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의 의류 수선실은 오래된 아파트의 작은 상가 1층 한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다.
텅 빈 점포들 사이에 덩그러니 불이 켜져 있어 황량해 보였다.
이 상가는 공실이 꽤 많은데 작은 슈퍼와 미용실 등이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모두 가게를 접고 나갔다.
그래서 1층은 약국과 부동산 그리고 수선실뿐이다.
2층에는 내과가 있고 3층에는 태영이 다니는 개척교회가 있다.
2평 남짓한 옷 수선실은 좁고 수선 도구들로 빈틈이 없다.
한쪽 구석에는 재봉틀이 있다. 태영은 대부분의 시간을 이 자리에서 보낸다.
그 옆은 또 조그마한 탁자가 있는데 각종 천 조각들이 비닐봉지 몇 개에 조금 어수선하게 구겨져 쌓여 있다.
반대쪽에는 다리미판이 있고 천장부터 증기다리미 호스가 길게 늘어뜨려져 있는 다리미가 항시 대기하고 있다.
벽면에는 각양각색의 실타래가 색깔별로 정리되어 있다.
유리로 된 출입문에는 방울을 달아놓아 손님이 문을 열면 따라랑 소리가 났다.
항상 재봉틀에 매달려 있는 태영은 출입문을 등지고 앉기 때문에 이 방울 소리는 손님이 온 것을 알려주는 유용한 장치였다.
그리고 간이 선반을 달아 휴대용 라디오 하나를 올려놓았다.
이 라디오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것인데 카세트를 넣는 곳이 있지만 사용한 적이 없고 라디오만 주로 사용한다. 주파수가 잘 맞지 않아 지지직 거리기도 했지만 이것이 없다면 하루종이 너무나 적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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