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인터뷰: 불편했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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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뵤뵤



1> 최근에 답답하거나 불편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애매모호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불확실한 상황이나 기록, 소통 방식이요. 업무가 주어졌을 때 누가 무엇을 해야 할지 주어와 목적어를 쏙 빼놓고 얘기하면 답답해요. 그러면 당연히 추가적인 질문들을 퍼부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기분이 묘한 건 왜 그걸 한 번에 못 알아듣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어투예요. 머릿속 내용이 온전히 상대방에게 다 전해졌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요. 본인의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들을지'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만 '전달한다'에 집중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협업하는 동료에 대한 역지사지가 없다고 느낄 때, 사소한 무신경함에 스트레스 받아요.


저로서는 당연한 배려가 다른 사람들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직장에서 많이 배웠어요. 회사 동료는 온정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니니까 주고받는 게 확실해야 한다는 계산적인 마음이 앞서서 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우유부단함도 싫어요. 애매모호와 결이 비슷한데요. 질문에 '~인 것 같아요', '~이지 않을까요?'라는 대답을 들으면 괜히 물었다 싶어요. 차라리 속 시원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라고 해준다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한 게 저도 분명 이랬던 시기가 있었단 거예요. 호텔에 갓 입사했을 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데 총무라서 직원들이 막 질문을 던져요. 총무니까 얘한테 물어보면 하나라도 건지지 않을까 하면서. 그럼 솔직하게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왠지 그러면 되게 무능력하게 보일 거 같은 거예요. 어설프게 틀린 정보를 주는 게 훨씬 위험한데도 말이에요. 그러다 모호한 태도가 일을 그르친다는 걸 두 눈으로 보고 배웠어요. 우유부단하게 굴면서 자기 말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회피형 상사들을 보면서 확실히 거울치료가 됐습니다. 저런 선배, 상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결심을 하게 해 준 그분들에게 감사해요. 저라고 그럴 날이 오지 말란 법은 없겠죠. 그래도 의식하면서 노력하는 것과 타고난 대로 적당히 면피하고 사는 건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2> 그 상황에서 왜 답답했나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나 방식은 무엇이었나요?


명확성과 효율입니다. 전후 상황을 확실히 알아야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데, 저한테 넌센스 퀴즈 같은 지시를 내리는 거죠. 넌센스에는 제가 영 젬병이거든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확실한 게 좋아요. 당연히 일도 마찬가지예요.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할 수 있는 충분조건이 주어지지 않을 때, 안갯속을 헤치며 단서를 하나 둘 모아야 하는 거예요. 최초로 지시를 내린 사람은 그 힌트를 알고 있는데도 말이에요. 그럼 한 시간 걸릴 일이 두 시간, 세 시간 걸리고 얼마나 비효율적인가요?




3> 만약 내가 그 상황을 직접 해결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라고 떠오르는 방식을 적어보세요.


부득이하게 변수가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면, 현재 바뀌지 않는 부분과 바뀔 여지가 있는 부분을 구분해서 말해줄 거예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게요.


신규 거래처에서 계산서 발행 마감일이 다가오도록 정산대금에 대한 세금계산서 요청을 안 하는 거예요. 그럼 두 가지 경우죠. 당연히 해줄 거라고 여겨서거나, 정말 안 해도 돼서. 신규업체랑 소통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물었더니,

"별 말 없으면 안 해줘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말을 들으면 환장하는 편이에요.


목마른 자가 우물 판다고. 두루뭉술하게 대답하면 거래처 연락처를 아예 달라고 해서 제가 직접 물어봅니다. 중간에 제가 개입해도 무방한 경우 라면요. 어차피 실무자는 저니까 필요한 정보를 여러 사람 거치지 않고 직접 물어보는 거죠. 이게 다 성격이 급해서 그렇습니다. 빨리 일 마치고 애 보러 집에 가야 하거든요. 퇴근 욕구가 빠릿빠릿하게 일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4> 위 경험을 통해 발견한 나의 강점을 정리해 보세요.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여러 선배들과 상사들의 장단점을 보면서 배울 건 배우고 버릴 건 버리고 자급자족 했던 거 같아요.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을요. 살림에서는 영 허당인데 매출 매입 숫자와 관련된 일에는 틀리지 않으려고 두 번 볼 거 세 번, 네 번 확인하고. 그게 다 실수가 두려워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걸 이제는 알겠어요. 평소에 불안과 긴장도가 높은 편인데요. 그 안달복달함이 저를 노력하게 만들어요. 어쩔 땐 피곤하기도 하지만요. 분명 장점도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