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e : 외인부대, 1집 - 1989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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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근본은 Rock이에요.
호불호가 있을지언정,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보컬리스트 중에 '임재범'을 순위에서 빼는 사람이 있을까?
대중에게 알려진 임재범은 아마도 헤비메탈 장르에서 벗어나 1991년 발매한 그의 솔로 앨범 1집, '이 밤이 지나면' 이후부터일 텐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가 국내 헤비메탈의 시조인 '시나위', 그리고 K-Pop 명반으로 항상 회자되는 1집에 참여한 초기 멤버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도 드물 것이다.
예전 인터뷰에서 임재범은 자신의 음악의 근본과 뿌리는 'Rock'이고 그 시작은 '시나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몇 번이나 강조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그의 생각에도 지금의 자신을 이끌어준 음악적 기둥이 '시나위'였음은 부정하지 못하는 듯하다.
임재범은 1집 참여 이후 군대 문제 등의 이유로 시나위를 탈퇴하게 되는데, 1집 앨범이 흥행하게 되자 많은 곳에서 공연 문의가 쇄도했고 결국 이병문이라는 그를 대신할 새로운 보컬을 급히 영입하게 되어 별도로 앨범 녹음도 다시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나위 1집의 버전이 여러 개인 이유에는 이러한 웃지못할 비화가 숨겨져 있다.
임재범은 군대 제대 후인 1988년 새로운 밴드를 함께 결성하게 되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그 이름조차 헤비메탈스러운, 그리고 앨범 자켓에서부터 무시무시함(?)이 느껴지는 '외인부대'이다.
외인부대는 당시 기존 밴드에서 탈퇴한 멤버들이 모여 만들었기에, '외인부대'라 이름 지었다고 하는데, 이지웅(부활, 기타), 임재범(시나위, 보컬), 박문일(다섯 손가락, 베이스), 손경호(바퀴 자국, 드럼) 등 이름만 들어도 당대를 대표했던 밴드의 멤버였던 네 명과 당시 신예로 혜성처럼 등장한 손무현이 합세해 결성되었다.
오늘 소개할 K-Pop의 스무 번째 숨은 명곡은 외인부대 1집에 실린 'Julie'이다.
솔직히 Heavy Metal이나 Rock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외인부대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그룹이고, 게다가 외인부대의 대표 곡인 'Julie'를 모르는 사람은 더더구나 없을 테지만, 매니아적 장르였던 당시의 분위기를 회상해 보면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이 노래는 히트 앨범이었던 임재범 1집에 다시 재 수록 되기에, 어쩌면 원곡이 임재범 솔로 앨범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을 듯도 하다. 임재범은 당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시티팝과 같은 'Adult contemporary' 성향이 짙은 Pop으로 전향하면서 그의 Rock 감성을 아쉬워했던 팬들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노래였고, 외인부대의 'Julie'가 마치 라이브에서 듣는 듯한 날것의 푸릇푸릇한 느낌이라면, 임재범 1집의 노래는 기승전결이 잘 정돈된 정통 Rock Ballad의 진수를 듣는 듯 했다.
임재범에게 있어서 '외인부대' 1집은 중저음역대에 비해 다소 고음역대가 아킬레스였던 그가 그만의 샤우팅 창법을 어느 정도 완성한 앨범으로 'Julie'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음색과 음역대를 넘나드는 그만의 팔색조의 보컬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혹자는 외인부대 시절의 임재범을
그의 '전성기'라 칭하기도 한다.
다만, 외인부대는 1집 이후, 핵심 멤버인 손무현과 임재범의 탈퇴와 새로운 멤버의 영입 등의 변화를 거쳐 2집까지 발매하고 활동 했으나, 아쉽게도 오래가지 못하고 해체되었다.
임재범은 이후 한국 Rock의 또 다른 레전드 앨범이라 칭할 수 있는 Rock in Korea(1989), 그리고 전설의 밴드 Asiana(1990)에 참여하고 1991년 솔로 앨범 1집'On The Turning Away'를 발매하여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다.
숨은명곡 'Julie'는 풍부한 이펙팅이 실린 일렉트릭 기타 스트로크와 함께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로 잔잔히 시작되는데,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젊은 시절 임재범의 깨끗한 고음 음색에 무척이나 설레게 된다.
노래 제목이 Julie인 만큼 '쥴리'라고 발음할 만도 한데, 멋스럽게 '쥴레'라고 하는 임재범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것 같아 입가에 잠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그래, 이런 게 알 수 없는
그만의 멋스러움이지!
전형적인 Metal / Rock Ballad의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당시 굉장히 세련되고 수준 높은 편곡이 인상 깊었었는데 이는 아마도 손무현이라는 걸출한 프로듀서이자 연주가의 역량도 컸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노래는 점점 클라이 막스로 달려가 최고조에서는 굉장히 높은 고음을 샤우팅 창법으로 소화하는 임재범을 만나게 되는데, 지금 들어도 고개를 그저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 부분에서,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온몸이 찌릿할 정도의 전율을 느꼈었다.
Julie라는 옛 여인을 애달프게 그리워하는 노래 속 가사에 임재범의 감성과 폭발이 겹쳐져 가슴이 시원하도록 처절해지는 아니러니한 감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실컷 울고 난 뒤, 답답하고 응어린 가슴이 조금은 풀린 듯 한 기분 같다고 해야 할까?
세상엔 수 많은 이별 노래들이 즐비하지만, 어쩌면 찌질한(?) 자기 반성이나 후회, 그리움을 담아내는 수준의 그저그런 곡들 뿐이여서, 내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엔 2% 부족함이 있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떠나간 연인을 향해 크게 소리쳐, 참아왔던 울음을 실컷 내질러 보자.
왜 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주었냐고! 언제까지 내가 이해해야만 하느냐고!
그리고 시원하게 모두 잊어 버리자!
작사 : 이지웅
작곡 : 이지웅, 임재범
편곡 : 이지웅, 손무현
노래 : 외인부대
오! 쥴리 아름다운 모습이
밤마다 여울져 내 마음에 비추고
쥴리 설레이는 마음에
오늘도 이 밤을 지새워가네
Oh! I need you, Julie. Oh! I love you, Julie.
쥴리 외로울 땐 언제나
당신의 그 모습을 그려보지만
쥴리 알 수 없는 그대를
언제까지 이해를 해야 하나요
언제까지나 내 사랑 돌아와 쥴리
내 곁으로 돌아와 내 사랑 쥴리
쥴리 이제 우리 서로가
외로움에 지쳐버릴 것만 같은데
쥴리 알 수 없는 그대를
언제까지 이해를 해야 하나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