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의 가짜다움 by sogons
싱가포르 거리를 지나다가
길고 세련된 건물에
멋진 차들이 전시된 유리창 위로
조명이 만들어낸 가짜 차들이 나타나는 광고를 보았다.
가짜와 거짓은
진짜와 진실을 돋보이게도 하지만
진짜와 진실을 자신이 가진 가짜와 거짓으로 덮어
어느 것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헛갈리게 만들기도 한다.
거짓은 눈덩이처럼 구르는 재주가 있어 그 크기는 커져만 가고
때때로 거짓은 진실보다 더 진짜 같고 더 가치 있어 보인다.
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자신은 바람을 피우면서도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야한 사진이나 영상을 본다며 그를 비난하는 걸 보며 헛웃음이 났다.
자신이 바람을 핀 사실에 대해 그는 한 번의 사과도 하지 않았고
25년, 세월의 옷을 입은 거짓은 점점 커지고 대범해졌다.
며칠 전, 나는 남편의 출장에 따라왔다.
중독과 바람으로부터 이렇게 하면 조금 안심이 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는 실패인 것 같다.
작정하고 속이는 사람을 당할 장사가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거짓은 시간이 지나고 보면 항상 그 가짜다움을 나타내고야 만다.
조금만 자세히 보면 웃음이 날 정도로 허술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돌아와 저녁을 같이 먹자던 그가 연락도 없이 술까지 마시고 들어와
기다리던 그녀에게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 식사할 시간이 없다 하던 일,
싱가포르는 물가가 비싸니 라면을 가져가 먹자던 그가
사람을 만나 이틀 연속 식당에서 음식과 와인을 마신 일과
나와의 식사에선 10불짜리 음식을 비싸다며 망설이던 그가
오늘 아침 7불이 넘는 라테를 혼자서 두 잔이나 시켜 먹는 일들은...
정말 사소한 것 같으나
별것 아닌 일로 하는 이 정도의 거짓말이
어떤 목적을 갖게 될 때...
얼마나 눈덩이처럼 커지고
얼마나 교묘히 속이는 말과 행동으로 나오게 될지
나는 알기에
오늘도 맘이 많이 아파온다.
#소곤소곤이야기 #20251211 #bysog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