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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Dec 31.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스물셋

꿈을 꾼 후에 : 이현욱, 네 멋대로 해라 OST - 2002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누구에게나 인생 드라마가 있다


인생을 낭비하며 제멋대로 살던 ‘나쁜 남자’가 계층, 학력, 환경이 전혀 다른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겠다고 결심한 순간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잃을게 하나도 없으니 내일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맞이하는 그에게 세상과 이웃, 가족의 의미가 점점 다르게 인식되고 그는 변하기 시작한다. 죽음은 그에게 모든 기회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된 것이다.(MBC 홈페이지 발췌, 편집)


2002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온 나라가 기적 같은 승리를 경험했던 월드컵을 먼저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너무나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나에겐 월드컵만큼이나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을 '인생 드라마'를 만난 해이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



2002년 7월 3일부터 2002년 9월 5일까지 MBC에서 수 · 목요일 밤 9시 55분에 방영된 양동근, 이나영 주연의 네멋대로 해라


저마다의 이유로 각자의 '인생 드라마'를 뽑을 수 있겠지만, '네 멋대로 해라'는 어쩌면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보낸 그때의 나에게 커다란 울림과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명작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네 멋대로 해라'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20~30대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인공 '고복수'와 '전경'을 잊지 못한 향수의 글들이 SNS와 인터넷에 소통되고 있는 기적과 같은 일들이 지속되고 있다. 


어쩌면 이 드라마는 '재벌집 문제아 딸과 시한부 인생의 건달'이라는 진부하고도 지루한 소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극 중에서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처나 아픔, 심지어 죽음에 대해서까지 덤덤하고도 차분히 이해하고자 하고, 이는 작가의 눈부신 특유의 '대사'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쥐어짜게 한다.


참고로 이 드라마를 쓴 작가는 인정옥 씨로 다음 작품이 이나영 주연의 '아일랜드'이며 딴지일보 총수, 방송인인 김어준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으로 만으로도 찾을 수 있는 명대사 중 최고는 아마도, '전경'이 복수에게 한 다음의 이야기가 아닐 듯싶다.

복수 씨
사는 동안 살고, 죽는 동안 죽어요
살 때 죽어있지 말고, 죽을 때 살아있지 마요.

남자인 동안엔 남자로 살고
장애인인 동안에 장애인으로 살아요.

내가 애인인 동안엔 애인으로 살고
내가 보호자인 동안에 보호자로 살래요.

그냥 그렇게 살면 돼요.

과거 돌리면서 추억하지 말고
미래 예상하면서 걱정도 말고

지금 사는 거처럼...


아직도 저 대사를 들으면
가슴이 하염없이 쿵쾅거린다.


드라마의 흥행과 더불어 네 멋대로 해라의 OST도 이후 굉장한 관심을 받았는데, 당시 최고의 드라마 음악감독이었던 최성욱 감독이 프로듀싱을 박성일, 신재홍, 015B 등이 음악 작/편곡을 맡았다. 


드라마 만큼 사랑을 받았던 OST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숨은 명곡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 수밖에 없는, 하지만 그 가수나 제목이 잘 기억나지는 않는 곡, 이현욱이 부른 '꿈을 꾼 후에'이다.


이 곡은 이후 최고의 드라마 작곡가로 거듭나는 프로듀서 박성일이 작곡한 곡으로, 가사 없이 멜로디만 있고 마치 허밍 하는 것과 같이 부르는 Scat 곡이다.


드라마 곳곳에 아직도 가슴을 찌르는 추억이 명장면들이 생각하게 하는 이곡은, Scat 버전 외에도 연주버전, 바이올린 연주버전 등 3개가 수록되어 있는데, 난 당시 마로니에 멤버로 활동하다 솔로로 전향한 이현욱의 짙고 묵직한 보컬 음색이 매력적인 이곡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노래는 2분 여로 굉장히 짧은 곡이지만, 그때의 감성과 감동을 심장 한편에서 꺼내오기엔 충분하고도 남는다.


한 해가 지나가는 2022년의 마지막, 모두들 힘껏 웃고 떠드는 이 시간, 잠시 2분간의 차분함과 담담함으로 돌아와, 그때의 '전경'과 '고복수'가 함께했던 아름답고도 치열했던 모습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삶과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작은 깨달음과 함께 말이다.


2022년은 제게 참 특별한 해였습니다.
과분한 독자님들의 사랑에
항상 더 좋은 글과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모두 행복하고 평화로운 2023년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꿈을 꾼 후에

이현욱, 네 멋대로 해라 OST - 2002


작사 : (Scat Song)

작곡 : 박성일

편곡 : 박성일

노래 : 이현욱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AnkeGZLAQ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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