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K-Pop 명곡 100선, 일흔셋
우연히, 이소라 : 1집 -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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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필요없는
K-Pop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
K-Pop 중흥기였던 90대에 혜성처럼 등장해, 이전에 없었던 소울풀하고도 파워풀한 보이스와 창법, 그리고 출중한 곡의 해석으로부터 나오는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까지, 말 그대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살아있는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
지난 스물한번째 숨은 K-Pop 명곡 소개에서도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이소라는 인천대학교 주축의 레전드 보컬그룹이었던 '낯선 사람들'의 멤버로 1991년 우리노래전시회 4집에 실린 '무대위에'라는 곡으로 작사가로 그리고 그룹의 멤버로 데뷔한다.
https://brunch.co.kr/@bynue/78
공식 앨범을 내기도 전, 언더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과 이름을 알리던 '낯선 사람들'은 당시 가장 Hot한 프로듀서였던 김현철과도 마주하게 되었고, 이소라의 목소리에 한눈에 반한 그는 지금의 이소라를 있게 해준 노래인, 이현승 감독이 연출하고 직접 작사까지한 영화 그대안의 블루의 타이틀곡 '그대안의 블루'의 듀엣곡을 제안하게 된다.
1992년에 발매된 이 노래는 영화의 흥행과는 별도로 굉장한 인기를 끌게 되는데 아직까지 K-Pop을 대표하는 남녀 듀엣곡으로 남아 전국민이 애창하는 국민송으로 자리잡고 있다.
1993년 낯선사람들로 성공적인 그룹의 데뷔를 마치고 같은 해 조규찬 1집의 '그대 내게', '난 그댈 보면서' 등의 듀엣곡 참여 등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던 이소라는 이듬해인 1994년 김현철과 함께 이현승 감독의 후속작인 '네온속으로 노을지다'에 다시 참여하여 김현철과의 듀엣곡인 '네온속으로 노을지다', 그녀의 첫 솔로곡인 '그냥 이렇게'와 같은 노래를 발표하게 된다.
참고로 그녀의 첫 솔로곡이었던 '그냥 이렇게'는 그녀의 첫 솔로앨범 1집에도 수록되었고, 199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이었던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자주 선보였던 그녀의 애창곡이기도 하며, 이소라의 노래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1995년 이소라는 그룹 '낯선 사람들'을 탈퇴하고 그녀의 첫번째 솔로 앨범인 1집을 발매하게 되는데, 총괄 프로듀서는 물론 및 작사/작곡/편곡 등, 거의 대부분의 앨범의 수록곡들을 리딩한 김현철, '권태'라는 노래의 작곡으로 변함없는 의리를 보여준 고찬용, 이소라의 보컬 트레이너를 담당했던 조규찬, 그리고 김광진, 박용준, 유정연 등의 당대 TOP 프로듀서들이 참여했다.
가요톱10 1위,
밀리언셀러!
이소라는 앨범에서 '고백', '처음느낌그대로', '더위', '권태', '그냥 이렇게' 등 총 5개의 곡의 작사를 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향후 모든 앨범을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을 하게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특히 앨범 중 재즈풍의 발라드 곡인 '난 행복해'는 KBS 가요톱10 1위를 차지하는 큰 인기를 얻게되고, 앨범 또한 1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면서 그녀는 대중적으로도 성공한 명실상부한 K-Pop Top 여성 보컬리스트가 된다.
그녀는 앨범마다 Thanks to에 오직 3명의 이름만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고찬용, 조규찬, 김현철이 그녀의 음악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Thanks to
내가 노래할 수 있게 해준 찬용이와
노래는 절제라는 걸 알게 해준 규찬이와
나도 모르던 내 목소리를 찾아내준 현철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1996년 '기억해줘'와 '청혼' 등이 히트했고, 조규만, 김현철, 김동률, 조규찬, 고찬용, 유희열 등이 참여한 이소라 2집, '믿음'과 같은 발라드가 일부 히트하긴 하였지만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한 헤비메탈, 랩과의 콜라보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고 자화상, 한경훈, 정재형, 김태원(부활), 조규만, 조규찬, 신대철 등이 작곡가로 참여한 어쩌면 파격에도 가까운 3집을 1998년 발매하여 큰 반향을 얻기도 한다.
