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인터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100일 글쓰기 3일 차

by 뵤뵤


1>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3가지는 무엇인가요?


건강, 가족, 시간을 꼽겠습니다. 거기다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성장도 빠트릴 수 없겠지요. 네 가지는 하나를 독립된 가치로 볼 수 없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첫째,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일하고, 책 읽고, 먹고, 마시고, 놀고. 향유하는 모든 일상은 건강이 깨지는 순간 한 순간에 무너지니까요. 만으로 딱 마흔이 되던 해, 저는 녹내장을 진단받았습니다. 코피 한 번 쏟아본 적 없고 잔병치레 없이 살아온 터라, 꽤 충격이 컸습니다. 녹내장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아니니까요. 시야각이 자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서서히 좁아지다가 최악의 경우 실명까지 이르는 병이에요. 남아 있는 시신경을 필사적으로 사수해야 합니다.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게 관건이라 건강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지요. 마흔 전까지는 다이어트와 미용의 목적이 컸던 운동을 그야말로 눈 건강을 위해 안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둘째, 가족은 삶을 책임감 있게 살도록 지탱해 주는 원동력입니다.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수시로 탐구하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데요. 삶의 의미. 가족은 제 삶의 의미입니다. 그것도 대충 말고 잘 살아보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이요. 있는 그대로의 저를 지지해 주는 남편과 자기의 우주가 저라고 말해주는 꼬마 아이가 있습니다. 이들을 만난 건 제 일생일대의 행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그들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은 어쩌면 당연한 바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곧 성장으로 연결됩니다.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고 싶다는 열망의 강력한 동기 부여 역시 가족입니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욕심이 생겨서 동화구연지도사 2급 자격증을 땄고, 엄마표로 영어 그림책을 재미있게 접하게 해주고 싶어서 영어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하브루타 자격증을 따고 싶습니다. 슬기로운 대화를 통해 아이가 능동적으로 사고하도록 돕고 싶어요.


셋째, 삶은 유한합니다. 당장 코 앞의 상황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지금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어린 시절 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습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두려움이 커서 도전하기를 주저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야금야금 시도했던 일에서 소소한 성취를 맛보고 나니 점점 더 큰 도전도 두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원불멸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사니까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지나치지 않고 반드시 해봐야겠다고요. 물론 시간과 체력만 허락한다면요.





2> 각 항목에 대한 현재 만족도는 몇 점인가요? (1~5점)


건강: 5점

가족: 3점

시간: 4점

성장: 5점


7월부터 현재까지 매일 식단일기를 쓰고 주 이 회에서 삼 회 이상 아침 출근 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고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7년 전인가요. 생애 처음 인바디를 받았습니다. 결과지를 들고 깜짝 놀랐어요. 근육량이 터무니없이 적고 체지방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른이 넘도록 운동과는 담쌓고 음식을 탐닉하는 데만 집중하며 살았으니까요. 충격 받은 김에 조금씩 운동을 시작하고 체력이 좋아지자 깨달았습니다. 인성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것을요. 잠이 부족하고 운동하지 않는 저는 잘 자고 운동하던 저보다 훨씬 날카롭고 짜증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기분이 태도로 곧장 나와버리는 거죠.


시간은 4점을 주었습니다. 매일 하루 한 줄이라도 읽고, 쓰고, 건강한 먹거리를 챙기고. 올해 여름과 가을은 저를 돌보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겨울이 되면 남편의 도전을 응원하며 제 시간은 다시 양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부는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격려하며 각자의 시간을 고르게 분배하려고 애씁니다. 성장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으니 성장도 따라서 5점을 주고 싶어요. 당장 눈에 띄지 않겠지만 매일 더 나아지고픈 제 열망을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추구미에 근접해있지 않을까요? '인생은 하루의 합이다'라는 말이 뇌리에 박혀서 떠나질 않습니다. 시간을 잘 살고 싶어요.


유감스럽게도 가족은 3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성장을 위해 쓰는 시간만큼 아이와의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자기 전 충분한 포옹과 뽀뽀, 소소한 수다를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3> 그중 만족도가 낮지만 더 높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에게 왜 중요한가요?


만족도가 낮은 것은 가족과의 시간입니다. 남편도 저도 개인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터라,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혼자 있길 좋아하면 외동인 아이가 외롭지는 않을까. 수다쟁이 꼬마가 엄마가 쉬는 틈새를 놓치지 않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 혼자만 간직했던 생각을 털어놓을 때 조금 더 집중해서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지금은 결코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니까요. 나중에 사춘기 왔을 때 후회하지 말자, 대화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때가 반드시 온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4> 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천은?


지금 당장 곁에 있을 때,

눈을 보고, 듣자.

아이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