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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Sep 06. 2018

아주 깊은 일은 아니길




















없던 것은 아주 없어지고, 오겠다던 이는 영영 오지 않았다. 

마음대로 마음먹고, 슬플 만큼 슬퍼했고, 울고 싶으면 실컷 울었다. 


그러나 그건 흘러가지 않고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고여 있다가 

비가 내리면 이렇든 곤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무던히도 내리는 빗속에 아픈 너와 아픈 나를 나란히 누여 두면, 

서러움이 봇물처럼 터져 상실감의 수면 아래로 고스란히 가라앉을 때가 있다. 

그저 얕은 울음인 줄 알았던 것이, 깊고 검은 바다일 때가 있다. 


_

울어도 괜찮아, 비가 오는 밤에는. 

하지만 너무 많이 울지는 마. 내가, 네 옆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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