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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Aug 17.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열셋

이게 바로 나예요 : 김현철, 환장 Live - 1996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마치 숨은 그림을 찾아가듯 발견한,
김현철의 숨은 명곡 

프로듀서 '김현철'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의 수많은 작품과 명곡들을 접할 수밖에 없는데 워낙 많은 곡들이 이미 잘 알려져 있기에, '숨은 명곡'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오늘 소개할 그의 곡 '이게 바로 나예요'는 정규앨범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그리고 유튜브에서도 그 자취조차 찾기 어려운, 1996년에 발매된 그의 라이브 앨범 '환장'에 실린 곡이다. 


1996년에 발매된 김현철 첫 번째 라이브 앨범 '환장'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아직 서비스되고 있지 않은 듯하다.


이 노래가 최초로 실린 앨범인 '환장 Live'는 김현철의 첫 번째 라이브 앨범이기도 한데, 1996년 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5개 도시를 돌며 펼쳤던 순회공연의 실황을 담았다. 환장의 뜻은 음악과 팬들의 사랑, 도움을 준 주위 사람들의 성원이 모두 한자리에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환장 앨범에는 4집 수록곡들을 비롯해 총 12곡이 실려있는데 이 중 2곡이 '이상한 남자'와 '이게 바로 나예요'이다. '이상한 남자'의 경우에는 나름 공중파 방송을 타기도 했는데, 어쩌면 이불 킥을 할지도 모르는 젊은 김현철의 귀여운 '댄스(솔직히 율동이라고 해야 맞을 듯한)'를 감상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g5WoGmbAlA

'이상한 남자, 김현철' MBC Top Music(인기가요 베스트 50), 52회, EP52, 1996/07/13


https://www.youtube.com/watch?v=b-ruq-c5aCQ

'이상한 남자, 김현철', Go M.net Go 중에서


오직 피아노에만 의지한
유일한 김현철의 노래


'이게 바로 나예요'는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김현철이 부른 유일한 피아노 솔로 보컬곡이다. 물론 비슷한 느낌의 '연습실에서'나 '까만 치마를 입고' 등의 노래도 있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모두 베이스나, 드럼이 가미된 곡으로 오직 피아노와 김현철의 보컬이 가미된 곡은 이 곡뿐일 듯싶다.


김현철이 뛰어난 프로듀서임은 의심할 바 없지만, 그가 훌륭한 보컬리스트인지에 대해선 아마 사람마다 의견이 갈릴지 모른다. 그의 목소리는 분명 매력적인 보이스이기는 하나, 대단한 가창력이나 기교를 가지고 있다고 보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곡과 같이 하나의 악기 반주로만 이루어진 노래는 아무래도 보컬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해져서 김현철 자신도 굉장한 부담을 가지고 노래를 불렀을 텐데, 이 곡의 매력은 바로 큰 기교 없이 초기 김현철의 풋풋하고도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전주 없이 보컬과 함께 시작되는 피아노 또한 별다른 현란한 기교 없이 잔잔히 노래를 받쳐준다.


김현철의 노래 중 대부분의 이별 노래는 남자의 ‘상처’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남자 입장에서만 볼 때는 애처롭고도 괴로우며, 때론 측은하게까지 느껴질 때도 있다.


‘이게 바로 나예요’도 그런 면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남자의 마음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연인에게 마치 하소연하는 듯 애절하게 외치는 그의 목소리가 지난날 사랑 때문에 괴로워했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하기도 한다.


이 노래는 김현철이 술한잔 마시고
취한 듯 불렀다는 소문도 있다.


라이브 앨범 '환장'이 출시되고 난 뒤, 이 노래는 몇 년 후, '거짓말도 보여요'라는 6집 앨범에 또다시 수록되는데, 전혀 다른 풍의 편곡으로 지인 '유희열'이 부르게 된다.


원곡은 피아노 솔로 반주에 김현철의 호소력 있는 보컬이 함께하는 애잔한 외침 같은 노래였다면, 유희열이 부른 '이게 바로 나예요'는 피아노 대신 일렉 피아노가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마치 독백과 같이 덤덤히 이야기를 풀어내는 듯, 흥얼거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QVqhdDz3Azc


이게 바로 나에요는 김현철 6집 거짓말도 보여요 정규앨범에 유희열의 노래로 수록되어 있다.


두곡다 모두 나름 매력이 있는 노래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겐 김현철이 부른 버전이 더 마음속에 와닿는 듯하다.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노래인 것도 매력이고, 뭐랄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노래의 가사를 보다 잘 표현했다고 할까?


누구나 가슴 아팠던 사랑이야기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돌이켜 보면, 내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힘든지 이야기하지 못했다. 깊게 파인 상처를 혼자 안고, 치유되길 기다리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해야 남자다운 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를 위한 사랑이라 생각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왜 나는 진솔한 내 맘을 표현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아프다고 하지 못했을까...


혹시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난 말할 수 있을까?


이게 바로 나예요.
잘난 그대 사랑하는 이게 바로 나예요.


김현철도 나도 아마, 부질없이 맘 속으로 그녀에게 외칠 것만 같다.

이게 바로 나니까....




이게 바로 나예요

환장 Live - 1997


작사 : 김현철

작곡 : 김현철

편곡 : 김현철

노래 : 김현철


이게 바로 나예요 술 마시면 취하죠 

맛있으면 먹고싶고 넘어지면 아파요 


이게 바로 나예요 나도 사람인 거죠 

슬플 때엔 엉엉 우는 이게 바로 나예요 


이런 내가 그렇게 창피했었던가요 창피했었던가요 

그렇다고 그대는 날 떠나도 괜찮나요 정말로 괜찮나요 


이게 바로 나예요 그대를 사랑하죠 

잘난 그댈 사랑하는 이게 바로 나예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Tu9_vjzM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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