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이야기#26 / 50대아줌마 출장동행기(싱가포르)
사시사철이 덥다는 건 산책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지금은 11월 중순이라 싱가포르의 한낮도 다닐만하다.
한국 여름이 많이 더워진 때문인지 싱가포르도 태국도 호찌민도 오히려 한여름엔 한국보다 더 시원하다.
남편 출장에 숟가락하나를 얹어 다니는 여행이 재미있고 들뜨기는 하는데 이렇게 물가 비싼 나라에서는
커피 한잔을 맘 놓고 마시기도 부담스럽다.
길을 가다가 자전거가 이층으로 놓인 길거리 자전거 주차장을 봤다. 기발한 아이디어다.
싱가포르는 여러 이유로 이민자가 늘고 홍콩에서 또 많은 기업과 인구가 유입되어 부동산은 물론 음식값까지
물가가 이만저만 아니게 올랐다고 한다.
내가 묵었던 리틀 인디아 호텔 근처엔 인도 사람,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전철에도 말레이어, 타밀어, 만다린, 영어, 이렇게 4가지 언어가 쓰여 있었다. 학교에서는 영어로 교육한다고 하니
국민이 모두 2개 국어는 하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길거리나 상점에서 만난 사람들은 영어가 그다지 능숙하지는 않은 것 같아 보인다.
남편은 미팅을 가고 나는 싱가포르 시내 한 모퉁이를 산책했다. 조금 걸으니 덥고 목도 말랐다.
차를 한잔 마실까 하다가 가격표를 보고는 놀라고 나오는 일을 반복하다가 우연히 사람이 많은 만두집 하나를
발견했다.
만두를 먼저 선택하고 소스를 선택하고 곁들여 먹을 누들의 종류를 결정하면 되는 거다.
우리나라 같으면 누들을 결정하고 만두를 결정할 텐데 생각의 순서가 달라지니 주문도 쉽지 않다.
다행히 직원분이 도와주셔서 주문을 마치고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싱가포르는 전철도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어 편리했다.
작은 모퉁이 가게도 모두 해외발행 신용카드가 되니 현금이 필요 없을 지경이다.
이런 게 진정 선진국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 만두가 들어간 국수를 받았다.
마라와 땅콩 소스가 들어간 비빔 만두 국수다.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을 때, 내 옆 테이블에 젊은 싱가포르 연인이 들어와 앉았다.
내 국수를 쳐다보며 연신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아줌마 특유의 유연함으로 메뉴의 이름이 나온 내 영수증을 보여 주었다.
나도 한 젓가락 밖에 안 먹은 상태였지만 냄새와 비주얼이 이미 압도적이었다.
셀프 코너에서 잘게 썬 쪽파를 듬뿍 올리고 짜사이 같은 무? 짠지와 생강도 덜어와서
국수와 같이 먹었다. 난 정말 생강채를 좋아하는데 싱싱한 생강채를 먹으니
돼지고기와 새우를 섞어만든 만두와 찰떡궁합인듯했다.
젊은 연인은 핸드폰으로 주문 앱을 켰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만두를 고르고 소스를 선택하고 누들을 골라야 하는 방식엔 익숙지 않은 듯 머뭇거리기에 다시 도와주었다.
내 아이 같은 나이의 연인을 보며 미소가 절로 나온다.
연신 서로 메뉴를 의논하며 주문 과정을 즐기고 음식을 즐기는 연인이 이뻐 보였다.
싱가포르 달러로 10불 정도의 가격에 정말 훌륭한 식사였다.
식사 후에 남편 미팅이 끝나기 전까지 밖을 돌아다녔는데 11월이라 아주 덥진 않았지만
20분 이상을 걷기엔 더웠다. 주변에 벤치나 커다란 나무 그늘이 없어 좀 삭막해 보였다.
며칠 더 봐야겠지만 아직까지 내 생각엔 싱가포르는 물가나 거리 풍경등의 면에서 여행으로 그리 좋은 도시는 아닌 것 같다.
#남편출장동행기 #소곤소곤다이어리 #소곤소곤다이어리20251112 #50대아줌마의출장동행기싱가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