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러브, 커먼 그라운드 : 3집 Fat Girl - 2009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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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잘게
"오빠 변했어!"
순간 아차 싶었다.
그날따라 온몸이 부서져라 뼛속까지 스며드는 감기 몸살의 서늘함 때문에 하루 종일 으슬으슬 한기를 견디고 또 견디다 보니, 아무 준비 없이 걸려온 그녀의 전화에 그만 너무 솔직한 내 그대로의 마음이 훌러덩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걸 결국엔 잡지 못했다.
아마 평소와 같았다면, 이불 속 잠이 들기 직전이었더라도, 번개같이 일어나 혹시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내 하품소리가 들릴까 노심초사하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야기를 이어갔었을 테다.
어쩔 수 없다.
이미 흘려버린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지우려 해도 더 지저분하게 번져가는 자국이 될 것이 뻔하기에 이번만큼은 변명하지 않기로 어느새 내 맘은 기울어져 있었다.
"내가 몸이 많이 아파서 그랬어"
왜 거짓말을 해?
난 그녀가 나를 걱정해 주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태도는 좀 달랐다. 그게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걱정의 이중적 표현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그날 처음으로 이제 연애 1년이 지난 우리 관계를 대하는 온도의 크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솔직히 서운했다.
참는 게 사랑일까?
연애 시 남녀가 무엇을 더 많이 양보하느냐에 딱 떨어지는 통계로 보여주는 자료는 많지 않지만, 많은 연구들은 굉장히 일관되게 주로 시간과 일정, 생활 리듬, 의견 표현 방식, 취향 노출, 갈등 처리 방식을 조정한다 한다.
흔히 우리는 이런 양보를 '건강한 배려' 그리고 '자기희생'의 사이에서 헛갈려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듯도 한데, “상대를 기쁘게 해 주고 관계를 더 좋게 만들고 싶어서” 이루어질 때는 관계의 질에 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고, “싸우기 싫어서”, “버림받기 싫어서”, “상대가 화낼까 봐” 등의 회피형으로 이루어질 때는 더 부정적 결과와 연결된다고 한다.
결국, 자발적 배려인지, 아니면 불안 때문에 하는 자기희생인지에 따라 관계의 지속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인데, 많은 연구에서는 전자에는 대체로 긍정적이고, 후자에 대해서는 분명한 위험이 있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K-Pop에서
수십 년간 기다려왔던 그룹
"커먼 그라운드"
바보 같고 머저리 같은 질문이 될지는 모르지만, 만약 인류 역사상 가장 흥겨운 음악 장르를 하나만 뽑아야 한다면, 물론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견해로 '펑키 디스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펑키 디스코'라는 장르 자체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나타난 것이 아니기에, 그 뿌리를 찾아 헤매다 보면 영향을 준 다양한 근본의 음악들이 존재할 테고, '펑키 디스코'라는 장르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아티스트들이 사랑을 받아 왔기에 어떤 정형화된 형태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 사심이 듬뿍 들어간 나의 최애는 '브라스'가 주는 악기적, 소리적 매력이 가득 담겨있는 노래들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사실 그 시작이라는 걸 가늠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 될 수 있겠지만, 흔히 브라스 중심의 '펑키/소울/디스코' 밴드의 시작을 일컬을 때, 많이 등장하는 밴드가 바로 'Kool & The Gang'이나 'Earth Wind & Fire'와 같은 레전드 아티스트들이다.
그리고 이런 밴드가 언제쯤 K-Pop에서도 우리 곁에 나타날지 언제나 오매불망 기다려왔었는데, 드디어 난 2004년 어느 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커먼그라운드는 대한민국의 Funk/Soul 밴드로, 2003년 말 2인조 프로젝트 그룹 '얼바노'의 멤버였던 김중우(Jay Kim)를 중심으로 Funk sized와 브라스 세션 그룹이었던 Horny Play가 “만장일치(Common Ground)"라는 뜻을 가진 전통 브라스 기반 Funk/Soul/Disco 그룹으로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최초 총 12명의 멤버가 함께 한 2004년 데뷔앨범인 1집 'Play.ers' 발매하게 되는데 K-Pop에서도 이런 사운드와 음악을 지향하는 밴드가 있다는 게 뿌듯할 정도로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반가우면서도 또 신선했다.
당시 주류라고까지는 볼 수 없었던 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대중적으로 많이 인기를 끌며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고 그렇기 때문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커먼그라운드의 정규 1집 'Play.ers'는 2005년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후보에 올라 그들의 음악성을 조금이나마 인정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들은 2005년 정규 2집 Old Fashioned, Christmas Carol(싱글)을 발매하고, 4년이 훌쩍 지난 2009년에는 오늘 소개할 숨은 명곡이 수록되어 있는 3집 Fat Girl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여전히 많은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켰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2014년, 매주 토요일 밤 10시 tvN에서 방송되었던 SNL 코리아에 리더 Jay Kim(김중우)이 음악감독을 담당하면서 커먼그라운드가 메인 밴드로 연주를 맡게 되는데, 아마도 이때부터 사람들에게 음악성과 연주실력을 두루두루 갖춘 브라스 밴드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SNL 밴드 활동은 2017년 SNL 종영으로 중단되었으나 2021년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다시 부활한 SNL코리아에서 그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2017년에 들어서 그들은 8년 만에 6인 체제 (Jay Kim, DK Slow, JANE, LDL, NAi, Big Hand Joe)로 그룹을 정비하고 70~80년대 펑크/디스코 질감을 위해 릴테이프 기반 아날로그 녹음을 하는 등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펑키 디스코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앨범인 4집 “Dance Republica”를 발매한다.
