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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 Jun 30. 2023

전쟁은 사람의 심리를 뒤흔든다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 2022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배우가 생겼다. 배우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 하는 일 중 하나는 '필모그래피 깨기'다. 배우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먼저 봐야겠다고 결심한 건 이 작품,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였다. 배우를 보고 선택한 영화기도 하지만, 내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진 주제를 담고 있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을 담은 이 영화는 전쟁이 발생하기 전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독일에서 유학 온 파울과 영국인인 휴, 이 둘은 대학을 함께 다닌 동기다. 한때 굉장히 친했던 사이지만, 정치적 견해에서 차이가 벌어지며 둘의 사이도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협력을 하게 된 것도 '정치'때문이다. 히틀러를 막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대안을 생각하고, 끝끝내 실현하기에 이른다. 


제목의 '뮌헨'이 모든 일의 중심지가 된다. 뮌헨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이 둘은 히틀러를 막기 위한 마지막 최선을 다한다. 이 협력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은 너무나도 숨이 막힌다. 거친 총격전이 난무한 것도 아니고, 무력에 진압 당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보이지 않는 총격전이었다. 언제 파울이 들킬지 예상되지 않았으며, 휴의 협력이 휴의 미래를 부서트리지는 않을지. 뭐 하나 제대로 짚어낼 수 없었다.


결국 파울은 들키지 않았고, 휴 또한 무사했지만 전쟁은 이루어졌다. 이미 일어났던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를 막지 못한 걸 보니 너무나도 무기력해졌다. 영화 마지막, 결국 전쟁은 일어났지만 그럼에도 서약서로 인해 시간을 벌어 독일의 패전으로 돌아갔다는 문구가 흘러나왔다. 히틀러를 막긴 했지만, 이미 걷잡을 수 없는 피해는 일어난 터이다.


이 영화는 소설 '뮌헨'을 원작으로 한다. 실제 상황에서 일부 각색되었으리라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실제는 이보다 더 극적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늘 가상 세계의 확장판은 현실 세계이니. 휴와 파울의 자동차 안에서의 대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희망은 남이 나서주길 기다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실현하기로 마음먹은 파울에게 이 말의 무게감은 얼마나 컸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 같다.


전쟁을 참전하지 않더라도 그 상황에 휩싸여 있다면 심리는 뒤흔들린다. 나의 주변을 통제할 수 없고, 나조차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든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전쟁은 발생하는가. 결과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기를.


2023.6.19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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