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지만 어울리는 사람>

50대 일상 에세이

by sogons

신기하게도

친구는 친구와 비슷하다.

그런데 왜...

부부는 왜 다른 사람과 끌리는 걸까?


신기하게도 서로의 다름에 끌리는 이 법칙은

남자가 여자에게

여자가 남자에게 끌리는

원리와 비슷한 맥락일까...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어쩌면 '나'란 개념이 잘 자라지 못한 걸 수도 있다.

여러 형제자매 안에서 자란 나는

그저 그들의 일부가 '나'인 줄 착각하고 살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어울려 먹고

어울려 놀았다.

덕분에 내성적이지만 사교적인

나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이렇게 자라다가

결혼을 하면...

사람은 또 다른 집단에 얽혀 살게 된다.

'나'를 몰라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나'를 주장하던 친구들을 보면

결혼 초에 많은 문제가 있는 듯했다.


내가 외롭다고 생각한 순간은

의외로 결혼 후였다.

남편의,연락도 없이 새벽까지 이어지는,

저녁과 술 모임

아파도 등을 쓸어줄 사람이 없는 외로움

돌도 안된 아이와 둘이 보내던 수많은 밤...


사회생활을 가정 경제를 위한 걸 거라 이해하려 했지만

외도가 그 사이를 끼어들고

화가 난 자리에

화해의 노력대신 폭력이 자리할 때

난 우주에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이라 부르기에도 부족한 세상에서의 고립을 느꼈다.

이때에서야

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난 나를 모르는, 결혼이 뭔지도 모르던 어른이었던 것이다.



엄마는 시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항상 하셨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입을 다물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상황을 보면

기대가, 요구가 많은 부모님 안에서

아버지 자신도 서운하고 화가 났겠지만

시부모님에게 사랑은 받지도 못하고 희생을 강요당한 엄마에겐

할 말 없는 처지가 되었던 것 같다.

일 년에 13번이 넘는 제사에 명절 제사를

나이 20에 시집와서 70이 넘도록 지냈던 엄마는

아버지의 마지막 간호를 마치시고는 치매에 걸리셨다.

두 분 다,

가족을 위한 사랑과 희생을 DNA에 새기고 태어난 듯

4남매를 대학교육에 시집 장가까지 보내는 과정을 마치셨다.


아버지는 꼬박꼬박 누가 매일 태엽을 감아 놓은 듯

출퇴근을 반복하시고 정년을 맞으셨고

엄마는 삼시세끼 외식 없는 밥을 차리셨다.

싸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내성적인 아버지와 사교성 좋던 엄마는 다르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하나가 되셨던 것 같다.


난 이 사랑을 받고도

나 자신조차 찾아내지 못하고

나를 그냥 묻어두고만 싶다.

난 그저 엄마의 놀라웠던 참을성만을 물려받은 것 같다.

처녀 때의 나의 모습과 난 지금 많이 다르게 살고 있다.

비에 젖지 않으려 웅크려 앉은 새처럼...


난 모든 가정이 우리집과 닮아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내 친구와 우리 친척의 사는 모습이 내가 본 결혼의 전부였기에...


연애 끝에 방문했던 그의 집은 우리집과는 너무도 달랐다.

여자와 남자의 상을 따로 차리고 있었고

결혼 후 명절엔

명절 제사를 준비하면서도

시아버지와 아주버님들의 술상을 끊임없이 차려내는 집이었다.


우리 엄마의 13번의 제사에는

아버지의 미안함이 있었고

밤을 깎고 문어를 예쁘게 장식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사랑이 있었는데...

남편의 집엔... 없었다.


변비에 걸려 3일간 변을 못 보며 울던, 돌도 안 지난 내 딸은

명절 제사엔 시댁에 일하러 간 나 대신

밤 치는 친정 아버지의 무릎에 있었다.



다르지만 어울리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난 다르고 다르고 다른 사람과 결혼한 것 같다.

다름이 어울리는 순간이 아름다울 텐데

우리의 다름은 그와 나를 다듬지 못하고 항상 나를 깎아낸다.

둥글게 되려고 난 사이즈를 계속 줄이지만

그에게 깎인 내 모습은 이리저리 뜯겨나간 모양으로 변한다.


다시 둥글게 둥글게 변하면 살 수 있을 것 같았던 나...

이제 거울을 마주하니

내가 어디 있는지, 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르지만 어울리는 사람과 결혼하세요!!!

자신을 깎아내는 것 만이 살 길이 아님을...

함께 둥글어지거나

모가 나 있다면, 잘 맞춰지는 사람을 만나는

지혜와 행운이

이 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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