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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Aug 28.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열넷

솔직할 수 있도록 : 최성원, 최성원 2 - 1990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그냥 최고의 그룹, 들국화!


한국 K-Pop(대중가요) 역사상 가장 훌륭했던 그룹으로 들국화를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전인권이라는 흉내 낼 수 없는 마성의 아티스트와 최고의 프로듀서였던 최성원이 있었음을 모르는 이도 없을 것 같다.


혹자는 들국화를 비틀즈에 빗대어 말하기도 하는데, 들국화 1집이 비틀즈의 Let it be 앨범을 오마주 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들국화의 해체가 결국 존레논과 폴매카트니의 갈등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까지 어떤 면에서는 두 그룹이 많이 닮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세월이 만들어낸 그럴듯한 가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전인권과 최성원의 음악적 취향과 추구하는 미래가 달랐음은 확실한 것 같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지만, 들국화의 1집이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반이 된 이유 중에 하나에는, 아마 이 두 거장의 노래와 음악이 배려와 양보로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좌)비틀즈의 Let it be(1970), (우)들국화의 1집(1985) 앨범 표지


전인권은 보다 하드한 Rock을 지향했다고 하면, 최성원은 서정적인 포크 음악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들국화 해체 이후 전인권과 최성원이 보여준 음악의 모습들은 역시 예상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성원 1집은 포크 음악이라고 한정하기엔 그 음악적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 이젠 제주도의 대표 국민 노래가 되어 버린 '제주도의 푸른 밤'에서부터 '이별이란 없는 거야', '님을 찾으면', '오늘은' 등 굉장한 명곡들이 실린 그의 앨범은 1988년 한국 언더그라운드의 상징 동아기획에서 제작했고 그룹 '어떤 날'의 멤버이자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이병우, 이후 동아기획을 계승하여 하나기획을 창립한 '어떤 날'의 천재 프로듀서 조동익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1988년에 발매된 최성원 1집은 당대 최고 뮤지션들이 참여한 명반으로 불리운다.


오늘 소개할 숨은 명곡은 1990년도에 발매된 최성원 2집에 수록된 '솔직할 수 있도록'이다. 최성원의 2집은 상대적으로 1집보다는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했는데, 그건 아마도 그의 실험적 시도가 많이 묻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타이틀곡 '어린 왕자'의 경우 그 인트로가 외계어와 같은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데, 지금 들어도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솔직할 수 있도록'은 어쩌면 가장 최성원 다운 노래일 듯싶은데 마치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긍정적 마음과 소망을 느낄 수 있다. 약간은 흥겹게 시작되는 인트로의 연주와 반음씩 떨어지는 신디사이저 브라스의 느낌은 굉장히 세련되고도 누구와 많이 닮아있다고 느꼈었는데, 편곡은 '조동익', 건반은 '김현철', 기타는 '손진태, 함춘호'로 역시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레전드가 레전드와 함께 만든
레전드 앨범


그루브 있고 템포가 빠른 전주와는 달리, 노래가 시작되면 서정적 멜로디와 템포로 완전히 바뀌게 되는데, 이 또한 그 시대에 흔치 않았던 편곡이었고, 이러한 인트로의 느낌은 간주에 다시 한번 되돌아와 살짝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기도 한다.


최성원 2집은 1집만큼 대중의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어린왕자와 같은 실험적인 그의 시도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솔직할 수 있도록'은 또한 최성원 특유의 맑고 깨끗한 가사가 매력적인데, 어찌 보면 동요의 느낌이 들 정도로 간결하면서도 직설적이다. 마치 점점 변해가고 있는,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꼬집 듯이, 아이들의 눈과 시선으로 노래한다.


노래 마지막에는 실제 아이들과의 합창으로 마무리하는데, 이들의 천진난만한 노랫소리는 최성원이 세상에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분명하고도 아름답게 전달해 준다.


틀린 게 하나도 없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우린 점점 솔직해지지 못하게 되었고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건 거짓말이나 나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것과는 느낌이 좀 다른데, 어쩌면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이 때론 지치고 힘들기 때문에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야만 하는 요즘 세상엔 필수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혹시 마법과도 같이 예전 어릴 적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다시 모든 일에 솔직할 수 있을까?

'솔직히' '솔직할' 자신이 없다. 노래와 같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걸 이미 너무나도 잘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만약 '솔직하지 못해' 마음이 괴롭거나 힘든 일이 있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며 잠시 위안을 삼아보자.

'솔직할 수 없었을 뿐, 아름다운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훗.




솔직할 수 있도록

최성원 2 - 1990


작사 : 최성원

작곡 : 최성원

편곡 : 최성원

노래 : 최성원


세상에 많은 사람들 모두 알고 싶은 사람들 

해도 해도 끝없는 사람 여행  


제각기 숨긴 비밀 하나 둘 얘기할 때  

난 알았지 솔직할 수 없었을 뿐 아름다운 사람들인걸  


어릴 적부터 다 큰 지금까지  솔직하면 왠지 손해를 봤나 봐  

예쁜 거짓말은 내겐 매력 없어  솔직하면 우린 뭔가 통할 텐데  


세상에 많은 사람들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  

도와줘요 솔직할 수 있도록  


어릴 적부터 다 큰 지금까지  솔직하면 왠지 손해를 봤나 봐  

예쁜 거짓말은 내겐 매력 없어  솔직하면 우린 뭔가 통할 텐데  


세상에 많은 아이들 모두 사랑스런 아이들

도와줘요 솔직할 수 있도록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TdKd90qq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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