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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Feb 20.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둘

혼자 걷는 거리 : 모래시계, 1집 - 1990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1990년대를 돌아보면, 우리나라 K-Pop의 다양성이 폭발했던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 이를 증명하듯 정말 훌륭하고도 실력있는 가수/프로듀서들도 이때 많이 등장했는다. 수많은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들이 떠올려지겠지만, 그 중에서도 혼성 그룹 '업타운'과 남성 그룹 '노이즈'는 랩, 춤 그리고 작사/작곡/편곡을 모두 소화했던, 말그대로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로 기억되는 대중가요의 그룹일 듯 하다.


(좌) 업타운, (우) 노이즈 이중 정연준과 천성일은 모두 좌측에서 두번째 사람이다.


두 그룹이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은 사뭇 달랐기에, 두 그룹 자체를 비교하는건 아마도 쓸데없는 일일 것이고, 또한 음악이라는 것이 개인 취향이 강한 문화 예술이다보니, 사람들 마다 모두 다른 평가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분명한 것은, 두 그룹이 만들어낸 노래들의 완성도나 음악성은 그들의 장르와 상관없이 높은 수준이였고 K-Pop의 질적 성장에 이바지 했다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을 듯 하다.


'정연준'과 '천성일'


두 그룹의 메인 프로듀서를 담당했던 두 사람은, 각자가 추구하던 음악적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1990년에 하나의 앨범을 함께 만들어 내게 되는데, 그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두번째 숨은 명곡인 '혼자걷는 거리'가 실린 '모래시계' 1집이다.


지금처럼 인터넷 포털이나 SNS 등과 같이 정보의 신속함이 없었던 시절에 나는 집근처에 있었던 '신나라 레코드'와 같은 레코드 샵에 주말마다 아이쇼핑을 하는게 큰 낙이였다. 물론 동네 조그마한 레코드 가게들이 꽤 있긴 했지만, 규모가 컸던 신나라 레코드에선 소위 없는 앨범이나 노래가 없었고, 새로운 앨범이 나올때 마다 가장 빨리 노래를 접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바뀌어진 음악시장의 변화에 오프라인 음반 유통 업체들이 쓸쓸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이젠 CD나 레코드판을 들어보고 구매할 곳이 사라져 버렸지만, 그때는 영화관을 가듯, 미술관을 가듯 나의 중요한 여가생활 중에 하나였던 것도 같다. 가끔은 여자친구에게 맘에드는 CD나 레코드판을 사주며 나름의 음악적 지식을 뽐내던 데이트 장소이기도 했고...


모래시계는 그런 아날로그를 담은 옛시절에,

독특한 타이포 그래픽으로 표지가 눈에 띈 앨범으로 내 구매 충동을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된다.


본 앨범의 대부분의 노래는 천성일이 작사/작곡/편곡했고, 정연준은 보컬리스트로 참여한 듯 싶은데, 그래서 그런지 앨범은 천성일의 냄새가 많이 묻어 있다. 아마 이 두 프로듀서는 이 앨범을 통해 서로가야할 길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런지도 모르겠다. 


정연준의 경우는 이 앨범이후,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파일럿의 주제곡인 "Pilot"의 보컬과 앨범 내 자신이 프로듀싱한 "하늘 끝까지"를 발표한 뒤 "업타운"과 함께 오랜시간 동안 끈적끈적한 흑인 그루브나 힙합을 틀로 한 음악을 추구했었고...


천성일은 그 당시 유행한 경쾌한 하우스 음악을 중심으로한 수많은 90년대 댄스곡과 발라드들을 만들어 낸 "김창환 사단"의 핵심 프로듀서 중 한명이였으니....  


지금 들어봐도 두사람의 음악적 색깔은 사뭇 달랐다.


모래시계는정연준과 천성일이 만든 듀오 그룹으로 1990년 첫 음반을 발매하였으며, 이후 각자 업타운과 모래시계의 메인 프로듀서로 활동하게 된다.



'혼자 걷는 거리'는 앨범의 타이틀 곡인데, 이 노래는 라틴계의 "보사노바"의 편곡이 가미된 팝으로 두사람의 보컬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는 듯 하다. 노래의 분위기는 편안하고도 경쾌하지만 뭔가 도시의 쓸쓸함을 물씬 풍기는 아이러니한 느낌을 만들어 내는 노래다. 


지금 들어도 어디 하나 모자르지 않은 세련된 편곡과

군더더기 없는 보컬은 이젠 우리나라 가요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훌륭한 프로듀서로 성장한

그들의 예전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뭐랄까 알수없는 풋풋함 이랄까?


내 얼굴을 가릴 큰 헤드폰을 끼고서,

몇시간이 지났는지 모를만큼 한참동안 흥얼거리는게 좋았던

내 어린 시절의 아지트였던

이젠 얼마 남지 않은 레코드 샵에서,


오늘은 모래시계의 '혼자 걷는 거리'를 듣고 싶다.


그러면, 그때의 추억을 간직한 그녀도 그곳에 와있지는 않을까?


레코드샵의 큰 헤드폰을 끼고 있으면 마치 그때의 그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때가 있다. 



 

혼자 걷는 거리

모래시계, 1집 - 1990


작사 : 천성일

작곡 : 천성일

편곡 : 천성일


어지러운 기억들이 굴러다니는 싸늘한 이 거리엔

네온마저 차갑게 느껴지고 가슴속엔 비가 내려와 


저기(저기) 길모퉁이 그대 그림자 올 것만 같아

나의 걸음 재촉해 봐도~ 가로등~ 불빛뿐


이렇게도 짙은 밤이면 이 거리를 자꾸 걷지만

그대없이 혼자이기에 슬퍼 워워워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추억들이 남은 자리엔

그대모습 잊을 수가 없도록


라라~



https://www.youtube.com/watch?v=I9xTQokOr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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