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삐끗한 날>

50대 에세이

by sogons

마음대로 일어날 수 있고 앉을 수 있음이 감사가 될 수 있음을 안 날

아부지가 없고 엄마가 더 이상 날 보호해주지 못함에 서러웠다.

자신이 자신의 일을 모두 자신이 홀로 알아서 해야 하는 게 어른인 건가...

그렇다면 난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그 사이 어디에 있는 것 같다.


남편은 급작스레 움직이지 못하게 된 내 처지엔 관심이 없었다.

그가 밖에 있는 동안 내가 혼자 무얼 어떻게 먹고 화장실은 어떻게 갈지

그에게 그런 걱정은 기대할 바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서러웠다.

난 사랑받지 못하는, 이젠 사람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혼자라는 걸 안 아이가 울지 않는 것처럼 나도 내 처지가 가엽기도 하련만 눈물이 나지 않았다.


일주일이 흐르고 이젠 '억' 소리 없이도 침대에서 일어날 정도로 회복되었다.

등이 아파 앉지도 서지도 못하던 때보다는 많은 면에서 편해졌다.

비교의 대상이 정상이었을 때가 아니라 많이 아플 때가 되고 보니 이젠 살 것 같다.


우리 엄마는 치매가 오기 전에 협착증이 있으셔서 허리가 굽은 채로 오래 고생하셨다.

매일 허리 아프다는 소리를 달고 사셨는데 지금은 아프다는 표현마저 잊으신 듯하다.

오래 앉으면 아프시련만 아무 불평이 없으시다.

내가 아프고 보니

엄마가 예전에 다리를 끝까지 펴지 못하고 항상 무릎을 굽히고 소파에 앉아 계시던 모습이 생각나

마음이 아프다.

우리 엄마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져 얼마나 서러웠을까.

허리 일주일 아픈 지금의 내가 외롭고 서러운 것과는 비교도 안 됐을 엄마의 맘이 느껴져 맘이 쓰리다.

말이 없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아프다고 이야기를 했다.

엄마대신 돌보는 이모님이 걱정의 말을 건네신다.

위로가 되지 않았다.

이게 뭔지 모르겠는데 위로나 걱정은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받아야 하는 건가 보다.


건강을 지키고 나를 지키고 무엇보다 생각과 마음을 지켜야겠다.

아프니 하나님이, 예수님이 떠올랐다.

하루 종일 찬송을 부르고 잠시 서 있을 땐 성경을 서서 읽었다.

믿음을 주시라 기도한다. 혼자가 아님을 알고 평안할 마음을 주시라 기도했다.

글도 적지 못하는 외로운 날에 닿는다 하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믿음을 받아 마음에 심고 가꾸어야겠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편 (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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