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학이 어려웠다.
내가 어렸을 때는 수학을 못하면 대학을 못 가고 대학을 못 가면 인생이 실패할 거라고들 했다.
정말 주변의 대부분이 그렇다고 했다.
수학 선생님은 매로 가르쳤다.
그래서 겁이 났다.
학교와 가정에서의 그런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내 머리로는 수학을 잘할 수가 없었다.
학창 시절 내내 겁내며 살았던 것 같다.
어린 시절 학교와 가정은 세상의 전부였는데 왜들 그랬는지 지금도 이상하다.
요즘 대학입시에서는 수학이 예전만큼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전공마다 수학 배점도 다른 것 같고 말이다. 세상의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수학을 잘한다는 건 노래 잘하는 것처럼 타고난 축복이다. 노래를 잘한다고 모두 성공하지 않는 것처럼 수학을 잘한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는다.
어른이 되어보니 수학 못하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많았다.
부자가 된 사람들도 계산을 잘 한 사람이라기보단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한 사람들이었다.
세상에 뭐가 더 필요한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등등을 알고 제공하는 사람들 말이다.
돌이켜보면 수학뿐 아니라 내가 특별히 잘하는 건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수준에서 그냥저냥 살아왔다.
그럼에도 아쉽거나 후회되는 건 없다.
세상 한 구석에서 조용히 내 일을 하면서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 되게 살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