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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Apr 18.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여덟

꿈을 넘어서 : 오석준, 드라마 컬러 OST - 1996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유재하가 다시 살아났다!


1988년 말도 안 되는 루머와 함께 등장한 가수가 있었다.


'우리 둘이 함께 있는 밤' '헤어지고 난 후' 등 잊지 못할 명곡들로 꼭꼭 채워진 'Dream and Love'라는 첫 번째 앨범으로 데뷔한 오석준은 데뷔 당시 특유의 '비음'섞인 목소리로 '유재하'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그의 음악이나 노래가 단순히 '유재하'와 닮았다는 평을 내렸던 것은 그를 너무나도 폄하하는 발언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오석준이 유재하보다 일찍 데뷔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면, 또 다른 K-Pop의 음악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의 음악이 K-pop의 또 다른 큰 영향과 반향을 주었던 명곡들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그의 정규 앨범이 1990년대 중반으로 멈춰져 있는 건 너무나도 아쉽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 OST로 꾸준하고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긴 했지만 그마저도 2000년 초까지가 마지막인 듯하다. 오석준이라는 걸출한 천재 뮤지션이 아름답고 멋진 새로운 곡들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오석준 1집 Dream  Love는 1988년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오석준, 그리고 그의 명곡들을 소개하자면 또 끝이 없은 긴긴 시간이 필요할테지만, 그중에서도 오늘은 싱어송라이터인 그가 작사나 작곡에 참여하지 않고, 보컬로만 참여한, 그래서 그의 노래 중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숨은 명곡, 드라마 OST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드라마 '컬러'는 1996년 방영한 KBS 드라마로 엄청난 흥행을 이끌지는 못했지만, 그때 당시, 색(컬러)이라는 콘텐츠의 주제를 가지고 8개의 옴니버스 형태를 가진 독특한 드라마의 구조, 흔히 CF(광고)식이라고 불렸던 감각적인 연출과 카메라 기법, 그리고 편집 등으로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회자되고 있다.


더더군다나, 8편의 옴니버스이다 보니, 출연진들도 참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만한 배우들을 어떻게 다 캐스팅했지?라고 할 정도로 그때 당시 엄청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스타들이 많이 출연했었다.


아니 이런 캐스팅이
진짜 가능하긴 한거야?


그 때의 캐스팅된 배우들을 천천히 들여다 보면, 아직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시는 배우분들도 계시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신 배우분들도 계시는데 특히 고 이지은 배우는 중성적인 이미지를 가진 참 좋아했던 배우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현재 영화 평론가로 더 잘 알려진 전기현 평론가의 리즈 배우 시절을 볼 수도 있다. 역시 잘생김은 영원하다는 게 진리인 듯싶기도 하다.


좌로부터 이창훈, 김희선, 전기현 배우
좌로부터 고 이지은, 정동환, 고 김영애 배우
좌로부터 김찬우, 오현경, 정성환 배우
좌로부터 염정아, 하재영, 옥소리 배우
좌로부터 이성용, 지수원, 홍경인 배우
좌로부터 김지남, 김현균 배우


이 드라마의 OST는 앞서 이전 숨은 명곡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던 김형석 프로듀서가 맡았고 오석준이 주제곡인 '꿈을 넘어서' 그리고 다른 2곡의 보컬로 참여했다.


대부분의 노래를 작사/작곡/편곡/노래까지 했던 오석준이 어떻게 이 드라마의 보컬로 참여했는지 자세한 이유는 알려진 바 없다. 추정컨데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목소리는 특유의 탁성과 비음이 결합된 굉장히 독특한 톤을 가지고 있어서 참 매력적이고도 유니크하다고 생각되었을 수 있고 그래서 아마도 보컬로 제안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나의 짧은 뇌피셜을 통한 합리적 추측을 해본다.


어쨌든 이 노래를 처음 듣는 사람은 굉장히 비슷한 생각을 똑같이 하게 되는데, 뭔가 도입부의 멜로디가 익숙하다는 것이다. 나도 이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 '아니 이건 거의 표절이잖아'라고 할 정도로 특정 노래와 너무 닮아있다고 느꼈다.


이거 표절 아냐?


그 유명한 재즈 스탠더드인 'MISTY'의 판권을 작곡가인 '김형석'이 지불하고 이곡을 썼다는 사실을 그 이후 알게 되면서 많은 의문과 실망감이 저절로 풀렸었다. 그러면서 유명 해외 곡의 멜로디를 공식적으로 차용해서 새로운 콘텐츠의 창작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멋스러웠다.


https://www.youtube.com/watch?v=CU8AKUBM9BQ

원곡 MISTY와 '꿈을 넘어서'를 비교하며 들어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소향-MISTY, 비긴 어게인)


지금도 뭐 크게 다를 바 없을 수 있겠지만, 그때는 '표절'과 '창작'의 경계가 참 모호하기도 했고, 일부 접하지 못했던 해외 곡들을 무단으로 많이 사용해서 논란을 빚은 경우도 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작곡가의 '양심'에 의존해야 했던 그때, '나 허락받고 이곡을 사용했어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김형석 프로듀서의 자신감이나 음악을 향한 진실됨이 꽤나 멋있게 생각되었었나 보다.


어쨌든 이 노래는 'MISTY'의 초반 멜로디를 따라가지만, 그 이후 김형석 특유의 경쾌하고도 흥겨운 멜로디 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맑고 깨끗하지만, 뭔가 쓸쓸함이 묻어있는 오석준의 음색은 '짝사랑'을  말하는 이 노래의 가사와도 꽤나 잘 어울린다.


원곡인 MISTY가 부드럽고 아름다운 '사랑 고백'의 재즈 발라드 진수를 보여준다면, 이곡은 경쾌하고도 흥겹지만, 서글픈 '짝사랑'의 쓸쓸함, 그래서 약간은 이중적 묘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나의 짝사랑은 어땠었지?


꿈에서라도 행복했었던 그때의 쓸쓸한 짝사랑이 기억난다면,

한 번쯤 오석준과 김형석의 경쾌함으로 '훗'하고 웃어버릴 수 있게 만드는 노래,

'꿈을 넘어서'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꿈을 넘어서

오석준, 드라마 컬러 OST - 1996


작사 : 최현묵

작곡 : 김형석

편곡 : 김형석

노래 : 오석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너를 나는 그리워하지

언제나~ 포근하게 감싸주는 널 꿈속에서 나는 만나지


난 꿈속에서처럼 너의 눈빛이 투명한 걸 알아

너를 향한 사랑이 꿈을 넘어 너의 숨결로 이젠 느껴지길 바래


꿈에서 깨어나도 난 눈을 감고 있었지 다시 혼자여야 하는게 싫어~

언제나 너의 꿈속에서 살고 싶어 그 꿈속에 너의 여린 꿈안에


사랑한다는 것이 그저 우연처럼 만난다지만

이젠 너를 찾을께 내 꿈속에서 느꼈었던 너를 이젠 만날거야


난 꿈속에서 처럼 너의 눈빛이 투명한걸 알아

너를 향한 사랑이 꿈을 넘어 너의 숨결로 이젠 느껴지길 바래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B23guuME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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