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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Nov 27.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열아홉

풍경화 속의 거리 : 박광현, 1집 - 1989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천재 프로듀서의 명반.


음악 프로듀서이자 싱어 송 라이터인 박광현의 1집을 설명할 때마다, 어쩌면 너무나도 식상한 표현이기에, 한참을 고민해 보지만, 어쩔 수 없이 이것 이상의 표현을 담을 수 없어, 결국 다시 돌아오고야 마는, '천재의 명반'이라는 수식어...


혹자는 그가 너무 일찍 성공해서 잠시 다른 유혹이 빠졌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잠시 잊고 오늘은 그가 1988년 데뷔해 1989년 만들어 낸 이 명작 앨범 중 '풍경화 속의 거리'라는 명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끔은 한 아티스트나 프로듀서에게 너무도 많은 숨은 명곡들이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골라야 하고, 또 소개해야 할까 고민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박광현이 만들어 내 불렀던 노래들도 그러한 작품들이 정말로 수두룩 하다.


박광현은 1988년 '추억을 잊으면'이라는 노래로 '강변가요제'를 통해 데뷔했다. 사실 마지막까지 그의 숨은 명곡 중 첫 번째로 뽑을 노래로 그가 만든 프로젝트 그룹 Daisy와 함께 내 안에서 경합을 벌였던 굉장히 멋진 곡인데, 알 사람은 모두 알겠지만 1988년 강변가요제는 많은 스타들이 탄생한 최고의 해이기도 해서 안타깝게도 대중에게는 많이 가려졌던 노래이기도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1gwNeFEGHTw

박광현이 강변가요제에서 불렀던 '추억을 잊으면', 아쉽게도 상을 수상하지는 못했고 박광현의 2집에 새롭게 수록된다.


참고로 1988년 강변가요제의 대상은 이상은의 '담다디', 금상은 이상우의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이고, 박성신, 박광현 등이 탄생한 전설적인 해이다.


진짜 운도 없지.
이상은의 '담다디'라니...


담다디의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1988년 강변가요제


어쨌든 당시 대중음악계에서 비주류에 속했던 Bules 장르 풍에 끈적끈적하고도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졌던 박광현의 등장은 최소한 나에게는 굉장한 센세이션이기도 했었는데, 어쨌든 그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이승철의 제작사가 그를 영입했고 그는 희대의 명곡 중에 하나인 이승철 1집 '안녕이라 말하지 마', '잠도 오지 않는 밤에' 등을 1988년 작사/작곡하여 발표하게 된다.


또다른 명반인 이승철 1집, 박광현은 타이틀곡인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포함 총 3곡에 참여했다.


이승철의 1집이 성공하게 되자, 이듬해 제작사는 이승철 1집 Part 2의 앨범과 박광현 솔로 앨범을 준비하게 되는데, 1989년에 발매된 박광현 1집- 한송이 저 들국화처럼이 바로 그것이다.


1989년에 발매된 명반, 박광현 1집


우선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만 봐도, 이 앨범의 완성도가 감히 예상되는데, 박광현이 작사/작곡의 대부분을 담당했고,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이 많은 노래의 편곡에 참여했으며, 김종진(기타), 전태관(드럼), 송홍섭(베이스), 김효국(건반) 등 당대 최고의 세션들이 이 앨범에 함께하였다.


앨범을 차근차근 보다 보면, 오늘 소개할 '풍경화 속의 거리'를 포함해 '도원경'이라는 작사가가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원래는 박광현의 팬으로 편지를 주고받다가 어느 날 작사한 가사를 보고 박광현이 맘에 들어 함께 작업을 했다고 한다.(인터넷 기사 참조)


그리고 앞으로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음악의 동반자로 많은 명곡들을 같이 작업하게 된다.


'풍경화 속의 거리'는 K-Pop 역사에 있어 어쩌면 블루스 장르를 세련되고도 대중적으로 풀어낸 굉장히 의미 있는 곡이라 생각한다.


도입부부터 블루지하게 흘러내리듯 연주되는 김효국의 건반과 이를 화답하듯 등장하는 김종진의 기타, 그리고 허스키하지만 담백하게, 차분하지만 폭발적인, 박광현만의 매력적인 보이스가 노래를 아름답게 이끌어 간다.


난 박광현과 같은 느낌의 매력적인 보컬 톤을 가진 보컬을 아직 만나본적이 없는 듯하다. 그 정도로 박광현의 보컬은 졸릴 정도로 편안하지만 노래 내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 이 노래는 이승철 2집에 실려 리메이크되기도 하였는데, 이승철이 굉장히 탐내 했던 노래라고도 한다.


작사가 도윤경의 작품들은 굉장히 시적인 표현과 내용들이 많기로 유명한데, 이 노래 또한 가사의 소재나 내용이 너무나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어느 날 쓸쓸히 걷고 있던 거리가 언젠가 보았던 풍경화나 사진과 닮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무슨 그림이었는지 작가 누구였는지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마치 내가 작품에 있는 어느 한 오브제처럼 느껴져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또 한편으로는 멋쩍은 웃음이 나기도 했었다.


혹시 문득 눈에 보이는 오늘의 풍경이 어디선가 봤었던 낯익은 쓸쓸한 나의 모습이라면,

그래서 누군가에게 잠시 위로받고 싶다면,

박광현의 '풍경화 속의 거리'를 들으보는 것은 어떨까?


이럴때 딱 어울릴 만한 진한 커피 한잔과 함께 말이다.



풍경화 속의 거리

박광현, 1집 한송이 저 들국화처럼 - 1989


작사 : 도윤경

작곡 : 박광현

편곡 : 박광현

노래 : 박광현


내가 걸어가는 이 거리의 풍경은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인데


기억 속에서 어른 거릴 뿐

생각이 나지를 않네


어느 화가의 그 그림이 떠올라

내 가슴은 이상히 떨려오네


갈색 하늘과 쓸쓸한 거리

외로이 서있는 사람


아무도 모르게 하나의 얘기를 만드네

내가 그림 속을 걸어가는 것처럼


이렇게 걸으며 하나의 추억을 만드네

내가 그림 속에 그려있는 것처럼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Y9YgbsNi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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