2021년에는 4인체제로 정규 5집 Conspiracy 발매하는데, 여전히 70~80년대 레트로 사운드에서 영감을 받아 실제 릴/카세트 등을 활용하여 레코딩 작업을 함으로써 보다 아날로그 적인 정통 사운드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커먼그라운드는 정규앨범의 발표 이후에도 뺑덕, Conspiracy Vinyl LP, 마음대로 해, O.M.L, TAKE ME HIGH, CRAZZZY, DDDISCO, WTOG, Today, FONKYTONKY와 같은 싱글을 선보이며 이제는 K-Pop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매력 있는 콜라보 그룹이자 펑크/소울/디스코의 레전드로 그 역사를 하나하나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오늘 소개할 백일흔아홉번째 숨은 K-Pop 명곡은 2009년에 발매된 커먼그라운드 3집에 수록되어 있는 '오 마이 러브'라는 노래로 그룹의 실질적 리더를 맡고 있는 김중우가 작사/작곡/편곡 모두를 담당했다.
'커먼 그라운드'하면 떠오르는 빠른 템포의 펑키 디스코풍 노래들은 지금은 상대적으로 여러 매체에서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생각되기에, 오늘은 미디엄템포로 세련된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선정했다.
한 가지 지금까지도 이해가지 않는 미스테리함은 앨범 내 다른 영어 곡인 Introduction For Freaks, I Need Your Love, Move Away, Love Funk, It's A Party 등은 영어 표기로 되어 있는 반면 유독 이곡만 영어의 발음을 한글로 적은 '오 마이 러브'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이 노래는 2023년 리버전으로 O.M.L로 표기되어 싱글 앨범으로 재발매되기도 했다.
노래의 시작과 함께 바로 진실의 미간이 찌푸려지는 드럼, 일렉피아노, 베이스, 기타 리프에 축 쳐져 있던 나의 양쪽 어깨가 산들산들 꿈틀대고, 도시적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브라스가 살포시 연주사이에 스며들게 될 때쯤이면, 난 어느새 자유로운 영혼으로 변해 그 누구의 시선에도 굴하지 않은 나만의 리듬을 온몸에 퍼트리게 된다.
연애 초반에는 누구나 진짜 내 모습 위에 수많은 덧칠을 덕지덕지 할 수밖에 없다. 서로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맘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겠지만, 가끔 이 덧칠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마다, 'White Lie'라는 만능의 'Free Pass'가 있었기에 지금 나의 모든 행동이 '사랑'임을 정당화했던 것 같다.
시간 앞에
영원한 건 없다.
모든 칠은 바래지거나, 혹은 다시 떨어져서 나도 모르게 삐쭉 튀어나온 내 본모습에 어쩌면 서로는 당황하거나 혹은 실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일 테다.
예전엔 하나하나 알몸이 보이기 시작한 서로의 모습에 '왜 변했냐'며 불만을 늘어놓거나, 이제 드러난 나를 사랑해 달라 조르기도 했다. 그게 진정한 사랑이라며.
하지만, 덧칠 안 해도 되는 사람을 만나기란 참 쉽지 않다. 그러니 정성스레 색이 바래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보수하고 다시 살펴보는 것, 이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은 도저히 엄두도 낼 수 없는...
그러니,
참는 거,
그거 찐사랑 맞다!
작사 : 김중우
작곡 : 김중우
편곡 : 김중우
노래 : 커먼 그라운드
깊은 잠에 빠진 늦은 저녁에도 휴대전화 벨소리
낯익은 너의 전화번호를 봤을 때 난
자다 깬 목소리로 이제 막 자려했다며
꿀 같은 너의 음성이 귓가에 스며들고 있는 이 밤
나 오랜만이야 이런 게 사랑인가 봐
오늘도 또 내일도 빛나는 우리의 시작된
Romantic story I`ll give you everything
아무것도 없던 나를 가진 것 하나 없는 나를
끝까지 믿어 준 너에게
이젠 내가 채울게 너의 맘 가득 넘치게
나의 Super Love for you 오 마이 러브
그렇게 시작한 우리의 사랑 너와 나 변치 않게
그 무엇보다도 내게 네가 소중한 거야
하루도 니가 없이 잘 수가 없는 날 보며
꿀 같은 너의 음성이 귓가에 스며들고 있는 이 밤
나 이제 알겠어 이런 게 사랑이라고
오늘도 또 내일도 빛나는 우리의 영원한
Romantic story I`ll give you everything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