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아홉 개의 견딜 수 없음에도 그 하나의 이유로 깊어지고,
아흔아홉 개의 더할 나위 없이 좋음에도 그 하나의 견딜 수 없음으로 뒤돌아서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여름날 장마와 같이 해가 떴다가 바람이 불다가 비가 내리다가,
환하게 피어나던 것들이 한순간 웅크릴지라도 모든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가슴에 담을 뿐이다.
결국 외로움의 깊이가 짓궂게 깊어가도 사랑하는 데는 그 한 가지의 이유밖에 없다.
살아있던 내 모든 순간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나,
사랑하는 그 순간에는 당신만이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