2000년 이소라는 다시 김현철과 조우하여 4집 '꽃'을 발매하는데, 타이틀 '제발'이 큰 인기를 얻었으며, 김현철, 유정연, 조규만, 이병우, 이승환(스토리)가 앨범에 작곡가로 참여하였다. 4집은 이 후 이소라의 새로운 동반자가 되는 스토리의 이승환이 함께한 첫 앨범으로 그는 앨범의 마지막 곡이자 나의 최애곡이기도 한 'Amen'을 작곡하기도 하였다.
2002년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SweetPea), 불독맨션의 이한철, 스토리의 이승환, 이규호, 정지찬과 나원주(자화상), 이상민 등이 참여한 5집 Diary를 발매하고, 2004년에는 이소라 최고의 노래이자 부르기 가장 어렵다라고 회자되는 '바람이 분다'가 수록된 6집 '눈썹달'을 발매한다.
2008년에는 이소라 앨범 중 가장 독특하다고 알려진 7집을 발매하는데, 이 앨범은 앨범의 제목도 없고 수록곡도 제목이 없으며 앨범 커버 뒷면에 직접 디자인한 일종의 아이콘들이 제목을 대신하는 굉장히 특이한 앨범이다.
이소라는 그 이후 6년만인 2014년 8집을 발매하게 되는데, K-Pop 역사상 전무후무한 악보의 선공개로 굉장한 이슈를 낳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보가 공개된 '난 별'이라는 노래가 이소라 특유의 감성을 담은 발라드로 예상하였으나, 얼터너티브 락으로 발표되어 일부 커버를 했던 사람들에겐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제발 9집 좀 완성해 주세요!
2016년 10월, 9집 앨범을 발표한다는 기사와 함께, 김동률이 작곡한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가 선공개 되었는데, 이소라의 감성이 물씬 풍긴 이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 2019년에 발매한 그녀의 싱글 '신청곡', 다양한 드라마 OST까지 지속된 활동을 이어오고는 있지만, 그녀의 9집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오늘 소개할 일흔세번째 숨은 명곡은 1995년 발매된 그녀의 솔로 데뷔 앨범 및 1집에 수록된 조규찬 작사/작곡/편곡의 '우연히'라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피아노 연주와 보컬로 구성된 곡으로 보컬리스트로서 이소라가 가진 역량과 감성을 보다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마치 오래된 어느 영화 속 쓸쓸한 거리의 한 장면에서 들릴 법한 감성적인 피아노로 시작되는 연주는 마치 대화를 하듯 이소라의 블루지한 보컬과 함께 어울리는데, 그녀의 작은 숨소리 조차 느껴지는 숨막힐 듯한 고요함과 적막함 속에 그녀가 풀어내는 다채로운 멜로디들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이유를 알 수 없는 감정의 울림이 내 마음속으로부터 쏟아져 나오게 된다.
그리고 클라이 막스에서 들려주는 그녀의 절규와 같은 외침은 어느새 나도 모르는 뭉클함으로 다가와 사랑에 대한 내 마음가짐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어 준다.
사랑이란
내가 절제할 수 없는 것.
누구에게나 사랑이란, 그렇게 알 수 없는 우연과 함께 시작된다.
하지만 오랫동안 난, 그동안 패어왔던 상처가 두려워 애써 외면해 왔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제법 흔들리지 않고 홀로 잘 지내왔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다시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의 내 노력은, 어설픈 자기 만족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규찬이 이야기하고 이소라가 들려주듯,
사랑이란, 노력해서 절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연히
이소라, 1집 - 1995
작사 : 조규찬
작곡 : 조규찬
편곡 : 조규찬
노래 : 이소라
우연히 그대를 바라본 날 부터 나들이 가던 날처럼 그렇게
이미 그 곳에서 내 부끄럼 모르는 두다릴 원망했지 끝없이
우연히 그대를 바라본 날 부터 철없는 아이들처럼 그렇게
이미 그대 향해 내 지칠줄 모르는 두다릴 원망했지 끝없이
난 네게 약속했지 그 곳에 가지않아 하지만 이미 난 그 곳
난 가지 않아 그대 날 본다해도 내겐 아무 소용 없어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kk931BJS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