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ynue Jul 21. 2024

숨은 K-Pop 명곡 100선, 백

조용필, 사랑하기 때문에 : 30주년 기념음반 Part 1 - 1998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숨은 K-Pop 명곡 100선,
그 마지막 이야기

'사람들이 잘 모르는 좋은 K-Pop들을 소개해 보자'라는 단순하지만 어쩌면 명쾌한 이유로 시작했던, 숨은 명곡 시리즈.


숨은 K-Pop 명곡 100선을 처음 기획하게 되었을 때를 잠시 떠올려 보자면 수십 곡들이 바로 머릿속에 떠올라졌었기는 했지만 100곡 모두를 처음부터 선정하고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었던 노래와 마지막으로 소개해야겠다고 다짐한 곡이 있었고, 오늘은 그 마지막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자 한다.


당신의 첫 번째
'숨은 명곡'은 무엇이었나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우리가 처음 세상에 태어나 수많은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되었던 그때는 '숨은 명곡'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저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던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음악이 주는 마법에 슬퍼하기도, 위로받기도 하고, 또 가슴 깊숙이 뭉클한 감동을 선물 받기도 했다.


처음엔 비슷비슷하게 습득했고 또 좋아했던 곡들도 거기서 거기였던 우리들 음악의 보따리들은 시간이 하나둘 지나며 점차 '내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개인화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우린 '취향'이란 것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사람마다 그 시기는 조금씩 다르고 취향도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10대의 학창 시절 이런 취향이 형성되는데, 서서히 내가 알지 못했었던 내 취향의 음악들을 다양한 경로로 접하게 되고 이때부터 우린 나의 '숨은 명곡'이라고 불릴 노래들을 그 안에서 다시 선별하게 되는 것도 같다.


대부분의 숨은 명곡들은 제각기 가진 수많은 사연과 안타까운 이유들로 인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한 곡들이 대부분일 테고 예전 포스팅에서도 잠깐 이야기한 바 있지만, 내가 좋아했던 노래가 원곡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이에 노래의 시발점으로 떠나는 여행 끝에 마주한 노래를 들었을 때도 그러할 것 같다.


그런 이유로만 본다면, 내 인생의 첫 번째 '숨은 명곡'이자 오늘 소개할 이 시리즈의 마지막 노래는 K-Pop 발라드의 새로운 길을 열었던, 감히 K-Pop 최고의 명곡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랑하기 때문에'이다.


우리 모두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는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듯이, 그의 앨범에 실리기 몇 년 전 그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키보드 주자로 활동하던 시절 조용필에게 들려주게 되었고, 노래에 반한 조용필이 1984년 일본에서 발매한 '아시아의 불꽃' 앨범에 실어 발매한 것이 최초라고 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bynue/84


사랑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실린 1984년 '아시아의 불꽃' 일본 판매 앨범 표지


물론 이 앨범의 국내 버전도 있지만, 국내 공식 발매의 경우는 그보다 1년이 지난 1985년 조용필 7집에 수록되는데 나의 경우는 유재하가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난 그다음 해, 그러니까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어느 시기에 조용필의 '사랑하기 때문에'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나의 첫 번째 '숨은 명곡'이 되어 버렸다.


사랑하기 때문에가 실린 1985년 조용필 7집의 앨범 표지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가 그의 음악적 큰 기둥이었던 클래식함을 가지고 있다면, 조용필의 '사랑하기 때문에'는 전형적인 웰메이드 발라드의 기준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이 두곡 모두는 이런 각각의 범접할 수 없는 특징이 있고 또 내게 큰 감명과 위로를 전달 해준 최애곡들이기 때문에 그 우열을 가리는 것은 정말 쓸데없는 짓이긴 하나, 그래도 보다 내 취향에 더 가까운 노래는 어쩔 수 없는 유재하의 노래인 것 같기도 하다.


'사랑하기 때문에'의 새로운 편곡이 함께한 1992년 베스트 앨범


조용필의 '사랑하기 때문에'도
여러 버전이 있다고?


조용필은 1992년 자신의 베스트 앨범에 '사랑하기 때문에'를 다시 수록한다.


이 버전의 사랑하기 때문에는 지금 들어도 세련되기 그지없는, 요 근래 많이 회자된 'City Pop'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풍성하게 울리는 Electronic Piano와 Moog 사운드가 참 멋들어지게 편곡되어 새로운 그루브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9EouDPDg4

1992년 발매한 조용필 베스트앨범에 수록된 새로운 편곡의 '사랑하기 때문에'


조용필 마지막 버전의 '사랑하기 때문에'는 1998년 발매된 그의 30주년 기념 음반에 실린 노래로 나의 최애 버전이자, 오늘 소개할 숨은 명곡 마지막 노래이기도 하다.


1998년 발매된 조용필 30주년 기념앨범 표지


이 노래는 마치 처음 그가 불렀던 버전과 유재하가 부른 버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전통적인 발라드의 공식은 따라가면서도 클래식과 현악기의 연주가 노래 전반을 아우르고 있어, '만약 유재하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편곡으로 조용필의 노래를 다시 해석하지 않았을까?' 하는 흐뭇한 상상이 노래를 듣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또한 이 노래가 발매가 된 시기는 유재하가 하늘로 떠난 지 10년이 갓 넘은 해로, 어쩌면 조용필이 어린 후배였던 재하에게 보내는 그의 존경과 애틋함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나는 그 누구의 기억 속에
남아 있게 될까?


올해는 '사랑하기 때문에'가 세상에 선보인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이 노래가 40년 동안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게 된 건, 늘 우리에게 단단한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 항상 겸손하자. 언제나 진심을 담자.

내 주위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단단한 울림을 줄 수 있도록.


그거면 됐다. 그들에게 잊혀지지 않는다면.




그동안 숨은 K-Pop 명곡 100선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겸손히 그리고 진심을 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조용필, 30주년 기념음반 Part 1 - 1998


작사 : 유재하

작곡 : 유재하

편곡 : 조용필

노래 : 조용필


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어제는 떠나간 그대를 잊지 못하는 내가 미웠죠

하지만 이젠 깨달아요 그대만의 나였음을


다시 돌아온 그대 위해 내 모든 것 드릴께요

우리 이대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곁을 떠나가던 날 가슴에 품었던 분홍빛의

수많은 추억들이 푸르게 바래졌소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eBD7zEeUljM


매거진의 이전글 숨은 K-Pop 명곡 100선, 아흔아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