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 꿈 : 1집 너 때문에 - 2001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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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꿈이 뭐야?
누군가에겐 작은 바램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이루어지기 힘든 소원이 되기도 하는 '꿈'.
사람마다 '꿈'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며 내리는 정의나 생각이 모두 제각각이기에 현실적으로 실현의 난이도나 종류, 내용 등을 구분하고 정량화하여 이야기하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흔히 '꿈이 뭐야?'라는 질문을 누구로부터 받는 다면, 그건 아마도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 자신이 이루고 싶은 그 어떤 것에 대한 의미로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어릴 적 '꿈'에 대한 질문은 누가 그렇게 정해놓았는지는 모르지만, '장래희망' 그러니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보다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고 싶은지로 이해되는 게 일반적이었고, 그 의미가 일부분 흐려져 보다 세속적이고 현실적이 되기는 했지만 취직을 하게 되는 20대 중후반까지의 우리의 '꿈'은 불행히도 줄곧 어떤 직장을 갖게 되느냐로 좁혀져 다른 꿈을 꾼다는 건 한낱 사치로 여겨지기도 했기에 왠지 씁쓸해지기도 한다.
사랑을 꿈꾼 적이
언제인가요?
'먹고사는 일' 만큼 중요한 건 없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의 꿈이 부유하고 풍족한 삶을 향해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한 번쯤 구구절절 뼈마디마디가 시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 속에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슬쩍 움직일 만한 그런 사랑의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테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한 나날들을 꿈꾸던 때가 있었을 테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현실을 핑계로 그 꿈이 사라지고 만 것만 같다.
낯 부끄러운 말이지만, 사랑은 돈과는 좀 결이 다른 대척점에 있는 우리 삶의 목표이자 꿈이기도 하기에, 겉으로 마냥 드러내지 않았을 뿐, 우리 속에 잠재적인 갈증으로 계속 남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늘 소개할 백세번째 숨은 명곡은 2001년 COSMOS가 발매한 1집 '너 때문에'에 수록된 JK LEE 작사/임기훈 작곡/편곡의 '꿈'이라는 노래다.
COSMOS라는 아티스트가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는 본 숨은 명곡의 첫 번째 노래를 장식한 '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의 주인공이자 한국 K-Pop, 특히 소프트 발라드 계열에 있어 독보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낸 레전드 프로듀서인 임기훈의 또 다른 프로젝트 아티스트명으로 보면 된다.
https://brunch.co.kr/@bynue/14
임기훈은 1991년 자신의 첫 독집앨범을 발매하고 1993년, 1995년 각각 2집과 3집을 발매하지만 가수이자 보컬리스트로서의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상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즐비하긴 하지만 여성의 목소리라 해도 믿을 만한 임기훈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미성과 그가 만들어내는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멜로디가 그렇게 세상 밖으로 처참히 묻혀버린 게 참 안타깝기도 하다.
내가 숨은 명곡을 이야기할 때마다 '임기훈'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소개하는 이유, 그리고 다시 숨은 명곡 시즌 2에 다시 그를 떠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떻게 이런 음악이
묻혀버릴 수 있지?
그는 2000년 말, 그의 4집 앨범을 소량 발매하지만, 곧 자신의 이름을 COSMOS로 바꾸고 이듬해인 2001년 같은 앨범을 다시 재발매하게 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세상에 알려진 바는 없지만, 아마 새로운 프로젝트 아티스트명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전환점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준영을 메인 프로듀서로, 그리고 슈퍼바이저로 강호정, 신재홍이 함께했던 이 앨범도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중으로부터 큰 반향과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는 20년 동안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을 발매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2020년 그는 홀연히 KLAU'S LOUNGE라는 프로젝트로 우리 곁으로 슬쩍 다가와 'Misty'라는 노래를 발매하며 반가운 그의 매력 넘치는 목소리를 듣게 해 주었고, 2024년 지금까지 꾸준히 멋지고 또 아름다운 음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 오늘의 숨은 명곡인 '꿈'을 살펴보자면, 작사가인 JK LEE는 코요태, 채정안, 한경일, 이정현 등의 아티스트의 노래들을 작사/작곡한 프로듀서로 임기훈과는 코요태의 앨범에서부터 인연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재즈/블루스의 패턴과 리듬으로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드럼과 함께 이들을 감싸주는 현악기로 시작되는 노래는 "슈비루비 두~"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결코 부르기 쉽지 않은 코러스와 함께 은은하고도 행복한 핑크빛 '꿈'의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노래의 가사를 듣다 보면 '꿈'이 가지는 이중적 의미를 모두 직접 표현하기에 이루고 싶은 꿈과 잠드는 꿈이 가사 안에서 이리저리 뒤섞여 버리는데, 그 두 개의 꿈이 순간 같은 의미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꿈으로 이어져 신기루와도 같은 헛됨은 아니었을지 하는 환상도 겪게 되는 재미있는 현상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내 꿈이 이루어진게 꿈이였나?'와도 같이...
함부로 사랑을 꿈꾸지 못하는 우리
언젠가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난 사랑을 꿈꾸는 법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각박한 현실의 괴로움에 부딪혀 이리저리로 채이는 게 일상이 되었고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삶이 주는 무게에 짓눌려 버린 가슴은 이미 형체를 모르게 꼬깃꼬깃 구겨져 버린 지 오래다.
이 와중에 무슨 개떡 같은 사랑 타령은...
마음은 시들어 더 이상 온전히 타오를 것 같지 않고, 꼭꼭 손으로 구겨 넣었던 우리 마음의 종이조각들은 더 이상 펴지지 않을 것만 같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굳은 내 맘의 좁은 균열을 비집고 나와 작은 싹을 틔워줄 씨앗이 언젠가 그대로부터 훨훨 날아와 내 안에 스며들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꿈을 꾸면 언젠가는 그 바램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굳게 믿기에...
그래, 꿈을 꾸자!
작사 : JK LEE
작곡 : 임기훈
편곡 : 임기훈
노래 : COSMOS
난 늘 꿈을 꾸곤 해 너와 함께 달리는
파란 하늘 아래로 꿈의 언덕 타고서
연인이 함께 달려가면 사랑을 이루네
오늘 그대를 느끼고 싶어 꿈속을 헤매이네
내가 그리던 그 꿈 이제 이루게 됐어
하얀 자전거 타고 너와 함께 달리네
행복한 너의 하얀 미소 내맘을 감싸고
바람이 우리를 스쳐가며 축복해주는 지금
듣고 싶었던 사랑 한단 말 이제 듣게 되었고
자그만 그 입술 나에게로 와 나의 꿈을 적시네
뚜~ my love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