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ynue Feb 14.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하나

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 : 임기훈, 1집 - 1991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가끔 누군가 내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음반이나 가수,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할 때,

난 임기훈의 노래를 꼽는데 크게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음반을 '저주받은 명반'이라고 설명한다.


임기훈 1집 - 1991


난 그의 음악을 나의 고등학교 시절 처음 접했는데, 일명 동아기획 사단으로 불리던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에게 빠져있던 나에겐 또 하나의 보석과도 같은 발견이었다. 지금 들어도 높은 음악적 완성도와 세련됨은 물론, 임기훈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훌륭한 미성의 보컬은 언제 들어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마력이 있다.


마치 쳇 베이커(Chet Baker)의 한국판 목소리라 감히 이야기해도 될까?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 쳇 베이커의 목소리와 비교할 만한 남성 보컬톤을 찾는다는 건 참 어렵고, 또한 무지막지한 공격을 많이 받을 일이긴 하지만...


미쳤네... 어떻게 쳇 베이커의
목소리랑 비교를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임기훈의 보컬리스트로의 매력은 진정 유니크하기에 다소 공격적인 논쟁에 휩싸일 수 있는 걱정이 좀 될지라도, 그와 그의 목소리는 그만한 가치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임기훈은 안타깝게도 보컬리스트로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출중한 프로듀서로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이나 조갑경의 '바보 같은 미소' 등과 같이 한국 K-Pop에 있어 수많은 명곡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의 1집에 실린 많은 노래들은 '코요테' 초기 앨범에 수록되어 재편곡된 형태로 대중과 다시 만나게 되는데, '만남'과 같은 노래는 댄스곡으로 리메이크 되어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임기훈은 프로듀서로 K-Pop의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 냈다.


1991년에 나온 '임기훈 1집' 앨범의 모든 노래가 다 훌륭하고 멋지지만, 난 그중에서도 재즈풍의 절제된 편곡에 보컬의 아름다움이 두드러지는 '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을 숨은명곡의 첫번째 곡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노래는 약간은 거칠게 흘러가는 피아노의 솔로 연주로 시작되지만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피아노의 선율에 잠시 눈이 지그시 잠겨 질 때쯤, 임기훈 특유의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피아노와 어우러 지기 시작하는데, 마치 아무도 없는 재즈바에 홀로 남겨진 뮤지션이 지나간 그 사람과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애처롭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상상된다. 


난 이런 느낌의 날 것과 같은 노래가 참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비슷한 느낌의 곡을 더 소개해 볼까 한다.


재즈 피아노와 미성의 보컬은 언제나 옳다.


또한 흥미로운 점 중에 하나는 이 앨범에 참여한 모든 뮤지션들이 앞으로도 숨은 명곡에서 많이 소개되고 회자될 당대 최고의 연주자, 아티스트라는 점이고 이들이 만들어낸 연주는 지금 들어도 너무 세련되고 모던하기만 하다.

편곡 : 변성용, 조동익
엔지니어 : 정도원, 박호일
GUITAR : 함춘호, 손진태
BASS GUITAR : 신현곤, 조동익
MOOG BASS : 김현철
PIANO : 변성용, 김현철
SYNTH : 변성용, 김효국, 김현철
DRUM : 강윤기, 김희연  


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은 이후 발매된 'My Song 1985'에 재수록 된다. 1집이 날 것과 같은 재즈의 느낌이었다면 이 앨범에서의 노래는 보다 안정된 편곡과 보컬이 가미된 정통 발라드와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두 곡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으니 비교해 보며 듣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늦은 밤, 문득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옛사랑이 생각날 때,

그리운 그 시절로 나를 잠시 보내줄 수 있는 타임머신과 같은 노래,


너무나도 서툴었던 그때의 나,

그리고 환한 웃음이 아름다웠던 그녀와 같이

이젠 모두 사라져 버린 그 때의 이름모를 낡은 재즈바 의자에 걸터 앉아

함께 듣고 싶다.



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

임기훈, 1집 - 1991


작사 : 최경미

작곡 : 임기훈

노래 : 임기훈


고요한 달빛이 너무도 향기로운 이 밤

그윽한 향기 맡으며

그대와 나의 소중했던 지나간 추억을

다시 생각해 보네


달빛도 별빛도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어둡기만 했던 그 거리

우리는 사랑의 빛으로도 밝힐 수 없었나

그때의 그 거리를


오 그대여 너무도 아름답지 않았나

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 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


https://youtu.be/vBr1nSkFWCQ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첫번째 음악 앨범 : Two Love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