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에세이
달팽이 집을 지읍시다.
어여쁘게 지읍시다.
점점 크게 점점 크게
점점 작게 점점 작게
달팽이 집을 지읍시다.
어여쁘게 지읍시다.
집이, 집 값 이야기가 세상에 가득하다.
큰 집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집은 위치가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 좋다는 집을, 좋은 위치에 사 두어야 가치가 오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형편이 닿는 한 크고 교통이나 여러 여건이 좋은 지역에 있는 집을 사야 한다고 한다.
누구는 집이 두 채이고 어떤 이는 세 채가 넘는 집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도 그런 생각으로 여태 살아왔는데 오늘 달팽이집 노래가 떠올라 부르다 보니
내가, 내 생각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작은 달팽이 등에 큰 집을 올리고, 또 다른 큰 집을 올려놓은 모습을 상상하니 우습다.
다른 달팽이의 등껍질을 뺏어 등에 올리고 기어가는 달팽이를 상상해 보니 불쌍하기까지 하다.
달팽이는 태어날 때부터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등껍질을 조금씩 더해가며 살아간다고 한다.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공간을 자신이 지어가는 거라 한다.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되면 들어가 피하고, 쉬고 싶을 땐 누워 쉴 공간을 등에 지고 다니게 만든 조물주의 뜻은 자족이었을까 아니면 겸손이었을까...
어린 시절 동요를 부르며 한 손 위에 흙을 덮고 다른 한 손으로는 살짝살짝 톡톡 두들겨 가며 흙으로 지은 달팽이 집은 크기만 키운 집이 가지지 못한 견고함으로 무너짐을 견뎌냈다.
달팽이도 아는, 어린아이의 동요에도 나오는 철학이 어른이 된 무지한 인간의 비뚤어진 생각을 가르치고 있다.
달팽이도 집이 필요하고 사람도 집이 필요하다.
먹을 것, 입을 것, 쉴 곳...
남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지나친 이득을 모으려 하는 건...
등껍질 두 개를 이고 다니는 불쌍한 달팽이의 길로 자신을 이끌지 모른다.
#집을짓는지혜 #욕심이생겨도참아야할때 #등껍질은하나로충분해요 #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