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에세이글쓰기 수업이 끝나고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면서 내 삶을 한 번 더 되돌아보았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어떤 길을 선택할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하며 선택의 무게를 잘 감당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자신감이 생긴 때는 내가 나를 인정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무거웠던 후회의 짐이 서서히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수와 좌충우돌을 겪으며 당연히 후회하는 감정이 후폭풍처럼 닥쳐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나는 그런 후회를 반복하지 않고 가장 옳은 길을 찾아가고자 한다. 오늘을 잘 살아간다는 것은 지난 일에 대한 후회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순간을 긍정적이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어제의 후회에 머물지 않으며, 내일의 불확실성에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다. 과거의 선택이 어찌 되었든,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을 잘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하루를 버티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순간을 최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어제의 후회에 발목 잡히지 않고, 내일의 불확실성에 불안해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과거에 지지 않는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암환자가 그렇게 돌아다녀도 괜찮아?”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서 푹 쉬지.” “그러다 또 다른 곳으로 전이되면 어떡하려고.”
인복이 많은 걸까? 나보다 주변에서 더 많이 걱정한다. 아마도 작년 항암치료를 받을 때마다 재입원을 반복했었기 때문에 걱정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의 일어난 선택들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항암치료를 받겠다는 선택이 옳았든 그르든,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는 대신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암투병 과정을 지나고 나서야, 나는 어떤 부탁이든 당연히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다. 남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그렇지 않다. 암투병 과정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우선시하는 법을 배웠다. 아무리 작은 부탁이라도, 내가 무리해서 들어줘야 할 이유는 없다. 상대방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나에게 당연한 듯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 제대로 된 정보를 수집하고 이후에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땀 흘리고 수고한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런 노력의 가치를 모르는 이들에게 내 시간을 내어줄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내 선의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그들의 권리가 아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나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 도울 수 있는 경우에만 손을 내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취재 요청이 들어왔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예전처럼 무리해서 응하지 않고 과감하게 거절한다. 과거에는 컨디션이 나빠도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애썼지만, 이제는 내 건강과 안정을 우선시하는 법을 배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예전처럼 무조건 나서지 않는다. 과거에는 모든 일을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 한다.
남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삶을 놓칠 수밖에 없다. 나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남의 부탁을 무조건 들어주기보다는 나의 가치와 노력을 존중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쨌든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정작 자신의 삶을 놓치기 쉽다. 앞으로 더 이상 남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나 자신을 우선시하며,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행복 별거 없다. 지금처럼 발길 닿는 곳으로 찾아가 맨발 걷기도 하면서, 어쿠스틱 콜라보 음원을 찾아 유튜브, 멜론 등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다운로드하여 듣기도 하면서 지금도 촘촘히 기록한다. 오늘의 나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 현재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다. 지난 선택들은 이미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희미해진다. 지금은 조금 더 괜찮은 나를 찾아가고 있으니까.