈, 신승훈, 임상아, 임창정, 조성모, 쿨, 토니 안, 버즈 등의 K-Pop의 Top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했다.


이 노래는 본 숨은 명곡에서도 자주 등장한 반가운 이름, '낯선 사람들'이 함께 아카펠라로 노래 초입 부분을 함께했는데, 이 앨범에서 김종서의 가졌던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일흔한번째 숨은 명곡인 '언제나 삶은'이 수록된 김종서 3집의 앨범 표지


간들어지는 김종서의 솔로 보컬로 시작되는 노래는 이상하리만치 처량하기도 또 구슬퍼지기도 하는 미묘한 감정을 전달해 주는데, 이러한 감정은 풍성한 낯선 사람들의 아카펠라와 더불어 지면서 마치 서로를 함께 위로하는 듯 조금씩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시켜 주는 것만 같다.


아카펠라가 끝난 후, 전형적인 Slow 템포의 Blues Rock 음계를 따라 이어지는 노래는 김종서가 주는 보컬의 힘으로 이제껏 앞만 보며 살아온 우리의 삶을 천천히 다시 돌아보게 하는데, 노래를 음미하며 그의 이야기를 듣다 마주친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삶을 향해 소리치는 김종서의 소름돋는 고음과 외침이 마치 내게 던지는 아픈 상처와도 같아서 지나온 나의 인생의 후회와 슬픔이 생각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오늘은 어제보다 먼 곳을 날아야 했어
지친 나의 모습을 애써 감추며


저 멀리 있는 것만 보며 살아온 것만 같다.

다가서려고 하면 더 멀어지기에, 우린 어제보다 더 많이 날아야 했다.

가까이에 있었던 소중한 것들은 언제든 다시 돌볼 수 있을 것이란 거짓말을 되뇌였었다.


하지만 삶은 내게 그 아무것도 돌려주질 않았고 난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다.


삶은 자주 나를 속여 온 거야
모든 것을 다 줄 것처럼


2023이 지나가는 마지막 오늘, 어쩌면 평생 다시 못 올 지금의 이 시간만큼은 그저 스쳐 지나쳐 왔던, 아니 애써 외면하고자 했던 우리의 후회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지?


어쩌면 삶은 언제나 그자리에 서서 내게 수천만번만 되풀이한, 같은 교훈을 말해 왔는지도 모른다.

소중한 것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고.


2023년 여전히 과분했던 독자님들 덕분에 행복했던 하루하루였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언제나 삶은

김종서(feat. 낯선 사람들), 3집 - 1994


작사 : 한경혜

작곡 : 김종서

편곡 : 김종서

노래 : 김종서(feat. 낯선 사람들)


언제나 멀리 있는 것만이 눈에 보였어

소중한 것은 가까이 있었던 거야


시간의 바쁜 걸음을 따라 달려왔지만

그 어느 것도 가질 수 없었던 거야


편하게 시작했지만 어느 틈에 욕심이 생겨

알몸의 햇살은 내게 더 멀리 쫓아오길 원했어


삶은 자주 나를 속여 온 거야 모든 것을 다 줄 것처럼 

와서 보면 내 빈 두 손에 잃어버린 후회만이 


오늘은 어제보다 먼 곳을 날아야 했어

지친 나의 모습을 애써 감추며-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fzzr4zWk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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